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남자 아이들이 위험하다! -『우리 아이 자존감의 비밀』조세핀 김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이자 정신건강 상담사이기도 한 조세핀 킴 교수는 2008년 EBS에서 방영하여 화제가 되었던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 3부-자아존중감'편에...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1.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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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이자 정신건강 상담사이기도 한 조세핀 킴 교수는 2008년 EBS에서 방영하여 화제가 되었던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 3부-자아존중감'편에 출연하며 자존감의 중요성을 국내에 처음으로 알린 바 있다. 자존감은 무엇인가. 지난 7월, 조세핀 교수가 발간한 책『우리 아이 자존감의 비밀』에서 답을 찾아보았다.

일찍이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아이가 어떤 일을 하며 살든 자신의 삶 안에서 충분히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는 게 더욱 중요하다. 그래야 아이가 행복한 삶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다. 여기에 필요한 바탕이 바로 자존감이다. (p.22)


자존심과 자부심이 다른 사람과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면, 자존감은 스스로 자기 존재의 가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자존감'은 자신이 다른 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자기가치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잘 해낼 수 있다고 믿는 자신감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 즉, 자존감은 자기 자신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방법이며, 모든 행동과 변화의 근원이 되는 마음가짐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가치 있고 소중한 사람인지 누군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긴다. (p.50~51)

지난 7월 22일 오전 11시. 일반적인 저자와의 만남보다는 다소 이른 시간. 가톨릭대학교 의과학연구원 2층 대강당에 엄마들이 모였다.

저자는 엄마와 아이간의 문화 차이와 세대 차이를 인지해야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노출되는 서구 문화에 대해 부모가 이해의 폭을 넓히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 "원어민 영어수업을 비롯해 서구적인 시스템에서 배우는 요즘 아이들은 교육 현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도록 교육 받는다"며, "집에 와서 배운 대로 자기 의견을 주장했다가 '말 대답한다', '예의가 없다' 등의 질책을 엄마로부터 받는 아이"의 예를 들었다. "똑같은 태도를 두고 학교나 학원에서는 칭찬을, 집에서는 지적을 받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아이는 적잖은 혼란에 빠질 수 있습니다."

서구 문화에서는 '자신'을 중요하게 여기며 독립적인 면을 강조하고 독립적인 것을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우리'를 중시하는 집단행동 문화다. 단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는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대신 '우리 집안에도 의사가 한 명쯤 있어야 하니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되어야 해'라는 식으로 아이의 미래를 결정짓기도 한다.

"이처럼 한국 문화와 서구 문화는 여러 면에서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는 면이 있어요. 이러한 문화적 차이로 인해 부모와 자녀가 세대 간의 충돌을 겪는 것은 어쩌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죠. 부모와 자녀 간의 문화적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는 대화를 통해 가족만의 고유한 꺹화를 만드는 것이 좋아요. 특히 '말 하지 않아도 아는 문화'가 발달한 한국 사회에서 힘든 일이기도 하죠. 하지만 부모와 자식 간에 대화는 무조건적으로 필요합니다. '사랑한다'는 말을 통해 직접적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해요. 이 말을 주고받다 보면 문화적, 세대적 거리감은 좁혀질 수 있습니다."


좋은 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아도 행복하지 않은 이유


저자가 자존감에 다시 한 번 주목하게 된 계기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월, 미국에서는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졌다. 범인은 버지니아 공대에 다니는 한인 남학생이었다. 그가 바로 조승희이다. 이후 조세핀 교수는 이 사건과 관련해 여러 언론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자문위원으로서 사건을 좀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본 저는 그 과정에서 겉으로 평범해 보이는 한 남학생 속에 잠재된 무서운 감정의 실체를 목격했어요. 오랜 기간 외면 받고 방치되어온 한 청년의 분노의 정서가 초래한 돌이킬 수 없는 참변에 한동안 가슴이 아팠죠."

"조승희를 비롯해 자살한 명문대 학생들이 보여주듯 자존감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아이도 얼마든지 공부를 잘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그것이 행복으로 연결되리란 보장은 없다. "자신의 삶에 대한 만족감이 결여된 상태에서는 행복을 얻기는 어려워요. 아이의 자존감 형성에 엄마만큼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는 없습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를 둔 엄마라면 더는 미루지 말고 바로 지금, 자존감에 대해 알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고, 아이들이 행복해야 비로소 엄마들도 행복한 까닭이죠."

아이들은 모두다 사랑을 받고 싶어 하고, 모두 다 속하고 싶어 한다. 누군가 날 있는 그대로 받아주길 바라고 나의 진가를 인정받고 싶어 한다. '화병'은 이 필요들이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좋은 학교에서 좋은 교육을 받아도 행복하지 않을 수 있다.

여기, 지독한 사례 하나가 있다. 엄마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때문에 늘 쫓기듯 살아온 한 남학생이 있다. 이 학생은 초등학교 4학년 이후 단 한 번도 친구들과 맘껏 놀아본 기억이 없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시험에서 모두 백점을 받자 남학생의 엄마는 일방적으로 특목고를 목표로 정한 뒤 아이의 공부에 지대한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학원을 늘리고, 주말에도 과외를 받도록 했다. 시험 점수가 엄마의 기대에 못 미치면 그만큼 복구하기 위해 더더욱 열심히 공부해야 했다.

겉으로 봤을 때는 부모와 아이가 한마음으로 착착 목표점을 향해 나아가는 듯이 보였지만 사실 아이는 자신의 성적에 모든 것을 건 듯한 엄마로 인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사건은 아이가 특목고에 합격했다는 결과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터졌다. 아이의 특목고 입학 축하 파티를 열기 위해 부모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이 학생은 편지 한 장을 남긴 채 자살했다. 그 편지에는 '이젠 만족하시나요?'라는 아주 짤막한 글이 씌어 있었을 뿐이었다.


엄마들의 스트레스, 아이들의 스트레스


우리나라 엄마들의 육아 스트레스가 심하다. 특유의 과도한 모성애가 자칫 아이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릇된 모성애는 엄마 스스로의 행복은 물론이고 아이의 미래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면 엄마와 아이 모두를 힘들게 만드는 과도한 모성애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불안한 모성애의 출발점은 어린 시절 형성된 엄마와의 좋지 않은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는 대부분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내왔다. 이처럼 어릴 적 엄마로부터 긍정적 정서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낮은 자존감을 갖게 되었?, 낮은 자존감은 육아에 고스란히 드러나 부정적인 감정을 갖게 만드는 것이다.(p.104~105)

"감정 표현에 서툰 우리 아이들이 침묵 속에 혼자 외롭게 고통스러워하는 경우"도 많다. 저자는 특히 한국의 남자 아이들을 걱정했다. "남자아이들의 사회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아버지와의 대화를 비롯한 일체의 관계가 적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말한다. 잘못된 양육법에서 이제 벗어나려한다면? 먼저 사과부터 하자. 부모가 아이에게 사과를 한다고? 저자의 말을 들어보자.

"아이의 자존감에 타격을 주는 말과 행동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게 좋아요. 하지만 간혹 자신도 모르는 사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가 있죠. 이럴 때는 아무리 자식이지만 사과와 함께 왜 그런 말을 했으며, 정말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었는지 이야기해줘야 나쁜 감정이 남지 않습니다. 부모라도 잘못했을 때 기꺼이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에게 사과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수 있죠. 그뿐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과정을 경험하면 부모와 아이의 유대관계가 이전보다 단단해질 수 있는 것이죠."

감정에 솔직한 아이로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저자는 긍정적인 감정을 끌어내는 대화법으로 '지난 이벤트에 대해 대화하기'를 추천했다. 가족 간에 있었던 일 가운데 한 대목을 대화의 소재로 활용함으로써 아이의 감정 상태를 확인하는 방법. 이를 통해 좋지 않은 감정을 순화시키는 걸 목적으로 한다.

"'지난 이벤트에 대해 대화하기'는 주로 부정적인 감정이 남아 있을 것 같은 과거의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 방법은 우리나라 엄마들에게 꼭 필요한 처방이죠. 대부분의 우리나라 엄마들은 감정을 상하게 했거나 실망감을 안겨준 일, 마음을 아프게 했던 과거 일에 대해 아이와 대화를 나누기는커녕 아예 없었던 일로 치부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에요. 부모와 자녀 사이에 충돌이 전혀 없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충돌 후에 대화로 이를 풀지 않으면 감정 처리에 미숙한 아이에게는 감정적인 찌꺼기로 남을 수 있죠."

아이들의 자존감에 큰 상처가 되는 원인은 부모들이 자기자녀를 남과 비교할 때이다. 그리고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에 대해 비난할 때나 부모들이 아이를 학대하는 것은 당연히 상처가 된다. 이 상처야말로 아이들의 상처가 깊어지고 쉽게 아물지 않는 상처가 된다. 아빠는 엄마에게, 엄마는 아이에게, 아이는 동생에게 전해진다."부모들이 사랑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그것도 상처"가 될 수 있다. "표현이 힘들다면, 아이에게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게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엄마도 사랑 표현을 받지 못하고 자라서 힘들다'고 말이죠. 아이에게도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 자존감의 비밀 #자존감 #조세핀 김
9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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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jmcp25

2011.08.30

아이가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높은 성적을 받게 하고 명문대를 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존감을 갖게 하는 일인것 같습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인것 같아요. 아이에게 자존감을 찾아 주려면 부모와의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고 대화속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가슴속에 상처가 되는 말은 하지 말고 솔직한 감정들과 대화를 통해 서로를 사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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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바라기

2011.08.21

대학생 아들을 키우면서 정말 자존감이 있게 키우면 얼마나 좋은지 잘 알면서 자꾸 잔소리를 해서 자존감을 떨어 뜨리고 있는 이 못난 엄마를 스스로 고발합니다. 이 글을 읽으며 다시한번 자각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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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2011.08.21

아이 키우는게 요즘에는 정말 어려운 일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무조건 애지중지 떠받들어 키우는 것보다, 옳고 그른 것을 알려주며 사회의 일원으로써의 역할과 책임을 어려서부터 부모님들이 알려 주는 것이 올바른 아이교육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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