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기준이 아닌 저마다의 탁월함으로
구성원의 ‘자기다움’이 조직의 ‘우리다움’이 되게 하는 새 시대의 리더십 제언
글 : 출판사 제공
2025.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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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간 경계가 무너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에서 개인주의, 개별화 욕구가 강한 개인들은 조직에 충성하지 않는다. 더는 ‘임플로이’이기를 거부하는 사람들 앞에서 변화를 기회로 바꿀 리더십은 무엇일까? 조직경영·인재개발 전문가 박정열 교수, 정체성 심리학 전문가 박선웅 교수는 『자기다움 리더십』에서 제목과 같이 ‘자기다움 리더십’을 제안한다. 폭발적인 성장을 일으킬 새로운 리더십에 대해 더 자세히 들어보자.


조직경영과 심리학, 다른 분야의 두 분이 만나 『자기다움 리더십』을 펴냈습니다. 공동 집필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그리고 함께 작업하면서 연구와 집필 면에서 어떤 시너지가 생겼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상태에서 글을 통해 서로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2020년 여름, 우연히 인사관리 전문 잡지에 각각 기고문을 싣게 되었고, 상대방의 글을 보고 마치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적어놓은 것 같은 놀라움을 느껴 무작정 이메일을 했습니다. 만나면서 우리는 한 저자가 기업 경영의 현장에서, 다른 저자가 학문의 전당에서 연구하고 가르쳐 오던 내용이 자기다움이라는 키워드로 서로 융합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깨달음을 책으로 묶어내자고 결심했고요. 글을 쓰는 과정에서 생긴 최고의 시너지라면, 한 저자의 부족함을 다른 저자가 넘치도록 채워주었다는 겁니다. 논문과 이론 속에서 사는 저자에게는 ‘과연 이게 정말 현실에서도 작동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실제 현장에서 사람들과 부딪히며 사는 저자에게는 ‘내가 실행하는 내용이 이론적으로 검증되는 걸까?’ 하는 의문이 항상 있었는데 그 의구심을 넘어 강한 확신을 얻었다는 것, 그리하여 이론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탄탄한 내용을 책으로 엮을 수 있었습니다. 


빅블러 시대의 새로운 해답으로 자기다움 리더십을 제안했습니다. ’자기다움’이 정확히 어떤 개념이고, 왜 빅블러 시대에 조직경영의 답이 될 수 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이 시대는 기술의 급속한 발달, 다원주의, 복잡성의 증대로 어떠한 것도 절대적이거나 분명한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 모든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는 이른바 빅블러(Big Blur) 시대가 되었습니다. 세상이 갈수록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게 된다면 우리가 기댈 수 있는 확실성은 어디서 올까요?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가 축적되고 그만큼 깊고 넓어질수록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선명해집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흥미) 어디에서 가치를 느끼며(지향점) 무엇을 하는지(강점)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가능해집니다. 이런 ‘자기 이해’를 정체성이라고 부르고, 정체성을 바탕으로 세상과 상대하는 가운데 드러나는 유니크한 모습이 자기다움입니다. 빅블러 시대에 경쟁력을 가지고 싶다면 창의혁신이 일상화되도록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그런데 구성원은 언제 창의혁신의 주체가 될까요? 자신의 자기다움과 일이 연결될 때입니다. 이제 조직은 구성원 개개인이 하기를 원하고, 잘하고, 의미 있다고 여기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른바 조직의 우리다움과 구성원의 자기다움 사이에 교집합을 만들어서 개인을 위한 일과 조직을 위한 일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순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죠. 


책은 자기다운 모습으로 일하며 조직 내에서 가치를 구현하는 '자기다움러'가 되기 위한 요소로 흥미, 강점, 지향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개인은 이를 어떻게 인식할 수 있고, 조직은 이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흥미는 ‘좋아하는 것’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즐기며,  밤이 새는지 모르게 몰입했던 경험을 떠올려 보시죠. 강점은 ‘잘하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하지만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강점입니다. 남보다 힘을 덜 들이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데 결과는 더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 보시죠. 지향점은 ‘추구하는 것’,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삶을 살아내는 데 기준이 되는 것, 의사결정과 판단의 상황에서 길잡이가 되는 것, 내 삶의 끝자락에 도달했으면 하는 모습을 떠올려보시죠. 이 세 가지는 한 사람의 자기다움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는 핵심 요소이며, 그의 삶을 끌고 가는 근원적 동력입니다. 


많은 창의혁신 연구는 조직이 직원들의 흥미, 강점, 지향점 중 적어도 하나 이상을 일과 연결시켜 줄 때 그 사람으로 하여금 그 일의 주인이 되게 하고 그 일에서 창의혁신을 발휘하게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회사의 리더는 조직이 추구하는 세상의 필요, 즉 시장과 고객의 니즈가 무엇이고, 그에 맞춰 기존의 것과 다른 ‘차이’와 고객과의 ‘공감’의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지를 명확하고 매력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구성원의 자기다움과 이 밑그림이 매끄럽게 연결되게끔 조직 환경과 풍토를 조성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을 고해상도로 이해해서 그들의 자기다움과 맞는 일을 연결시켜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조직 문화와 구조, 일하는 방식과 피드백 시스템을  ‘통제관리 체질’에서 ‘탐색 실험 체질’로 전환해야 합니다. 자기다움과 일을 연결해서 창의혁신을 발휘하려면 필연적으로 탐색과 실험이 있게 되고 실패를 용인하는 풍토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자기다움 리더십을 ‘일터를 자기다움러들의 담대한 도전과 창의, 혁신 스토리로 가득 채우는 포용력’이라고 정의한 이유입니다. 


사람을 파악하는 도구로 MBTI 대신 '서사정체성'이라는 심리학 개념을 제시한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더 자세한 개념 설명과 개인의 이야기와 조직의 이야기가 맞닿아 성장한 실제 사례가 궁금합니다.

최근 MBTI가 유행하는 이유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네 글자로 간명한 답을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알파벳 네 글자로 자신을 온전히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서사정체성 이론은 이 질문에 대한 궁극적인 답이 ‘내가 어떤 경험을 통해 지금의 내가 되었는지’라는 ‘이야기’에 있다고 봅니다.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서사가 정체성 그 자체라는 거죠. 서사정체성을 기업 운영에 접목한 예로는 알츠하이머에 대한 근원적인 치료제 개발을 목전에 두고 있는 일본 기업 "에자이"를 들 수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스기모토 하치로는 고졸 출신 연구원으로 아들의 이름을 잊어가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10년 이상 연구에 매달려 첫 알츠하이머 약인 아리셉트를 개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알츠하이머 정복’이라는 목적지를 향해 가는 데 에자이와 스기모토 하치로의 이야기가 단단하게 얽혀 있는 거죠. 이뿐만 아니라 에자이는 전 직원에게 업무 시간의 1%를 사용하여 환자나 그 가족과 만나게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깊이 체감하게 하고, 동시에 그분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이해하게 하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에자이는 조직과 구성원의 이야기가 맞닿아 강한 힘을 발산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의 후반부에 나오는 자기다움 리더십의 8가지 원칙 중 특히 아웃풋이 아니라 아웃컴에 집중해야 한다는 내용이 흥미로웠습니다. 두 개념을 명확히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웃풋은 일의 결과이지만 아웃컴은 일의 결과가 창출한 가치까지 내포한다는 점이 핵심적 차이입니다. 다음 날까지 완성한 보고서는 엄연한 일의 결과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 필요한 정보가 충분히 담기지 않아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면 아웃컴으로서는 불합격인 것이죠. 아웃풋에 기반한 평가에는 예정된 결과물이 나왔는가 아닌가라는 이분법이 적용됩니다. 하지만 아웃컴에 기반한 평가는 고객 또는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했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그렇기에 예정된 아웃풋이 나왔다 하더라도 가치를 창출하지 못했다면 그 일은 최종적으로는 실패인 것입니다. 누구나 일은 합니다. 일의 결과를 내지요. 하지만 그 일을 해야 했던 이유, 즉 일의 가치까지 구현해 냈는지가 더 본질적인 것입니다. 이유와 가치를 모른 채 아웃풋 내기에 내몰리게 되면 우리는 필경 번아웃에 이르게 됩니다. 


구성원을 자세히 살피다 보면 반대로 리더가 '자기다움'을 잃는 순간이 올 것 같은데요, 리더로서 번아웃을 겪지 않기 위해 스스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 조직이 구성원의 자기다움을 펼칠 수 있는 활동 무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그 전제는 조직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과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가 공명한다는 것입니다. 일단 이렇게 방향성이 공유되면, 자기다움을 발산하는 구성원들은 리더 자신과 함께 같은 목적지를 향해 걷는 동반자가 됩니다. 번아웃은 일이 많아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더 이상 아무런 의미를 느끼지 못할 때 오는 거죠. 리더가 번아웃 되는 경우는 구성원들의 자기다움을 모르고 조직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명확히 구성원들에게 공명시키지 못해 구성원의 열의와 몰입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어날 겁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어떤 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까요?

책의 제목에 리더십이 들어가 있는 만큼, 최고 경영층으로부터 팀장에 이르는 중간관리자까지, 즉 조직의 철학과 신념이 한 방향 정렬되어야 할 리더층에게 생각의 변화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왜 과거의 방식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효과가 없는지, 시키는 일만 억지로 하는 게 아니라 생동감 있고 주체적으로 일하는 구성원으로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내용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메시지는 이 시대에 직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내용이기도 합니다. 요새 젊은이들 사이에 “왜 이렇게 표정이 어두워? 혹시 직장 같은 거 다녀?”라는 짤이 돌고 있습니다. 직장은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니는 곳일 뿐, 자기다움을 펼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겁니다. 구성원 입장에서 이 책은 어떻게 하면 충만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을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에 해당하는 직장에서의 삶을 어떤 식으로 꾸려야 할지 좋은 질문을 던져줄 것입니다. 또 직장이라는 조직생활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는 대학생과 취준생들에게도 제대로 된 미래 준비를 위해 본질적인 통찰을 제시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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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다움 리더십

<박정열>,<박선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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