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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 먼저 상륙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30년 이상 연속 공연되는 뮤지컬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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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 공연으로 우리나라를 찾았다. (2019.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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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이 역대 최대 규모의 월드투어 공연으로 우리나라를 찾았다. 지난 2012년 25주년 기념 내한공연 이후 7년 만에 마련된 무대로, 12월 13일 부산 드림씨어터 개막을 시작으로 2020년 3월 서울 블루스퀘어, 7월 대구 계명아트센터로 이어지는 장기 공연이다. 서울에서, 대구에서 각각  <오페라의 유령> 을 만나자면 해가 바뀌고, 계절도 바뀌어 있지 않겠는가. 그래서 부산으로 달려가 첫 무대를 보고 왔다. 전 세계에서 1억4천만 명이 관람했다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의 매력을 다시 한 번 짚어보자.

 

 

최장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은 어떤 작품일까? 바로  <오페라의 유령> 이다. 1986년 10월 영국 런던의 허 마제스티스 극장에서 초연된  <오페라의 유령> 은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2년 뒤 미국 뉴욕에서도 초연된 <오페라의 유령> 은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이후 30년 이상 연속 공연되고 있는 유일한 뮤지컬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런던에서만 만 회가 넘는 공연을 올리며 최다 공연 신기록을 세웠고, 2012년에는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미국 토니상 작품상, 남우주연상, 무대디자인상 등 전 세계 주요 공연 시상식에서 70개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1년 한국어로 공연되며 라이선스 뮤지컬의 붐을 일으켰고, 2005년 내한공연, 2009년 한국어 공연, 2012년 내한공연을 통해 누적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선 작품이다. 지금까지 전 세계 41개국, 183개 도시에서 공연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매일 밤 어딘가에서 무대를 밝히며 자신이 세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셈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인기 비결


관객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이야기와 놀라운 무대 연출로 무장한 ‘신상 뮤지컬’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도  <오페라의 유령> 이 매일 무대를 밝힐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초연 당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불멸의 요소를 이미 갖추고 태어났기 때문이다. 일단 스토리를 보자. 흉측한 얼굴을 마스크로 가린 채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 천재음악가와 그를 통해 무명 무용수에서 프리마돈나로 변신한 크리스틴, 그녀를 사랑하는 극장 후원가 라울의 러브스토리이지 않은가. 인류의 영원한 화두 ‘사랑’을 소재로 19세기 파리 오페라하우스를 재현한 웅장한 무대며 230여 벌의 화려한 의상, 무대로 떨어지는 대형 샹들리에 등 뮤지컬 특유의 볼거리를 가득 채운 것이다. 대표 장면이라 할 수 있는 자욱한 안개 속에 수백 개의 촛불 사이로 유령과 크리스틴이 탄 배가 등장하는 장면은 지금 봐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지만 수많은 볼거리를 넘어서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의 핵심은 역시 ‘음악’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에 의해 탄생한 넘버들은  <오페라의 유령> 이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가장 큰 원동력일 것이다. 유령이 크리스틴을 지하 은신처로 데려갈 때 음산하면서도 격정적인 파이프 오르간 연주와 함께 울러 퍼지는 ‘The Phantom of the Opera’는 작품을 보지 않았어도, 스토리를 몰라도 누구나 알고 있는 노래가 아닌가. 이 격정적인 음악에 이어지는 유령의 ‘The Music of the Night’, 크리스틴의 청아한 음색이 매력적인 ‘Think of Me’, 라울의 다정함이 더해지는 ‘All I Ask of You’ 등은 감미로운 멜로디와 애절한 가사로 인기 팝 가수들에 의해 리메이크되며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한 작품에서 이렇게 많은 히트곡이 나온 뮤지컬로도 <오페라의 유령>의 명성은 깨기 힘들 것이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 그것이 알고 싶다!


사전 지식 없이  <오페라의 유령> 을 관람하다 보면 저절로 생기는 궁금증이 있을 것이다. 먼저 첫 장면에서 경매가 진행되는데, 화폐 단위가 ‘프랑’이다. 이야기의 배경도 파리다. 1986년 런던에서 초연됐지만 뮤지컬의 원작은 1910년 프랑스 작가 가스통 르루가 발표한 동명의 소설이다. 그러니 작품의 배경도 파리 오페라하우스, 파리 여행 때면 늘 지나치게 되는 ‘오페라’ 지구의 그 ‘오페라 가르니에’인 것이다. 작가가 되기 전 신문기자로 일했던 가스통 르루는 당시 오페라하우스를 둘러싼 여러 사건사고에 상상력을 더해  <오페라의 유령> 을 써내려갔다.

 

그런데 유령이 오페라하우스 지하에 숨어 사는데 배를 타고 다니는 설정은 상상력이 과한 게 아닐까? 결론부터 말하면 오페라 가르니에 지하에는 호수라 말할 수 있는 장소가 존재한다. 1879년 완공된 오페라 가르니에는 고전부터 바로크까지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합된 17층 규모의 호화로운 극장으로, 전체 면적만 11,000제곱미터, 극장 안에 있는 문만 2500여 개에 달했다고 한다. 이렇게 대규모의 공연장을 짓자면 지하로도 그만큼 깊이가 필요했고, 당시 기술에 따라 지하수를 막을 방법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오페라하우스 지하 중심부에 흘러든 물이 고여 있는 공간이 생겼고, 작품에서는 유령의 거처로 탈바꿈한 것이다. 

 

 

2019-2020년 한국에서 만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30여 년의 역사만큼  <오페라의 유령> 에는 수많은 스타 유령과 크리스틴, 라울이 존재한다. 2019년과 2020년 우리나라 무대에 서는 유령은 웨버의 작품 6편(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캣츠, 에비타, 선셀 블러바드,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 드림코트, 오페라의 유령)에서 이미 주역을 차지한 조나단 록스머스다. 올해 32살인 그는 지난 2011년과 2012년에 걸친 월드투어에서 영어 프로덕션 역대 최연소 유령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호주 국립오페라단 출신의 클레어 라이언은 2012년에 이어 한층 깊어진 크리스틴으로 다시 국내 무대에 섰다. 빼어난 외모부터 청아한 음색까지 타고난 크리스틴이다. 라울은 온,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는 맷 레이시가 맡았다. 오리지널 연출가인 해롤드 프린스가 오디션장에 왔다 맷의 노래를 듣고 ‘저 사람이 라울이다’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세 배우가 원어로 국내 무대에서 빚어내는  <오페라의 유령> 은 이미 작품을 봤던 관객이라면 여전히 반가울 것이고, 처음 이 뮤지컬을 접한다면 그 명성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제 경탄하기는 힘들 것 같다. 특히 2010년 이후 웨스트엔드와 브로드웨이의 신작들이 앞 다퉈 국내 무대에 올랐고, 그만큼 관객들의 눈높이도 상승했기에 배를 타고 무대에 등장하는 장면도,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장면도 더 이상 대단해보이지는 않는다고 할까. 제작진은 샹들리에의 무게와 떨어지는 장면 구현 때문에 구조적으로 공연을 올릴 수 없는 극장이 많았는데 그 문제를 해결했고, 떨어지는 속도도 1초에 3미터로 1.5배 향상됐다고 하는데, 객석에서 딱히 놀라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무대 기술을 모르는 입장에서는 ‘좀 더 빨리 떨어트릴 수는 없나’ 싶을 정도다. 서른 살이 넘은 공연이니 그보다 나이가 적은 관객이라면 의상이나 음악에 있어서도 확실히 ‘올드하다’고 느낄 만하다.

 

하지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이 지금까지 쉬지 않고 공연될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이 ‘클래식함’에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이번 월드투어의 협력연출인 라이너 프리드 역시 편곡 여부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페라의 유령> 은 배경 자체가 빅토리아 시대(영국 기준)이고, 이 작품이 오랜 기간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음악 덕분이라고. 하긴  <오페라의 유령> 을 몇 번 관람하다 보면 유령과 크리스틴을 맡은 배우가 바뀌는 것도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다. 어쩌면 새로움은 없어도 옛것에 더 진하게 끌리는 작품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이 아닐까!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2020년 2월 9일까지 공연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은 내년 3월 14일부터 6월 26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7~8월에는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무대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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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하정

"공연 보느라 영화 볼 시간이 없다.."는 공연 칼럼니스트, 문화전문기자. 저서로는 <지금 당신의 무대는 어디입니까?>,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공연을 보러 떠나는 유럽> ,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축제를 즐기러 떠나는 유럽>, 공연 소개하는 여자 윤하정의 <예술이 좋아 떠나는 유럽>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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