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전범선의 책장
뮤지션 전범선이 요즘 애정하는 『우주뱀=DNA: 샤머니즘과 분자생물학의 만남』, 『사상계』, 『붕새의 날개 문명의 진로』, 『딕테』, 『윤이상, 상처입은 용』.
글 : 전범선
2025.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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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뱀=DNA: 샤머니즘과 분자생물학의 만남』

제레미 나비 저 / 김지현 역 | 들녘

 

왜 인류 문명은 지역과 상관없이 뱀과 용에 관한 신화를 갖고 있을까? 아즈텍의 케찰코아틀과 동아시아의 청룡은 어떤 연결 고리가 있는 걸까? 선조들이 공룡 화석을 발견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인류 공통의 어떠한 무의식적인 원형이 있기 때문일까? 캐나다 인류학자 제레미 나비는 아마존에서의 오랜 연구 결과 매우 흥미롭고 설득력 있는 가설을 제시한다. DNA와 용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사상계』

 

대한민국 민주화의 역사는 장준하의 사상계를 빼고는 논할 수 없다. 53년 출간부터 70년 김지하 오적 필화사건으로 폐간당할 때까지 한국 지성계를 이끌었다. 75년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 이후 아들인 장호권 선생은 망명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2025년, 무려 55년 만에 사상계가 복간되었다. 어지러운 대한민국의 오늘날 희망을 제시할 수 있을까?

 



『붕새의 날개 문명의 진로』

김상준 | 아카넷

 

문명전환의 시대다. 우리가 당연히 여겼던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 민주주의와 법치의 질서 등등. 서양 근대 문명의 기본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애초에 어디로 계속 나아가야만 하는 걸까? 혼돈의 시대 새로운 문명의 나침반을 밖이 아닌 안에서 찾아보자. 벽돌책을 싫어한다면 권하지는 못하겠다.

 



『딕테』

차학경 저 / 김경년 역 | 문학사상

 

디아스포라와 노마드의 차이는 무엇인가? 디지털 시대 우리는 모두 노마드, 유목민이다. 자유롭게 나다니고 노다닌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디아스포라이기도 하다. 뿌리 없이 붕 떠 있다. 옮겨진 신체다. 디아스포라와 노마드는 한 끗 차이다. 서구 근대문명, 자본주의와 식민주의와 가부장제로 불리는 이 죽임의 문명에서 우리는 모두 디아스포라다. 차학경의 인생사와 이 산문시는 지난 세기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마음을 대변한다. 

 



『윤이상, 상처입은 용』

윤이상, 루이제 린저 | 알에이치코리아

 

3월 말 4월 초 통영에서는 윤이상 국제음악제가 열린다. 나는 최근 윤이상의 예악을 처음 접했다. 참 묘했다. 동서양과 남북한의 경계를 오간 그의 삶처럼 음악 역시 묘했다. 묘하다는 것은 탁월하게 섞였다는 것이다. 한국의 미는 바로 이 묘妙 한 글자에 담겨 있다. 대륙과 해양, 틈에 끼인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절묘하고 현묘하게 극과 극을 통합하는 힘을 가졌다. 윤이상의 음악과 같은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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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테

<차학경> 저/<김경년> 역

출판사 | 문학사상

윤이상 상처 입은 용

<윤이상>,<루이제 린저> 공저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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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선

글 쓰고 노래하는 사람. 밴드 '양반들' 보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