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고원의 빙하와 우리의 삶
환경문제를 이성과 논리로만 접근하기보다 나와 내 주변을 살피는 생태 감수성을 기르는 것에서 출발해 보자는 것입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6.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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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티베트 불교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고원을 지켜 달라고 전 세계인에게 호소했습니다. 티베트 고원의 빙하가 해마다 엄청난 속도로 녹고 있으니 이를 늦출 방법을 함께 고민하자고 말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왜 전 세계인에게 티베트 고원의 빙하가 녹는 문제를 호소했을까요? 저 멀리 티베트 고원의 빙하가 녹는 것과 우리 삶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조금 더 생각해 보면 티베트 고원의 빙하와 우리 삶은 대단히 가깝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생활의 편리를 위해 사용하는 전기에너지를 비롯하여 온갖 풍요로움을 가져다주는 수많은 물질들은 이산화탄소와 메탄 같은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온실가스는 비단 한 지역의 하늘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내가 어제 자동차를 타고 편히 다니는 동안 배출한 탄소와 멀리 캘리포니아에 사는 친구가 대서양을 건너 스페인으로 가느라 탔던 비행기에서 배출한 탄소는 모두 지구 온도를 높이는 일에 일조합니다. 그렇게 해서 티베트 고원의 빙하는 더욱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 것이고요.

 

오늘날 많은 이들이 바삐 돌아가는 삶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 삶이 나와 함께 살아가는 다른 존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필 겨를도 없이 말입니다.


흐트러진 마음과 온갖 괴로움을 가라앉히고자 명상에 잠기듯이, 일상적인 삶의 습관에도 여유가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삶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인과因果를 살피기 위해 잠시 쉼표를 찍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건 의미 있는 일입니다.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의도치 않게 다른 생명을 해칠 수도, 무수한 생명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그리하여 결국 우리 삶마저 파멸로 이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습니다. 각자 바쁜 일로 좀처럼 얼굴 볼 기회가 없던 터라 만나자마자 이야기꽃을 피웠지요. 사람들이 북적이는 카페에는 음료를 주문하려는 사람들로 줄이 길었습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그간 쌓인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주문한 커피가 나왔을 때서야 아차 싶었습니다. 이야기하느라 그만 음료를 머그잔에 담아 달라는 말을 잊은 것입니다.

 

설거지하는 수고로움을 덜고, 야외활동에 편리하다는 이유로 쓰이기 시작한 종이컵은 자판기가 생기면서 빠른 속도로 소비가 늘었습니다. 뒤이어 테이크아웃 가게들이 종이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 컵을 쓰기 시작했지요. 이제는 어디를 가도 일회용 컵이 쓰이고 있습니다. 카페 안을 둘러보니 대다수가 자리에 앉아서도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떤 대가로 종이컵 두 개를 남기게 되었네요.

 

종이컵은 숲에서 나무를 베어 펄프로 만드는 과정에서 수많은 화학약품 처리를 거쳤을 테고, 만들어진 종이는 다시 종이컵 공장에서 비닐코팅 처리를 한 뒤 겉에 글자를 새기는 인쇄를 거쳐 카페에 왔을 것입니다.

 

나무 한 그루가 종이컵이 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탄소가 배출되었을까요? 우리가 마시고 버린 종이컵이 재생종이나 휴지 등으로 거듭나게 될지, 그냥 쓰레기로 매립되거나 태워 없어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설령 재활용이 된다 해도 적은 양이긴 하나 또다시 탄소가 배출될 것이며, 쓰레기로 매립되거나 소각된다면 그보다 많은 탄소가 배출될 테고요. 이렇게 배출된 탄소들이 쌓이고 쌓여 티베트 고원의 빙하는 더욱 빠르게 녹아내릴 것입니다.

 

이 책은 세상 모든 것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이어져 있다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환경과 생태 문제에 접근하려 합니다.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원인과 결과로 이어지는 다양한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나와 나를 둘러싼 관계에 대한 성찰이 환경과 생태를 이해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문제를 이성과 논리로만 접근하기보다 나와 내 주변을 살피는 생태 감수성을 기르는 것에서 출발해 보자는 것입니다.

 

연결된 인과관계를 낱낱이 깨닫게 되면 우리 삶은 좀 더 신중해지고 ‘다음’을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잠시 삶의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쓰는 에너지가 티베트 고원의 빙하를 녹이는 일에 일조하는 이치, 별 생각 없이 사용하고 버린 페트병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는 바다생물 이야기 등을 통해 환경과 생태 문제를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를 포함해 다음 세대가 건강히 숨 쉬고, 마시고,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이 작은 책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2016년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이 행복하길!

최원형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최원형 저 | 샘터
세상 모든 것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이어져 있다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환경과 생태 문제에 접근하는 책이다.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원인과 결과로 이어지는 다양한 관계에 놓여 있다. 우리를 포함해 다음 세대가 건강히 숨 쉬고, 마시고, 걸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환경과 생태 교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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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환경문제 #생태 감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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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