[MD 리뷰 대전] 일의 무게를 덜어준다고?
직장인 공부
직장인의 일상은 안 그래도 팍팍하다. 그런데, 공부라니….. 하지만,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은 저녁과 주말이 계속 될 땐, 잘못 쉬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플러그를 꽂지 않고 그냥 놔둔다고 핸드폰이 충전되지 않듯이 말이다. 공부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그게 재충전이고 제대로 된 휴식이다.
"그런데, 무슨 일 하세요?” 선 자리에서나 주고 받는 말 같지만, 사실 우리가 누군가를 처음 만나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누면 자연스럽게 묻는 질문이다. 상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때 직업은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대변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심지어 나를 잘 아는 친구와 친척들조차도 나의 직업을 통해 요즘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소위 잘 나가는지를 규정하는 중요한 잣대로 여기기에 내가 좋건 싫건 상관없이 직업은 나를 반영하는 결정적 기준이 된다. 그러다 보니 일과 관련된 고민이나 불만은 연봉과 같은 물질적 조건만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나의 직업이 내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느끼거나, 일에서 가치를 찾을 수 없을 때는 물론이고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이 없을 때의 고민은 이루다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을 담은 『미움받을 용기』로 최장 기간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기시미 이치로. 그가 이번에는 처음으로 우리의 삶에서 뗄 수 없는 ‘일’과 관련된 문제만을 중점적으로 다룬 책을 펴냈다. 제목부터 마음을 사로잡는 『나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일에 대한 고민과 무게를 덜어내고 마음을 가볍게 해주는 지혜를 선사한다. 일하는 것이 즐겁지 않은 사람, 직장 내 인간관계 때문에 괴로운 사람, 밀려드는 일에 짓눌린 사람 등 일과 관련된 숱한 고민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일의 의미와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등을 아들러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풀어냈다.
인간은 무엇을 위해 일하는 것일까? 그에 말에 따르면 인간은 일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을 타인을 위해 쓰고 공헌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공헌감을 느끼고, 자신이 가치 있다고 느끼게 된다. 따라서 일한다는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한 것이다. 또한 노동의 분업을 통해 인간관계로 들어가 사는 기쁨을 느끼고 행복해질 수 있다. 인간은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사는 존재이기 때문에 본래 타인과의 관계를 도외시하고는 행복해 질 수 없기 때문이다. 한편 이렇게 일의 의미를 공헌감과 자신의 가치를 느끼는 것에 두게 되면, ‘할 수 있는 일이 이 일밖에 없다’며 꼭 그 일을 고집할 필요도, ‘나만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빠질 필요도 없어진다. 일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면 고민과 갈등이 풀리고, 자연스레 새로운 길도 열리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일하기 위해 사는 걸까, 살기 위해 일하는 걸까’와 같은 회의가 들 때가 있다. 저자는 이 물음에 단연코 인간은 생존이 아닌 잘 살아가기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또한 나의 가치가 생산성에 있지 않다고 강조하며, 상사의 안색을 살필 필요도, 타자에게 어떻게 보일지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말한다. 일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우리의 일생이 너무 단순하고, 안쓰럽기 짝이 없지 않은가? 때문에 난 우리가 살아있음을, 가치 있는 존재임을 느끼게 해주는 그의 이야기를 전적으로 지지하고 싶다. 그리고 그의 지혜가 모두에게 맞닿아 위안을 선물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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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눈물주의보 혹은 달달한 로맨스보다, 명료하고 속시원한 책을 좋아하는 단호박 같은 사람. 하지만 사실 <시튼의 동물 이야기>를 보며 눈물을 쏟는 폭풍 감성을 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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