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로 살아간다는 것, 나답게 선택한다는 것
예술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디자이너들의 삶을 솔직하게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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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미래가 찬란한 너에게』로 꿈꾸는 청소년에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넸던 박민지 작가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더 깊고 넓어진 세계가 고스란히 담긴 『세계 유명 패션 디자이너 50인』은 시대를 이끈 패션 디자이너들의 삶과 철학을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단순히 패션 브랜드의 역사에 관해 이야기하자는 게 아니다. 대신 그 브랜드들에 시대정신을 불어넣은 ‘사람’과 그들의 ‘삶’에 집중함으로써 결국 우리를 더 나은 태도에 가닿게 만든다. 

 

박민지 작가는 ‘내가 이 글을 써도 될까?’하고 자문하며 50인의 이야기에 깊이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서사들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패션 디자이너로 살아온 그녀 안의 열정을 다시 타오르게 할 정도로 뜨겁다. 디자이너로서, 작가로서, 그리고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더 나은 삶에 대해 고찰한다는 건 무엇일까. 유명 디자이너의 삶과 고민 또한 결국 우리와 다르지 않다고 조용히 위로를 건네는 이 책. 지금부터는 박민지 작가와 함께 책에 다 담지 못한 그 나머지 이야기를 나눠보려 한다.

 


 

우리는 흔히 ‘패션’이라고 하면 유명 브랜드를 먼저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책은 브랜드보다 사람에 집중한  인상적이에요디자이너들의 이야기에 주목하게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책이 시작된  출발점이 궁금합니다.

브랜드에 집중한 책은 많습니다. 하지만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디자이너의 시선에서 쓰인 책은 드뭅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브랜드에 소속되어 일해 왔기 때문에, 브랜드 속에서 일하는 디자이너에게 자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유명 브랜드의 수석 디자이너가 바뀔 때마다 브랜드의 스타일이 달라지는 모습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저는 디자이너의 역량과 브랜드의 명성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잘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브랜드의 흥망성쇠는 때로 디자이너의 역량에 따라 좌우되기도 하니까요.

 

전작 『패션 디자이너, 미래가 찬란한 너에게』와 이번  사이에는 연결되는 메시지가 있는 것만 같아요직업을 대하는 태도라든지삶의 가치관 같은 것들 말이에요 책을 관통하는 공통된 생각이나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셨나요?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자칫하면 화려한 겉모습만 부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일은 엄청난 업무량과 창작의 고통이 수반되기 때문에, 실상은 화려함보다는 치열한 순간들로 가득합니다. 저는 예술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디자이너들의 삶을 솔직하게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전작 『패션 디자이너, 미래가 찬란한 너에게』에서는 저와 같은 평범한 디자이너의 일상과 일에 대한 태도를 쉽게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랐고, 이번 『세계 유명 패션 디자이너 50인』에서는 시대를 이끈 디자이너들의 삶과 철학을 통해 배움을 얻기를 바랐습니다.

 

패션 디자이너의 언어는 ‘보여주는 것’이잖아요  일러스트를 전부 직접 그리셨다고 들었습니다글이 아니라 그림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던 메시지나 그림을 통해 강조하고 싶었던 느낌이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의도로 디자이너의 실물을 최대한 반영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널리 알려진 모습을 중심으로 그리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어떤 이는 찬란했던 젊은 시절의 모습으로, 또 어떤 이는 가장 성숙한 시기의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했습니다. 되도록 글의 내용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시기를 골라 그림에 담았어요. 이를 통해 독자들이 더 쉽고 깊이 있게 그 인물에 대해 이해하기를 바랐습니다.

 

수많은 디자이너   50명을 고르신 기준이 궁금했어요이름보다는 ‘삶’  자체에 집중했다는 느낌이 강했는데요이들의 어떤 이야기에 끌렸는지담고 싶었지만 아쉽게 빼야만 했던 디자이너가 있었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과거에 이미 큰 명성을 얻었고, 현재에도 그 존재를 분명하게 인정받고 있는 인물 위주로 선정했습니다. 물론 이외에도 훌륭한 디자이너는 많아요. 하지만 우선 이 50인만이라도 알게 된다면 20세기 이후 주요 패션 디자이너들의 흐름을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죠. 현재 주목받는 몇몇 디자이너를 포함할지 고민도 했지만, 그들에게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해 과감하게 제외했어요. 시대가 그들의 가치를 충분히 평가해 줄 거라 믿기도 하고요.

 

특히 마음에 와닿았던 인물이 있으셨나요읽으면서 “이건 나의 이야기 같다! 싶었던 순간이 있었을 것도 같아요깊게 공감했던 인물이나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들어볼  있을까요?

‘나의 이야기 같다’기보다는 그들의 고민이 나의 고민과 너무 닮아서 놀라웠습니다. 위대한 디자이너들도 결국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공감이 일었죠. 새로운 것을 창작할 때의 어려움, 그리고 앞으로 패션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한 생각이 특히 그러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마크 제이콥스의 뼈아픈 고민은 마음에 가장 깊이 와닿았습니다. 누구나 최고의 순간을 겪고, 언젠가는 내리막을 맞이하며, 마침내 현재의 삶과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된다는 그의 고백을 통해, 위대한 디자이너도 결국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책은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읽을  있는  같아요직업을 떠나 누구에게나 삶의 태도에 관해 이야기해 주는 책처럼 느껴졌거든요작가님께서는 독자들이  책을 통해 어떤  느끼거나 얻어가기를 바라시나요?

이 책은 꼭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을 떠나, 삶의 태도에 관해 이야기해 주는 책처럼 다가가기를 바랐습니다. 현재 큰 주목을 받으며 살아가는 디자이너들의 고민 역시 지금 우리가 느끼는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화려한 경력을 지닌 이들도 결국에는 내리막길을 마주하고, 큰 성공을 맛본 만큼 상실감도 더 깊을 수 있습니다. 이는 패션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살아가며 겪는 인생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또한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디자이너들의 이야기는 우리 부모님이나 선배들이 겪고 있는 일이자, 머지않아 우리가 맞이하게 될 현실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들의 경험을 통해 성공의 이면에 감춰진 고민과 현실을 어떻게 견디고 지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작은 힌트를 얻기를 바랐습니다.

 

앞으로 작가님께서 디자인하고 싶은 패션 혹은 라이프스타일은 어떤 모습인가요패션을 넘어  전반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말이  인상 깊었어요요즘 작가님이 꿈꾸시는 삶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이 책을 쓰면서 크게 느낀 점 가운데 하나는, 앤 드뮐뮈스터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으로, 핼무트 랭과 마틴 마르지엘라가 점점 더 순수 예술 쪽으로 방향을 옮겨 간 모습이었습니다. 저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나다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결국 내가 가장 끌리는 방향으로 삶의 지향점을 정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옷에만 머무르지 않고, 요리나 여행, 영상 등 다양한 분야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관심들을 더욱 발전시켜, 앞으로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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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