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 다시 읽기』는 셜록 홈즈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12가지 키워드를 통해 불세출의 명탐정 홈즈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다. 컨설팅 탐정, 과학 수사, 천재성, 네트워크, 전쟁 등의 주제로 소설 전반에 흐르는 ‘피조물’ 홈즈와 ‘창조주’ 아서 코난 도일의 가치관, 그리고 동시대의 사회상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홈즈의 탄생과 죽음, 홈즈와 왓슨 듀오의 활약상뿐만 아니라, 산업 혁명과 제국주의가 꿈틀대던 당대의 시대상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해낸 『셜록 홈즈 다시 읽기』는 이미 홈즈를 읽은 사람에게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 영화나 드라마로 홈즈를 접한 젊은 세대에게는 소설만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9년의 기자 생활을 접고, 30대 후반에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유럽통합'을 공부했습니다. 쉽지 않았던 유학 생활에 큰 위로가 된 것이 <셜록 홈즈> 드라마였습니다. 종종 홈즈를 보면서 탐정 소설의 배경이 된 역사적 맥락에서 이야기를 한번 풀어쓰고 싶었습니다. 현재는 대구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추리 소설 캐릭터 중 유독 홈즈에게 주목하신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더 지능적이고 조직화한 흉악범이 날뛰는 현시대에도 홈즈를 읽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셜록을 제외하고 탐정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탐정 중의 탐정,’ 경찰보다 몇 수 위에서 조언을 해주는 게 컨설팅 탐정입니다. 홈즈가 없었다면,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퀼 푸아로'나 '미쓰 마플'도 아마 나오지 못했을 겁니다. 그래서 탐정의 효시, '홈즈'를 먼저 알고 싶었습니다. 감정을 배제한 채 이성 기계처럼 사건을 수사하는 홈즈에게 우리는 매료되어 왔습니다. 그러니까 현재에도 가끔 ‘홈즈가 우리 곁에 있다면’하고 생각해봅니다. 혼란의 시대에 다시 한 번 홈즈 같은 ‘슈퍼 히어로’를 불러봅니다. 저만의 바람은 아니겠지요.
영국의 방송사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홈즈가 실존 인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던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홈즈만의 세계를 창조했기 때문이지요. 부패하지 않고 정의를 곧추세우려는 유일한 최초의 컨설팅 탐정. '해리포터 시리즈'나 '반지의 제왕 시리즈'처럼 명작은 독자들에게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선보입니다. 독자는 책을 읽으면서 마치 자신이 이 세계의 여러 등장인물과 함께 있는 듯한 상념에 빠집니다. 20세기 영국의 시인 토머스 엘리엇은 "셜록 홈즈의 가장 큰 미스터리는 그를 이야기할 때면 실존 인물인 듯한 환상에 빠진다는 것이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영국의 유료 텔레비전 방송국 ‘UKTV Gold’가 2008년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60퍼센트가 셜록 홈즈는 실재 인물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반면에 25퍼센트는 2차대전 구국의 영웅 윈스턴 처칠이 허구라고 여겼습니다. 그만큼 홈즈는 뼈와 살을 가진 역사상 인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홈즈가 활약하던 빅토리아 시대의 시대상이 잘 반영되어 있나요?
그렇습니다. 이 책은 『셜록 홈즈』라는 추리 소설에 나타난 당시의 시대상을 여러 각도로 해석했습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탐정 소설이라고만 치부되어 작품 속에 반영된 시대상 분석은 이제까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홈즈'를 창조한 아서 코난 도일은 빅토리아 시대의 도덕성을 지녔던 인물입니다. 셜록의 의뢰인 가운데 여성은 드문데, 여자 가정 교사가 특히 자주 등장합니다. 산업 혁명으로 교육받은 여성이 늘면서 이들은 결혼은 선택이라며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려 했습니다. 당시 보수 신문은 이들을 ‘드센 여성’이라고 혹평했습니다. 신여성 가정 교사가 소설에 자주 나오는 이유이지요.
셜록 홈즈를 어릴 때 읽어본 독자와 영화나 드라마로만 접해본 젊은 세대에게 이 책이 어떤 안내서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요?
5060세대는 홈즈를 누런 종이의 빨간 문고판으로 만났을 겁니다. 이 책이 이분들에게 홈즈를 새로운 시각에서 읽게 도움을 준다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MZ세대에게는 홈즈 책을 처음 읽어보는 재미를 선사한다면 이 책이 인정을 받게 된 거라 생각합니다.
코난 도일에게 홈즈란 어떤 존재였을까요?
불후의 명탐정을 만든 그였지만 스위스의 라이엔바흐 폭포에서 홈즈를 폭포 속으로 사라지게 만든 것도 역시 그였습니다. 셜록이 그에게 엄청난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었지만 말입니다. 창조주 코난 도일과 홈즈의 관계는 이처럼 이상하게도 편치만은 않았습니다. 홈즈 없는 코난 도일은 의미가 없는데요.
자서전에서도 그는 “여러 면에서 이제껏 좋은 친구였던 홈즈에게 배은망덕하고 싶지는 않다. 때때로 싫증이 났다면 홈즈의 성격이 냉철한 이성 기계와 같기 때문이다.”라고 쓰고 있어요. 원래 그는 역사 소설을 써서 이름을 날리고 싶었지만 그렇지 못했습니다. 라이엔바흐 폭포에서 홈즈를 사라지게 한 후 10년 만에 다시 홈즈 이야기를 쓴 것은 무엇보다도 코난 도일이 돈이 필요해서였습니다.
끝으로 『셜록 홈즈 다시 읽기』 이후 집필하고 싶은 책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 교양서 『하룻밤에 읽는 영국사』가 꾸준하게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4쇄를 발간했습니다. 홈즈 책으로도 독자들과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독일과 영국의 현대 정치사를 비교 연구해 왔기에 독일 근현대사 관련 책을 구상 중입니다.
*안병억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했고, 1991년부터 2000년까지 연합뉴스와 YTN에서 기자로 근무했다. 30대 후반에 가족과 함께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로 늦깎이 유학을 갔다. '유럽통합'을 전공하여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대구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브렉시트와 의회주권」, 「유럽통합에서의 독일 문제」 등 유럽의 흐름을 분석하는 논문과 『한눈에 보는 유럽연합』, 『미국과 유럽연합의 관계』 등 10여 권의 학술 서적을 썼다. 교양서로 『하룻밤에 읽는 영국사』를 출간했다. 유럽통합과 지역주의 비교 연구, 평화 연구가 주 관심사이다. 유럽과 글로벌 이슈를 분석하는 주간 팟캐스트 ‘안쌤의 유로톡’을 2016년 말부터 제작·운영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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