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관세전쟁과 중국의 철통같은 방어가 맞부딪치며 G2 강대국 간의 파열음이 전 세계 국가들을 긴장시키고 있습니다. 기술전쟁, 무역전쟁으로 전방위 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역사에서 보듯이 최종 승부는 금융패권에서 판가름 나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애써 외면해온 사이, 중국은 드러나지 않게 디지털위안화와 국제결제망 확장 등의 시도로 달러가 지배하는 금융 질서의 재편을 시도해 왔습니다. 이에 『미중 화폐전쟁』은 앞으로 한 세대를 넘어 한 세기에 걸쳐 이어질 금융의 중국몽, 위안화 패권을 향한 지구전의 현장과 미래를 보여줍니다.
최근 미중 대결이 전방위로 격화되고 있습니다. 현재 '미중 화폐전쟁' 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 걸까요?
트럼프는 취임을 앞둔 시점에 브릭스가 공동통화를 논의하기만 해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대선 캠페인 때 비트코인 100만개를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해서 암호화폐 쪽에서 환호를 이끌어냈습니다. 우리나라도 ‘프로젝트 한강’을 진행 중이고, 전 세계 주요국이 개발 중인 중앙은행 디지털화폐(GBDC)는 금지하고 스테이블코인을 키우겠다는 행정명령을 내렸죠. 이러한 조치들이 따지고 보면 중국을 겨냥한 것입니다. 위안화의 발목을 잡아서 ‘위안화 굴기’를 초기에 무산시키려는 것이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
브릭스(BRICS)는 공동통화, 공동결제망, 공동재보험, 곡물거래소 등 여러 금융 프로젝트들을 구상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위안화가 큰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은 디지털위안화, 숫자인민폐(e CNY)를 가장 먼저 실용화했고,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을 일상생활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프라이버시 침해를 이유로 CBDC금지조치를 내렸다고 하지만, 내심은 중국의 디지털화폐의 선점을 막아보려는 것입니다. 현재 USDT, USCD와 같은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거의 대부분을 점하고 있는데 스테이블코인은 미국채 수요를 만들어내고, 암호화폐 생태계 내에서 달러 기축통화로 작동하고 있어 당연히 더욱 활성화해야 하겠지요.
그렇다면 중국 위안화는 달러 패권에 어떻게 도전하고 있나요?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실물 부문에서 입지가 높아질수록 위안화가 차지하는 위치가 너무 낮다는 것을 더욱 절감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벌써 20여년 전부터 위안화 국제화전략을 세우고 하나씩 실행해왔습니다. 사실 달러가 글로벌 금융패권을 차지하는 과정을 그대로 따라해왔습니다. 달러가 위안화 패권 도전에 롤모델인 셈입니다. 여러 나라와 통화스왑을 맺고 금융허브에 위안화 직거래시장을 열었고, 각각 100개국 이상이 참여하고 있는 일대일로와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의 주요한 목적 중 하나가 위안화 영토 확장입니다. 생소하겠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지역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가 경제 금융협력체로 역할을 확대하고,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 아프리카 54개국이 참여하는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 등이 위안화 국제화의 통로가 되고 있지요.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 체제가 워낙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지 않나요?
맞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달러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무역거래나 자본거래, 그리고 주요국 외환보유액에서 달러는 압도적인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달러를 들고 가면 다 받아줍니다. 고액권 달러는 범죄조직이나 자산 해외도피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미국의 우방국이나 적국, 심지어 북한에서도 미국 달러는 가장 선호하는 화폐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심하거나 자국 화폐 신뢰가 약한 나라들은 달러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전세계 나라들이 달러체제에 익숙해져 있고, 미국채와 달러는 그 자체로 글로벌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도구입니다.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 달러패권에 가장 큰 위협요인은 무엇인가요?
많이 알려진 것처럼 36조달러에 달하는 국가부채입니다.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속에 국채 이자만 1조달러를 넘어섰고 이는 국방비보다 많아졌습니다. 얼마전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미국 신용등급을 Aaa에서 Aa1으로 강등했습니다. 미국은 이제 더블에이 2등 국가가 되었습니다. 무디스는 미국 의회와 트럼프 정부가 국가부채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플라자합의에서 이름을 따온 ‘마러라고 합의’도 영구채를 도입해 미국채 부담을 줄여서 달러패권을 유지하려는게 핵심입니다.
책에서 한 세대 이내에는 금융 패권의 이동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달러 패권이 언젠가 위안화 패권으로 교체될 수 있을까요?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많은 학자들이 달러 기축통화 체제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합니다. 달러 체제에 익숙한 글로벌 관행이 가장 큰 기반입니다. 사실 만일 달러 체제가 흔들리면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나라들이 곤경이 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경제펀더멘털이 크게 약화되고, 우방국들의 신뢰를 잃고, 지도자들이 연거푸 잘못된 정책을 반복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미국 달러 패권이 영원할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미국이 자충수를 거듭 두게 된다면 위안화패권의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다만 중국이 국내 문제에서 촉발된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게 된다는 가정에서입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우리는 미국의 대선이나 중요한 정치 이벤트, 사건 사고에 관심이 많고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지요. 강남이나 명동 길거리에 다녀보면 간판이 거의 모두 영어로 되어 있고 미국에서 유학을 하거나 미국에 친인척이 살고 있고 미국에 대해서는 너무나 친숙합니다. 여러 가지 제도와 국가 시스템, 일상 생활 자체가 미국 문화 속에 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사드 사태 이후 강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걸핏하면 중국 네티즌들이 여러 이슈가 제기하면서 한중 간 여론이 그리 좋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경제적 관계가 깊고 바로 옆에 위치한 G2 강대국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금융 정책과 제도, 위안화 패권 야망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숙명적으로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일본 사이에서 강대국들의 역학관계를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우리의 힘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들의 대응책이라고 봅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미중 화폐전쟁
출판사 | 미래의창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