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이 계속되면 웬만한 자극에는 무감해지기 마련. 카니예 웨스트라는 이름이 가져다주는 기대 심리 때문일까, 경이로웠던
이처럼 앨범이 평이하게 들리는 가장 큰 이유는 <808s & Heartbreak>부터
본인은 스스로 앨범을 가스펠 앨범이라 칭했지만, 다른 장르와 본인의 디스코그래피의 여러 요소를 재구성하고 그것을 배치하는 방식은 힙합의 성질에 가장 가깝다. 특히 레게 아티스트 시스터 낸시(Sister Nancy)의 「Bam Bam」을 차용한 「Famous」나, 아방가르드 뮤지션 아서 러셀(Arthur Russell)의 「Answers me」로 비트를 만든 「30 hours」 등 앨범에 빼곡히 배치되어 조화를 이룬 여러 샘플링들은 왜 그가 샘플링의 귀재라고 불리는지 입증한다.
눈에 띄는 건 샘플링뿐만이 아니다. 효율적으로 샘플링을 끼워 넣은 것처럼 피처링 아티스트의 참여도 효율적으로 구성된다. 「FML」의 훅을 부른 위켄드는 대체자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곡과 부합하고, 「Father stretch my hands Pt. 1」에서의 키드 커디의 훅과 「No more parties in LA」의 켄드릭 라마의 래핑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영적 첫 곡 「Ultralight beam」의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의 활약은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파트이다.
많은 팬을 아우르고 있는 창작자로서, 두 자식의 아버지로서 카니예 웨스트의 소회가 담긴 매우 솔직한 앨범이다. 전지전능한 신에 비유했던 전작과는 달리 높은 위치에 오른 사람으로써의 인간적인 불안함과 걱정을 고백적인 가사로 드러낸다.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그의 이미지인 ‘관심 종자’처럼 보이기도 하는 그의 트윗들과 행동들은 충분히 조롱당할 만하지만, 뮤지션은 음악으로 말을 하는 법. 이렇게나 진지한 카니예 웨스트의 앨범들을 그의 트윗들처럼 가볍게 받아들여선 안 된다.
2016/3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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