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남편, 뒷정리는 아내가~ 우리 커플은 찰떡궁합!
신혼부부에게 집을 구하는 일은 결혼 준비할 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아닐까? 예산이나 직장과의 거리, 원하는 구조 등 조건에 맞는 집을 찾다가 결국 한두 가지는 포기하기 일쑤다. 결혼 3년차를 맞는 김혜창과 김종건 부부도 여느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만나기 전까지는…
글ㆍ사진 임상범
2012.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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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창ㆍ김종건 부부의 108.9㎡ 아파트

주거 형태-아파트
크기-108.9㎡ (계단식 33평)
구조-거실, 주방, 침실, 릴랙스 룸, 게스트 룸, 욕실, 다용도실, 현관
총 비용-3백3십만 원(현관 공사+가구&소품&패브릭 일절)
블로그blog.naver.com/barabbas84

30평대의 넓은 집에서 신혼을 시작하게 된 김혜창과 김종건 부부. 취향에 맞는 신축 아파트를 구입한 덕분에 데커레이션 아이디어를 충분히 살려 세련된 공간을 연출했다. 타일, 컬러 유리, 하이글로시 등 차가운 소재 속에 스민 따뜻함이 느껴지는 집.


신혼부부에게 집을 구하는 일은 결혼 준비할 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아닐까? 예산이나 직장과의 거리, 원하는 구조 등 조건에 맞는 집을 찾다가 결국 한두 가지는 포기하기 일쑤다. 결혼 3년차를 맞는 김혜창과 김종건 부부도 여느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마음에 쏙 드는 집을 만나기 전까지는.

“1층이라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와서 보니 이 집이다 하는 느낌이 왔어요. 여러 군데 돌아다니며 더 좋은 집도 구경했는데 영 눈에 들어오지 않았거든요. 신기하게도 저희 부부의 생각이 일치했고요.”

아파트는 신축이라 깨끗했고, 다른 층에 비해 40센티미터 정도 층고가 높아 어둡지 않고 개방감이 느껴졌다. 평수에 비해 널찍하게 나온 구조와 고급스러운 마감재를 사용한 인테리어도 마음에 들었다. 고등학교 선후배로 시작해 10년간의 긴 연애에 종지부를 찍은 그들. 부부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집은 그렇게 같은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결정되었다.

새집이라 현관문을 바깥으로 옮겨 달아서 전실 공간을 넓힌 것 외에는 집을 개조할 필요가 없었고, 가구와 소품들로 데커레이션하는 선에서 집 꾸미기가 마무리되었다. 처음부터 완벽한 신혼집을 만들어야겠다는 욕심 없이 천천히 하나씩 결정해 나갔다.

“잠은 자야 하니까 우선 침대 먼저 구입했어요. 나머지는 대형 마트나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해 구입하고요. 지방이라 갈 만한 매장들이 없었거든요. 가격 대비해서 가치를 지닌 인테리어 아이템들을 찾는게 가장 힘들었어요. 그래도 둘이 살기에 공간이 크고 필요한 살림도 별로 없어서 큰 스트레스 없이 꾸밀 수 있었어요.”

택배 오는 걸 좋아한다는 남편은 아내가 주문한 물건이 도착하면 포장을 풀고 옮겨 주는 일을 도맡았다며 웃는다. 주말마다 대청소를 하는 깔끔한 성격의 아내와 요리를 전담한다는 손맛 좋은 남편의 신혼 시절은 지금도 한창 무르익어 가는 중이다.


거실은 차가운 화이트 위에 나무의 따뜻함을 입히다


높은 천장, 화이트 타일, 아트 월까지 고루 갖춘 거실을 꾸미기 위해서는 잘 어울리는 가구 구입이 중요했다. 처음에 구입한 건 화이트 가죽 소파였는데 깨끗하게 관리하기가 쉽지 않아 화이트 패브릭 소파로 바꿨다. 나무 프레임을 댄 화이트 가구는 따뜻함이 느껴지는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기존 인테리어 마감재의 소재들과의 조화가 멋지다.

“컬러가 있는 패브릭 소파는 쓸수록 색이 바랠 수 있잖아요. 화이트 패브릭은 커버만 벗겨 깨끗하게 세탁하면 되니까 생각보다 훨씬 관리가 편해요. 신혼이다 보니 아무래도 화이트가 끌리긴 하는데 아이가 생기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겠죠.”

그녀는 청소할 때 가구 배치를 바꿔 보곤 한다. 전기 배선 때문에 TV 위치를 바꾸지 못하는 상황에서 가구 배치를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파는 뒷면도 예뻐서 어떤 방향으로 두어도 잘 어울린다고. 가구의 위치만 달라졌을 뿐인데도 공간이 다르게 보이고, 사는 사람의 기분 전환에도 도움이 된다. 특이한 점은 가구들을 벽에 붙이지 않았다는 것. 가구 뒷면을 청소하기 쉽고 통로도 확보되기 때문이란다. 디자인이 좋은 가구를 고르면 배치 방법도 훨씬 다양해진다. 사계절 내내 사용하는 러그도 거실에서의 역할이 크다.

“바닥이 타일이라 러그를 깔았어요. 겨울에는 브라운 컬러로 바꿔 깔고요. 카펫이나 러그를 청소하기 어렵다고 꺼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이즈가 크지 않다면 세탁도, 보관도 쉬워요.”

얼마 전 구입한 매거진 랙으로 거실에는 작은 변화가 생겼다. 사이즈가 큰 나무 가구가 더해지면서 내추럴한 감각의 화이트 공간이 되었다.


요리하는 즐거움을 알게 해 주는 시스템 주방


참 신기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주방에 대한 로망을 품는다. 요리를 하든 안 하든, 그리고 요리를 잘하든 못하든 말이다. 자신만의 살림을 시작하는 신부라면 그 마음이 더 크다. 그녀 역시 요리에 관심이 많다. 집을 보러 다니면서 주방은 유독 꼼꼼하게 살펴보게 되는 공간이었다.

처음 이 집에 와서 주방을 봤을 때 참 신기한 구조라고 생각했다. 길게 뻗은 ‘ㄱ’자형 주방 가구와 아일랜드 식탁, 그 옆으로 이어진 키 큰 장까지 갖춘 주방은 거실만큼이나 넓어 보였다. 신혼의 살림에는 넘친다 싶을 만큼 수납공간도 넉넉하다. 상부장 위로는 다른 층에 비해 높아진 천장 길이만큼 수납장을 짜 넣어 사다리를 밟고 올라서야 손이 닿을 정도다. 주방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에 가까웠다. 세련된 무채색의 조화도 그들의 마음을 빼앗기에 충분했다.

주방에서의 주인공은 남편이 될 때가 많다. 음식 솜씨가 좋아 한식, 양식 골고루 잘한다는 그는 결혼하고서 요리 실력이 더 늘었단다. 치우는 데 일가견이 있는 아내는 뒷정리를 맡고 남편은 음식을 만들면서 가사를 분담하며 산다는 커플을 보니 찰떡궁합, 천생연분이란 단어들이 절로 떠오른다.


알찬 붙박이 가구를 갖춘 기능적인 침실


거실이나 주방과 마찬가지로 깔끔한 인상을 주는 침실. 나무 바닥재와 나뭇잎 패턴의 벽지로 마감된 침실에서는 차분함도 함께 느껴진다.

“패턴은 있지만 그나마 무난한 벽지라 바꾸지 않았어요. 화이트 가구의 밋밋함을 상쇄시켜 주기도 하니까요. 살다가 나중에 지루해지면 변화를 줘야지 하고 있어요.”

침실은 붙박이 수납장과 화장대, 욕실까지 갖추고 있어 웬만한 원룸에 버금간다. 욕실과 마주한 미닫이문 붙박이장은 따로 드레스 룸을 꾸밀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내부 공간이 알차다. 특이한 점은 욕실과 붙박이장 사이의 복도 끝에도 수납공간이 있다는 점. 데드 스페이스 없이 공간을 야무지게 이용했다. 침실은 잠자는 공간이란 기능에 충족되도록 번잡한 데커레이션은 피했다. 화이트 프레임의 침대와 사이드 테이블이 전부. 눈에 띄는 건 침대 헤드쪽과 발치 사이를 부드럽게 움직이는 베드 트레이다.

“잠자기 전까지도 컴퓨터를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예전에 침대 위에 올려놓는 타입을 써 봤는데 불편해서 지금의 베드 트레이로 바꿨어요. 물건을 올려 놓기 좋고, 편한 자세로 앉아 있을 수 있으니까 여러 가지로 좋아요.”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부부는 주로 겨울에만 침실을 이용한단다. 몸에 열이 많은 남편 때문에 거실을 침실 삼아 자는 경우가 많다고. 부부 모두 거실을 제일 좋아한다고 말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모양이다.


지나치기 아까운 꿈의 공간들


부부는 처음에는 방 2개와 거실, 주방을 갖춘 10평대 후반의 집에서 신혼을 시작하려고 했다. 단둘이 사는 데 필요한 공간은 그 정도면 충분하고, 집이 넓다고 해도 실제로 쓰는 공간은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해서다. 그런데 집과 사람이 만나는 일도 다 인연인지, 결과적으로는 지금의 넓은 집에서 살게 되었다. 부부의 집에는 침실을 빼고 방 2개가 남았다. 그 중 한 곳은 릴랙스 룸이라는 이름이 어울릴 듯하다. 깔끔하면서도 따뜻함을 좋아하는 그녀의 감성을 읽을 수 있다.

“공부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방이라고 할까요? 손님용으로 침대도 들이고 하다 보니 방이 저절로 꾸며졌어요. 나중에는 아기 방으로 만들고 싶기도 해요. 친구들은 병실 같다고 놀린답니다.”

원래 게스트 룸이었던 또 다른 방은 벽지와 컬러를 맞춘 암막 커튼을 달고, 목마와 인디언 텐트로 장식을 했다. 디자인이 사랑스러운 키즈 소품은 얼마 전에는 거실 인테리어에 활용했었다. 큰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지는 이 방들은 그녀에게 꼭 필요하진 않지만 갖고 싶었던 공간을 실현시킨 꿈의 공간과도 같다.


자연 소재의 아이템으로 꾸민 현관


현관은 이 집에서 유일하게 개조한 곳으로 문을 옮겨 전실을 만들었다. 공간이 넓고 집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곳이다 보니 꽤 신경이 쓰였다고. 나무 모형과 잔디, 의자 등으로 사계절 내내 싱그러운 느낌을 주도록 꾸몄다.

“곧 중문을 달려고 해요. 공사하면서 원래 현관문이 달렸던 틀만 남아 있으니까 보기에도 안 좋고, 소음이나 특히 겨울에는 외풍 문제도 있고요. 자작나무로 된 문을 사다가 저희가 직접 달 계획인데 짙은 색깔은 어떨까 고민 중이에요. 컬러는 페인트칠로 입힐 계획이에요.”

현재 중문의 자리는 뱀부 커튼이 대신하는 중이다. 대나무를 가공해 스크린 용도로 만든 커튼으로 삭막한 아파트 입구에 자연 친화적인 느낌을 한껏 뽐내고 있다.


김혜창과 김종건 부부의 집은 강렬한 포인트 컬러 하나 없이도 심심하지 않은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는 걸 잘 보여 준다. 실용성과 데커레이션이라는 양면을 고루 갖춘 가구와 소품을 고르는 안목이 있고, 그것을 활용해 조금씩 인테리어를 바꾸며 자신들의 생활에 지루함을 덜어 낼 줄 안다. 요즘 안주인은 조화에 폭 빠져 종류별로 사고 있단다. 쿠폰이나 세일 기간을 이용하지, 절대로 정가를 주고는 인테리어 용품을 안 산다는 야무진 이들은 꽃을 어디에 두어야 예쁜지 모르겠다면서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다. 자신의 방만 꾸미며 살 때와 달리 집 전체를 꾸미는 일이 머리 아플 만큼 어려웠다는 그녀의 고백은 경험한 사람만 아는 심정일 것이다. 기본적인 것, 무난한 것들이 안전하다는 나름의 인테리어 철학도 갖게 되고 전체의 어울림도 따질 줄 알게 되었다.

언젠가는 조그맣더라도 집을 지어 살고 싶다는 부부.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지을 수 있어 좋지 않냐면서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그림을 그려 본다. 구조와 인테리어가 정해진 아파트에 살면서 그들 스스로 깨우친 노하우들이 그때쯤이면 더욱 빛을 발하게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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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 인테리어 임상범 저 | 나무수
신혼부부를 위한 신혼집 꾸미기에 관한 모든 것. 10평부터 30평대의 아파트, 빌라, 복층, 한옥, 단독주택 등 각양각색의 집에 북유럽, 빈티지, 모던, 내추럴 등 부부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콘셉트로 꾸민 신혼집들을 소개한다. 내 취향을 알아보는 인테리어 질문지, 좁은 집을 넓게 쓰는 법, 인테리어 플랜 짜기 등은 집 꾸밈의 준비 과정을 도와준다. 또 과감하게 셀프 인테리어를 시도하거나 시공 업체와 손잡고 신혼집을 꾸민 스무 커플의 조언은 인터넷보다 신뢰할 수 있는 확실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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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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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

2012.11.23

정말 예쁘네요 ㅠㅠ 깔끔하면서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따뜻한 감성도 느껴지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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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커피좋아

2012.11.19

자기가 살 집을 직접 꾸미는 일이 쉽지는 않았겠지만, 만족도는 매우 높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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즌이

2012.11.18

와 이런 집에서 살고싶네요... 저도 치우는 것을 좋아해서 뒷정리 담당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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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범

육아 전문 잡지 [베스트베이비]와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리빙센스]에서 12년 동안 일하며, 요리, 인테리어, 리빙 등 생활에 관련된 모든 분야를 섭렵했다. 거의 매달 ‘누군가의 집’을 방문했고, 남의 집 구경하는 재미에 폭 빠져 10여 년의 시간을 보냈다.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비좁은 집부터 위풍당당한 전원주택, 삼엄한 경계를 받으며 들어간 대한민국 상위 1%의 집까지, 무수히 많은 집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했다. 그 과정을 통해 그녀는 집에 방이 몇 개인지, 돈을 얼마나 들였는지가 아니라 공간이 풍기는 냄새와 온도를 통해 집을 이해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집이란 사는 사람의 생활과 역사를 담아야 비로소 아름답고 넉넉해진다는 진리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