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따스한 봄이 찾아온 4월 3일 저녁, 강남 토즈 타워에서 심리학자 마음달의 미술치료 원데이 클래스가 열렸다. 열 명 정도의 수강생이 모이자 박수와 함께 심리학자 마음달이 등장했다.
"상담한지 13년 차가 된 마음달 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상담실에 오기까지 굉장히 어려워해요. 3~4년이 걸리시더라고요. 상담하고 싶으신 분들, 자기 마음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을 위해 『나라도 내 편이 되어야 한다』를 펴내게 되었어요. 자기 사랑에 서툰 이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를, 동시에 마음의 치유를 통해 뜨거운 심장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간단한 소개를 마친 마음달은 어떻게 오시게 되었냐는 질문으로 본격적으로 수강생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수강생 1 : 그 동안 스스로 많은 것을 부과하는 편이었어요. 책 제목을 보고 나 스스로 치유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 같아 참여했어요.
수강생 2 : 저는 심리학을 배우고 싶었던 참에, 일일 클래스가 열린다는 소식에 심리치료를 배워보고자 왔어요.
수강생 3 :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근무하고 있는데, 이번에 학교 부적응 아이를 맡게 되었어요. 학생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활동을 알자 신청했어요.
마음달 : 저도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품행장애 아이들을 상담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수강생 4 : 저도 제목이 눈에 띄어서 신청하게 되었어요. 근무 환경이 적극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분들이 많은데 저는 위축되고 자신감 없는 성격이라 왔어요.
마음달 : 우리나라에는 내향적인 사람이 많아서 관계 중심적으로 살아가죠. 그래서 나만 기죽어 보이고, 내향적이고, 상대방은 자신 있어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하죠.
수강생 5 : 왜 제가 내 편이 아닌가에 대해 알고 싶어서 신청했습니다.
수강생 6 : 책 제목이 최근에 강하게 생각했던 내용이라 관심이 생기던 차에, 작가님이 브런치에 쓰신 글이 재미있기도 해서 왔어요.
수강생 7 : 저는 요즘 자존감이 낮아져서 상담을 받으려 했어요. 특히 미술을 이용해 치료하는 것에 매료돼서 왔어요.
마음달 : 아직도 상당한 사람이 심리치료에 겁을 내고, 자신을 오픈하는 것을 두려워해요. 또 미술 치료나 심리상담을 개인적으로 하면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집단으로 하면 괜찮아하더라고요.
수강생 8 : 저는 상담사가 꿈인데, 미술 치료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해본 적이 없어서 좀 더 알고 싶었어요.
그림을 보고 감정을 이야기하다
수강생들의 원데이 클래스 참여 이유에 관해 얘기해보는 시간을 가진 뒤, 그림을 보고 느껴지는 감정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림에 대해 묻자, 수강생들은 ‘그로테스크하다’, ‘어두운 느낌이다’, ‘피카소 그림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람은 누워서 힘들어하고, 말은 울부짖고 있어요. 사람들은 그림을 그릴 때 자신의 감정을 많이 실어요. 실제로 이 그림은 피카소가 스페인 대전 때 히틀러가 사람들을 죽인 걸 보고 분노해서 그린 거예요. 이처럼 그림 속에는 개인의 성향, 감정이 들어있어요."
"이 그림은 뒤생의 샘이에요. 변기에 샘이라고 적어뒀는데, 사실은 변기이죠. 이처럼 대다수가 내면에 자신을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어요. 개인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필요가 있어요."
마음달 : 이 그림은 어떤가요?
수강생 1 : 몽환적이에요
수강생 2 : 표정이 슬퍼 보여요.
마음달 : 색이 어떤가요? 화사하고 꽃을 들고 있죠. 실제로 샤갈이 결혼하기 열흘 전에 그린 그림이에요.
‘감정 카드’와 ‘내 마음의 정원’으로 자신을 직시하다
본격적인 미술치료에 앞서 감정 카드로 참석자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자기 감정을 명료하게 표현하는 일은 자신의 현재 감정을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다. 감정 카드 60개를 놓고 마음달의 말에 따라 수강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감정 카드 중에서 자신의 감정을 담고 있는 카드를 고르고, 그 이유에 대해 말했다.
"감정카드를 골라보니까 어떠세요? 한국인의 70~80%가 발표 불안이 있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낯을 가린대요. 그래서 우린 감정들을 직시하면서 현재 나의 감정을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해요. 왜 머리가 아프고, 혼란스럽고, 어깨가 무거운지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자신의 감정을 인지하고 통찰하다 보면 왜 그랬는지 알 수 있어요.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찾으면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도 찾을 수 있죠."
감정 카드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직시한 뒤, 그 현재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찰흙을 통해 ‘내 마음의 정원’을 만들어보는 활동이 이어졌다.
"이제 찰흙을 가지고 내 마음의 정원에 무엇이 있는지 자유롭게 만들어볼게요. ‘내 마음의 정원’은 현재 내 마음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에요. 처음엔 찰흙을 만져도 보고 뜯어도 보면서 촉감을 느껴보세요. 포일로 사람이나 동물도 만들 수 있어요."
마음달 : 내 마음의 정원을 만들면서 다른 분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같이 같이 얘기해 볼게요.
수강생 1 : 원래는 벚꽃을 표현해보고 싶었는데 잘 안돼서 리본이라도 만들었어요.
수강생 2 : 여기가 제 주거지이고, 이 밖이 바깥으로 나가는 세상, 다이내믹함이에요. 다양한 사람과 놀고 싶기도 하고, 바깥세상엔 아름다운 것도 많지만 저 혼자만 있을 수 있는 조용한 공간도 필요한 걸 나타냈어요.
수강생 3 : 저는 두 개씩 짝지어 있는 걸 좋아해서 전부 두 개씩 만들었어요. 다리를 만들어서 사람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어요.
수강생 4 : 건물주가 되는 저의 꿈을 상징화시켜서 표현해보려 했어요.
수강생 5 :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에 동물 위에 사람을 앉혀 보았어요.
수강생 6 : 이건 대표님과 회의를 하고 나서의 저의 머리를 형상화해 봤어요. 어떤 의미일지는 다들 알 거라 생각해요. (웃음)
마음달 : 이제 내 마음의 정원을 만들면서 어떤 기분이었는지 말해볼까요? 미술 치료는 뭔가를 만들기보다 하는 과정에서의 마음가짐, 정신적 해소가 중요해요. 여러분은 처음엔 머뭇거리다 각자의 것에 몰입하셨고, 자기 자리에서 절대 이동하지 않고 만드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수강생 1 : 오랜만에 찰흙을 만진다는 자체가 어릴 때를 생각하게 되어서 찡했어요. 처음엔 의도하지 않았지만 하다 보니까 틀이 잡히는 과정이 뿌듯했어요.
마음달 : 어떤 일이든 계획한 대로 나오기보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이 내가 표현하려고 했던 것이에요.
수강생 2 : 복잡한 세상에서 그래도 나의 중심을 지키며 살아왔는데, 내 마음의 정원을 만들면서 위로를 받은 느낌이에요. 내 마음을 구체화해서 표현하면서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수강생 3 : 처음에는 뭘 만들어야 할지 몰랐는데, 나뭇가지로 주위를 막는 제 모습을 보며 내 마음이 닫혀 있나 싶었어요.
수강생 4 : 바위를 만들면서 제 마음을 조금 알게 된 거 같아요. 마음을 표현하는데 바위가 제일 먼저 생각난 걸 보고 제 마음속엔 무거운거 밖에 없는 거 같다는 생각에 암울했어요.
마음달 : 돌이나 바위도 프로이트 책을 보면 ‘변하지 않는 자신’ 등 의미하는 바가 다 있어요. 마음이 답답할 땐 그 마음을 먼저 바라보는 게 가장 중요해요. 흔히 현상을 해결하려고만 하는데, 뭐가 내 마음을 무겁게 했는지 무거운 나를 직시하는 게 중요해요.
수강생 5 :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쉽게 꽃을 만들어보았어요.
마음달 : 감정 카드를 뽑을 때 불안해하다가 굉장히 크게 꽃을 만든 걸 보니, 내면의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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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도 내 편이 되어야 한다마음달 저 | 카멜북스
인생의 크고 작은 문제들 앞에서 우리는 마음의 성장통을 겪는다. 이 책은 심리학자 마음달의 효과 빠른 심리 처방전으로, 어쩌면 지금! 당신을 위한 이야기다. 아직 마음이 단단히 여물지 않았음을 스스로도 느끼고 있는 어른인 당신. 이제는 과거의 나를 위로하고 내일의 나를 응원할 때이다.
신수인(예스24 대학생 리포터)
좋은 글을 읽는 독자이며, 동시에 좋은 글을 쓰는 필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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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