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소원청소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여름의 비행운』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상실을 겪은 인물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이야기.
글: 출판사 제공 사진: 출판사 제공
2025.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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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비행운』은 뜨거운 여름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다섯 편의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입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경험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 사건, ‘죽음’과 ‘애도’를 진정성 있는 감정 묘사와 담백한 문장으로 다룹니다. 현실에 근거한 이야기부터 근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SF까지 두루 만날 수 있어 풍성한 읽기 경험을 제공합니다.

『여름의 비행운』 어떤 이야기인지 작품의 개요를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상실을 겪은 인물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과 상실을 겪지만, 결국 곁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여름의 생명력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슬픈 이야기로 읽힐 수도 있지만 저는 『여름의 비행운』을 찬란한 여름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썼습니다. 

 

작가님의 첫 번째 청소년 소설입니다. 그동안 동화 집필에 집중하셨는데, 청소년 소설을 써야겠다 마음먹으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동화가 잘 써지지 않았습니다. 이유를 곰곰 생각해봤는데요, 동화책을 여러 권 출간할 때마다 더 좋은 작품을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나 봐요. 글을 안 쓸 수는 없어서 부담 없는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 언젠가는 써야 할 이야기를 썼습니다. 오랜만에 마음이 편안해졌고 다시 글쓰기가 재미있어졌어요. 쓰는 동안 만족감이 깊었습니다. 그렇게 2년 동안 조금씩 느긋하게 쓴 이야기들로

 

 

다섯 단편 모두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큰 사건으로 등장합니다. 죽음은 모든 인간에게 찾아온다는 점에서 일반적이지만, 그것이 남기는 감정은 매우 사적인데요. 죽음과 상실을 다루신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아주 어렸을 때 가족의 죽음을 겪었습니다. 그때는 아주 어려서 죽음이 무엇인지 잘 몰랐고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도 ‘죽음’은 금기시되던 시대였어요. 가족 모두가 충분한 애도의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거 같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가슴 속에 죄책감 같은 게 있었나 봐요. 청소년 시기에 친했던 친구들 대부분이 가족의 죽음을 겪은 친구들이었어요. 그 친구들의 마음들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썼습니다. 충분히 위로받지 못한 어린 시절 저와 제 친구들을 위로해주고 싶었나 봐요. “슬프지만 내내 슬프기만 한 건 아니었어.” “외롭지만 그래도 네가 있어 견딜만했어.” “아프지만 그래도 기억하면서 살고 싶어.” 어차피 지울 수도 버릴 수도 없는 감정이라면 다정하고 애틋한 감정으로 간직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작품을 읽으며 독자는 남겨진 인물의 생활을 마주합니다. 작품 속 인물은 사랑하는 사람의 빈자리에 깊은 상실감을 느끼고, 각기 다른 방식으로 슬픔을 발현합니다. 거짓말을 하거나, 수면제에 의존합니다. 존재감 없이 그림자처럼 지내기도 하고, 누군가를 지독하게 원망합니다. 꽤 절망적이라 말할 수도 있는 상황인데요. 이러한 주인공을 내세우는 방식이 작가님께서 보여 주고 싶었던 청소년의 모습, 청소년의 성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궁금합니다.

누구나 사는 동안 크고 작은 상실을 겪잖아요. 저는 청소년들이 자신이 겪는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들을 제대로 마주하고 자기의 것으로 건강하게 받아들이길 바라요. 힘든 감정의 터널을 빠져나오면 분명 이전의 나와 다른 나가 되어 있다는 걸 말해주고 싶어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나만 보이다가 조금씩 다른 사람들도 보이게 되고요.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돌보며 조금씩 성장하며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다섯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중 작가님께서 가장 아끼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어떤 이유로 그 인물을 아끼시는지 궁금합니다.

작품집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좋아하는데요 그중에 『여름의 비행운』의 무수를 가장 아낍니다. 무수 안에 제가 가장 많이 담긴 거 같아서 애틋한 감정이 듭니다. 무수처럼 계단이 아주 많은 집에 살았던 적이 있었는데요. 계단 맨 끝에 앉아서 어린 무수처럼 멍때리기를 자주 한 것 같습니다. 아픈 마음을 숨기기 위해 타인에게 해가 되지 않는 거짓말을 하는 무수와 영우에게 ‘거짓말은 나쁜 거야. 너는 나쁜 아이야! 라는 손가락질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또 무수랑 닮은 게 있는데 무수처럼 저도 수영을 못해요. 언젠가 꼭 수영을 배워서 발리에 가면 꼭 배영을 해보고 싶어요. 

 

 

집필하시면서 가장 재미있게 쓴 장면은 무엇인가요? 

재미있게 쓴 장면은 『여름의 비행운』의 마지막 부분이었는데요. 무수와 영우가 비행기를 세며 서로에게 자신이 한 거짓말을 얘기하는 장면이에요. 무수가 영화에서 본 장면을 보고 아빠가 새살림을 차린 집을 찾아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하고 돌아오지요. 엄마에게 영화 이야기를 마치 자신이 한 것처럼 거짓말을 하는데요. 엄마는 이미 영우의 거짓말을 알고 있죠. 그때 엄마가 영우에게 하는 대사가 있어요. 엄마는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불행하지만은 않다고요. 너도 가볍게 살으라는 말이었어요. 그 대사를 쓰면서 마음이 좋았습니다. 청소년이 된 두 사람이 비행기를 세며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데요. 어린 시절 서로가 곁에 있어서 덜 외로웠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로에게 우정을 넘어 사랑을 느낍니다. 그 장면을 쓰면서 설레고 좋았습니다. 언젠가는 로맨스 소설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이 장면을 쓰면서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름의 비행운』을 읽을 독자께 감사와 사랑이 담긴 인사를 전해 주세요. 

『여름의 비행운』 속 주인공들과 함께 뜨거운 여름을 보내실 독자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름의 비행운』이 여름마다 꺼내 볼 수 있는 사랑스러운 작품집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공항에서 활주로의 비행기를 봤을 때, 예쁜 골목길을 걸을 때, 한적한 바닷가를 걸을 때 그리고 흐릿한 비행운을 만났을 때 문득 떠오르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고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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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