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시작 전부터 고양이 분장을 한 배우들이 객석의 관객을 맞이한다. 자리에 앉은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실감 나는 연기를 펼치며, 기대를 높인다. 뮤지컬 <장화 신은 고양이> 에는 빨간 장화를 신은 주황색 고양이 샤샤뿐만 아니라 거리에 사는 고양이 미라쥬와 비라쥬, 누아로, 모로 등 고양이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고양이 분장을 한 배우들은 고양이 특유의 우아한 발짓과 움직임을 몸으로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동료를 찾고 꿈을 이루는 고양이 샤샤
<장화 신은 고양이> 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인간과 대화가 가능하다. 고양이 샤샤는 가난한 제분소 주인인 아버지가 아들인 장 피에르에게 남긴 유일한 유산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도 노래 부르는 것 말고는 다른 묘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던 중 아르젠삭이 장 피에르의 집에 들이닥친다.
아르젠삭은 아버지가 남긴 빚 때문에 ‘돈 될 만한 것’을 가지고 간다며, 장 피에르의 집에 있는 물건들을 모조리 들고 나간다. 이제 장 피에르에게 남은 것은 빨간 장화 한 켤레와 고양이 샤샤뿐이다. 샤샤는 장 피에르와는 달리 아이디어가 넘친다. 시름에 잠긴 장 피에르에게 빨간 장화를 내게 주면 황금 장화를 신게 해주겠다고 호언장담하며, 길을 떠난다.
샤샤는 우선 자신과 함께할 동료들을 찾는다.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함께라면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샤샤가 찾은 동료들은 길에서 사는 고양이들이다. 힘이 센 비라쥬, 누구보다 민첩한 미라쥬, 우아한 누아로와 귀여운 모로는 샤샤의 계획에 동참하기로 한다.
샤샤 덕분에 신선한 토끼와 물고기를 잔뜩 잡은 고양이들은 모처럼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샤샤는 가장 신선한 토끼와 물고기를 들고 쇼드론 왕을 찾는다. 샤샤에게는 구체적이고 거대한 계획이 있었다.
장화 신은 고양이와 친구들의 모험담
뮤지컬 <장화 신은 고양이> 는 1697년에 발간된 샤롤 페로의 동화가 원작이다. 가난한 주인을 도와 부자가 되도록 도와주는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로, 영리한 고양이가 주인을 돕기 위해 떠나는 여정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러시아에서 뮤지컬로 상연되어 인기를 끌었으며, 국내에서도 다양한 무대에 올랐다.
이번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는 고양이들이 마법사 아르젠삭의 궁전에 찾아가는 장면이다. 샤샤와 고양이들은 아르젠삭의 궁전을 빼앗아 주인에게 주려고 한다. 자신의 궁전에 찾아온 고양이들을 겁주기 위해 아르잔섹이 다양한 마법을 펼친다. 호랑이로 변하기도 하고, 용으로 변신하기도 하는 아르젠삭의 모습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면서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빨간 장화를 신은 고양이는 자신의 주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의 주인은 갑작스럽게 닥친 행운에 진실하게 다가간다. 고양이의 총명함과 주인의 정직함이 앞으로 펼쳐질 이들의 삶을 달라지게 한다.
뮤지컬이 끝난 후에는 함께 캐럴을 부르고, 2층 대기실에서 사진을 찍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 공연 중 1층 객석에서 고양이들을 만나지 못한 관객들을 위한 배려다.
단단한 우정으로 흥미로운 모험을 펼치는 장화 신은 고양이의 이야기는 2020년 2월 4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용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수연
재미가 없는 사람이 재미를 찾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