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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리뷰 대전] 쓰다 보니 똑똑해졌다

인문 권하는 사회
『공부가 되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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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 인문학의 기본이다. 인문 교양 MD는 잘 살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리고 책으로 말한다. 브리핑은 거들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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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글을 써왔지만, 어떤 글도 쉽게 써보지 못했다. 고통의 정도는 때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정량의 고통을 넘겨야만 글 하나가 겨우 완성된다는 점에서는 똑같이 고통스럽다.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 써야 할 때는 두려움에 휩싸이고, 의견이 없는 주제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야 할 때는 어물쩍 알맹이 없는 주장을 해버린다. 별로인 글은 쓰는 사람이 제일 먼저 알게 마련인데, 그때의 기분은 참담하다. 손을 보긴 봐야겠는데,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고통만 있고 남은 글은 없을 때, 어떻게 다시 글을 써 나갈 수 있을까. 

 

저자는 글쓰기에 있어 이런 두려움과 고통을 정확하게 꿰뚫는다. 크게 두 가지, 쓰기 자체에 대한 두려움과 잘 모르는 주제에 대해 쓰는 것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우리가 글쓰기를 배운 건 국어 시간이었다. 수학, 과학 시간에는 복잡한 수식이나 공식을 푸는 것만 중요했다. 저자는 학교의 모든 과목에서 필수적으로 글쓰기를 가르친다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이 확연히 줄어들 거라며, 글쓰기와 생각하기, 배움이 동일한 과정임을 주장한다. 두서 없이 시작한 글도 결국엔 한 방향성을 갖게 되듯이, 모호했던 개념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책의 2부에는 다윈과 아인슈타인의 글을 포함해, 미술과 음악, 수학, 화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모범이 될 만한 글들이 소개되어 있다. 화학 분야의 잘 쓰인 글은 미술사 분야의 잘 쓰인 글과 동일한 글쓰기 원리를 따른다. 명료하게 쓴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배열하는 것에 다름 아니며, 글을 잘 쓰기 위해 꼭 ‘작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글쓰기는 뛰어난 사람들의 비밀스러운 도구가 아니라, 그저 생각을 종이 위에 정리하여 표현하는 단순한 기법이라고 말이다.

 

다윈이 관찰한 바를 글로 기록함으로써 바다이구아나에 대한 이론을 세웠던 것처럼, 글을 쓰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고, 그것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위한 좋은 거름이 된다. 책의 난이도와는 별개로, 읽은 후에 간단하게라도 메모를 해두었던 책의 내용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거창한 리뷰가 아니더라도 나만의 문장을 써내려 가는 과정에서 그 내용을 어떤 식으로든 이해했기 때문일 거다. 글쓰기에서 생각하기를 거쳐 배움에 까지 이른 것이다. 무척 괴로워하며 글을 썼지만, 결국에는 쓰다 보니 똑똑해졌다!

 

“나는 글을 쓰는 과정 자체는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침내 글을 끝냈을 때, 마치 수학 문제의 풀이 답안처럼 그 이상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완벽한 한 편의 글을 완성했을 때 커다란 기쁨을 느낀다. 글쓰기만큼 즐거움을 뒤로 미루는 작업도 없을 것이다.”

 

즐거움을 최대한 미루면서, 오늘도 늦은 퇴근을 한다. 글을 쓰면서 머릿속에서 정리된 개념들은 글쓴이 자신의 것이 되기 때문에 글쓰기는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저자의 말처럼, 글 한 편을 겨우 겨우 완성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간신히 지켜냈다. 끝나기 전까지는, 언제나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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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지혜(인문사회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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