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3부작 펴낸 김홍정 작가
『금강』 3부작의 세 주인공 연향, 미금, 부용은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새 역사를 이루려 하는 모든 한국인의 간절한 희망의 이름이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6.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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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금강』은 기묘사화(1915년) 등 끊임없이 이어진 당쟁과 사화(士禍), 이몽학의 난(1596년 선조 29)을 모티프로, 16C 초~16C 말 임진왜란까지 절망의 시대를 극복하려 목숨을 바친 세 여인(연향, 미금, 부용)의 처절하고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홍정 작가는 계간지 「문학사랑」 (오늘의 문학사) 신인작품상(소설)으로 등단하였으며 작품 활동으로는 단편집 『창천으로 오세요』(단편, 한밭소설: 2014년) 『해가 서산에 지면』(단편, 작가마루: 2014년) 『양자강 이야기』(단편, 작가마루: 2015년)와 소설집 『그 겨울의 외출』(오늘의 문학사), 시집 『다시 바다보기』 등 다수가 있다. 현재는 공주여자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금강』을 어떻게 집필하게 되셨는지요?

 

새 천년이 시작된 이후 우리는 가장 평민적이라 평가 받는 정권을 맞이하고 새로운 세상을 꿈꾼 적이 있었습니다. 공교롭게 작가는 부여 남부의 홍산지역에서 농업고등학교에 근무하게 되었고, 점차 지역 농민들과 일련의 일들에 대한 공감대를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때 농민들은 작가에게 그 지역에서 있었던 이몽학의 난과 관련한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지요. 전설, 봉기, 피해, 상처 등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었고, 이를 소설로 극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임진왜란 중 발생한 반란사건은 그 정당성에 무게들 두어야 합니다. 일주일 만에 삼만여 명의 세력으로 확장된 세력은 당대의 현실로 볼 때 우연한 사건이라 볼 수는 없지요. 그래서 그들의 진원은 무엇이었을까 추적하기 시작하여 작가적 상상력을 부풀리게 된 것입니다. 이후 십 년 간의 자료조사, 2년여의 집필과정으로 소설 『금강』은 세상에 나오게 된 것입니다.

 

왜 1500년대를 배경으로 두셨는지, 현재 한국사회와 어떠한 비교점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금강』의 시대적 배경은 중종반정 이후 공신들과 사림들의 대립이 시작되면서 권력을 독점하려는 세력, 즉 임금을 세운 공신들과 왕의 측근, 외척들로 인해 조선 건국의 중심이념인 민본이 흐트러지기 시작한 대표적인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이전투구는 내우외환으로 이어져 민초들의 삶이 피폐화되고 번번이 희생되는 상황이 반복되어 지게 되죠. 소설에서의 창의 봉기는 이런 망가진 민초들의 분노가 집단적으로 표출된 모습입니다.


이러한 모습은 현대라고 해서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권을 장악한 세력을 중심으로 왜곡하기 시작한 권력 구조는 자기들끼리의 세력 다툼뿐만이 아니라 차기 집권을 꿈꾸는 세력에게도 나라의 중심인 국민을 수시로 도외시하니까요. 권력을 꿈꾸는 세력은 자신들의 집단 이익을 위해 교묘하게 국민들의 이름을 이용하고, 국민들을 위하는 척 하지만 실상은 다르게 느껴집니다. 이를 모르는 국민들은 없습니다. 그저 참고 있을 뿐입니다. 4.16 세월호로 인한 상처를 어떻게 치유할 지 기대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이 소설의 집필을 시작하게 된 단초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답사를 다니셨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디를 얼마나 다녀오셨는지, 『금강』을 쓰기 위해 답사에서 얻으신 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금강』의 공간적 배경은 전국에 걸쳐 광범위합니다. 집필 전후 이야기가 펼쳐질 공간을 답습하는 것은 역사 소설에서는 필수적 활동입니다. 이 소설은 1부 <연향>에서는 담양과 무장, 순창, 김제, 한산과 홍산, 공주 등 전라도 지역과 금강 하구에 이르는 지역에 고루 분포합니다. 2부 <미금>과 3부 <부용>에 나타나는 조선의 도성인 서울의 모습은 고궁의 모습을 통해 짐작할 수 있었으나, 압록강 일대의 모습은 부득이 중국 땅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임진왜란에 참여한 장수 우치무라의 서술에 등장하는 일본 구마모또의 시골 마을 지형은 시민단체에서의 교류를 통해 해당 지역을 답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지역들의 옛 모습, 500여 년 전의 모습을 재현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다만 자연의 모습과 문헌에 나타난 읍성의 모습을 통해 소설 속의 공간을 서술하였습니다. 공주 정지포의 모습이나 무량사 앞의 도원마을은 작가가 어린 시절 살던, 공주 일대 등의 모습을 옮겨놓은 것이었습니다.


혹자는 소설은 발품으로 쓴다는 말을 합니다. 그만큼 현장성을 중요시하는 모습이지요. 앞으로도 작가는 끊임없는 현장 답사를 통해 작품 활동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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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이 역사소설이기 때문에 다소 어려운 부분도 있고, 고어체, 사투리, 역사 등 일반 현대인들이 읽기에 어려운 부분들이 많이 있는데요, 소설에 어떻게 접목하게 되셨는지, (특히 사투리도) 그리고 이런 어려운 부분들에 대해 접하게 될 일반인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소설에서 쓰인 단어들의 어려움으로 인한 독자들의 난독성을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작가이기 전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국어교사로서 우리말에 대하여 어찌 보면 지독한 편협적인 애정을 지니고 있는 편입니다. 범람하는 외래어, 외국어의 침범을 논하지 않더라도, 단어의 출처를 모를 정도로 압축하거나 해체하여 부분적인 음운으로 표기하거나 비문법적이 단어의 구사 등이 마구 사용되는 현실입니다. 국경을 넘어서는 교류의 시기임이 틀림없고 외국어의 혼재는 부정할 수 없지만 우리 국어에 대한 개념 부족이 현재 우리 국어의 위기를 불러온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작가는 가능한 사라져가는 우리말의 흔적들을 여과 없이 써 보려 했습니다. 가령 ‘돼지’란 단어의 사투리에는 ‘도야지’란 말은 어느 정도 이해됩니다. 우리말에서 ‘ㄷ’과 ‘ㅈ’은 자주 변이되어 나타납니다. 이른바 구개음화 현상으로 설명되는 말인데 소설 『금강』에서 ‘도티’라는 말을 썼습니다. 구개음화를 적용하면 ‘도지’ 정도로 이해됩니다. 함경도와 제주도 방언에서 나타나는 말입니다. 줄여서 ‘돚고기, 톶고기’가 쓰이기도 합니다.

 

이뿐만이 아니지요. 벼슬아치들의 발언 중에 이미 사라져서 없는 격식체 언어를 되살리려 했습니다. 가령 ‘말하다 ~ 가로다 ~ 사로다 ~ 아뢰다’란 말은 그 뜻은 같지만 말하는 이의 입장에서 상대방에 따라 다르게 쓰던 말입니다.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쓰던 말과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쓰던 말의 차이와 궁중 언어 사용 문제는 더 고민할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100% 정확성을 기할 수는 없지만 알려진 범주 내에서 최적의 언어를 쓰려 노력했습니다.

 

『금강』 3부작은 세 여인들이 주인공인데, 왜 여성을 주인공으로 선택하셨는지, 여성으로 하여금 무엇을 표현하고 싶으셨는지, 마지막으로 현대 여성들과 어떤 점이 다르거나 혹은 비슷하다고 느끼시는지가 궁금합니다.


조선에서의 여성의 역할은 매우 왜곡된 바 있습니다. 북방족에서 여성의 역할은 부족을 이어가고 부족의 살림을 책임지는 경제적 주체로서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신라, 고려시대에는 상속과 궁의 주인으로서의 궁주의 역할도 있었고, 이런 여성의 역할은 16C까지 조선에서도 상속권이 엄연히 존재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리학 중심의 사회체제가 성립하면서 여성의 지위가 격하되는 현상이 뚜렷하였습니다. 『금강』에서는 상단과 소리채의 주인으로 여성의 역할이 돋보입니다. 이들에게는 사랑의 주체이자 대상이기도 하지만 경제적 주체로서 동계의 재정적 살림을 이끄는 주체로 설정했습니다. 가문을 잇고, 시대를 잇는 여성의 주체적 인식은 시대가 변이에 따라 부침을 거듭했지만, 면면한 조선 여성의 강한 생존성을 현대라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고 작가는 생각했습니다.


작가는 촛불의 과정에서 나타난 소녀나 어머니의 모습이 그저 우연한 한 현상으로 보이지 않았지요. 시대의 변혁 과정에서 변절하지 않고 당당한 죽음을 맞이하는 여성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금강』의 내용 중에서 실제 역사 사건인 ‘작서의 변’에 대한 부분이 특히 재미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형식으로 써 있는지, 짧게 이야기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작서의 변’은 여러 차례 드라마에서 다루어진 식상한 소재일 수 있지요. 그러나 작가는 ‘작서의 변’을 역사적 사건으로 기술하는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를 공신들과 신흥 세력과의 패권 싸움의 한 단면보다는 금수하방의 자금줄을 조사하여 남원의 무리를 공격하고자 하는 세력을 역공하는 음모의 노림수로 사용하는 추리적 기법의 소재로 삼았습니다. ‘작서의 변’이 중심이 아니라 ‘작서의 변’으로 변죽을 울리고 또 다른 음모의 공격을 이루는 방편으로 이용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독자들은 이 대목에서 책사로 등장하는 송사련의 냉철한 노련미와 비극적인 사랑의 여인으로서의 채선에게서 느끼는 비장한 희생이 혀를 찰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반전은 흥미를 이끄는 요건이거든요.

 

『금강』이 현대인에게 왜 필요한 소설인지 알려주세요. 혹은 이 책을 통해 독자가 무엇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지 알려주세요.


소설을 읽는 이들은 즐거움을 먼저 생각합니다. 현실에서 좌절한 욕망이 분출하고 금기를 벗어나 새로운 욕망으로 치닫게 하는 변증법적 원리가 지배하는 발전적 사고가 존재하는 곳이 소설입니다. 그렇기에 소설은 현실의 한계를 철두철미하게 파헤치고 뿌리치고 고발하면서도 발전을 지향합니다. 독자님들께서 이 소설을 통해 과거 조선의 현실만을 보지 마시고 오늘의 삶의 현실을 생각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에게 우격다짐으로 혹은 교묘한 술수로 짐 지운 금기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그런 금기를 설정하여 우리의 세상을 억압하는 근원적 힘의 흐름이 무엇인지 냉철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면 너무도 지나친 작가의 욕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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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김홍정 저 | 솔
피비린내 풍기는 사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침내 사림의 큰 스승 충암忠庵의 가르침을 따르는 ‘동계同契’가 결성되고, 동계를 중심으로 『금강』의 주인공들은 여민동락與民同樂의 새 세상을 이루기 위해 자기 목숨조차 아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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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