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날] 『딕테』와 함께 읽기 좋은 책
여러 장르로 접근할 수 있어, 다양한 방식으로 읽히는 『딕테』와 함께 읽기 좋은 18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글 : 채널예스
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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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여성의 날 특집 – 딕테를 읽는 여자들

딕테 모임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진행 중입니다. 딕테를 읽으며 텍스트 너머로 연결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궁금했습니다. 나아가 함께 읽는 여성들이 함께여서 도착할 수 있는 낯설고 먼 곳의 풍경도 담았습니다.




『제3작품집』 

김뉘연 저 | 외밀


차학경의 『딕테』를 동시대 여성의 시선으로 다시 쓰는 책입니다. 차학경이 보여준 해체하는 언어와 몽타주적인 작법, 물질로서 언어가 지니는 특징을 탁월하게 구사하는 책으로 『딕테』를 읽고 곧장 연달아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생물학적인 여성성이라는 경계와 개념을 파기하는 여성의 시선을 김뉘연만의 해체적 언어와 생성 속에서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난해함은 어떤 차원의 아름다움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십분 보여주는 책입니다. (전승민 평론가)




『나탈리 레제-사뮈엘 베케트의 말 없는 삶』

나탈리 레제 저 / 김예령 역 | workroom


어떤 책이나 예술 작품은 주변을 고요한 진공 상태처럼 느껴지게 하여 작품과 나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게 해주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경험을 선사했다. 베케트의 작품이 어렵게 느껴졌던 독자라면, 그에 대한 크고 작은 이야기 조각들로 풍성한 이 책을 읽으면서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수진 작가)




『목욕탕』

다와다 요코 저/최윤영 역 | 책읽는수요일

 

차학경은 딕테를 통해 형식을 파괴하고 텍스트와 텍스트를 어지럽게 넘나들며 ‘저항하는’ 쓰기를 실천한다. 다와다 요코 역시 언어와 경계의 안팎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기존의 이해에 저항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그 중 『목욕탕』은 그의 문학적 정수를 드러내는 작품으로 일독을 권한다. (들불 구구 노혜지) 




『변신』

다와다 요코 저/정항균 역 | 세창출판사            


『변신』은 이중 언어 작가인 다와다 요코의 시학 강연집이다. ‘낯선 혀로 말하는 사람은 한 마리의 새’라는 표현하듯 언어를 구사하며 낯설어지는 세계를 조명한다. (인프로그레스 김안젤라)

 



『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저/최윤영 역 | 을유문화사


언어의 물질성, 육체성에 대한 관심은 테레사 학경 차와 다와다 요코를 잇는 중요한 선이다. 다와다 요코의 거의 모든 작품을 추천할 수 있겠지만 이르게 한국에 와서 많이 읽히지 못하고 절판된 『영혼 없는 작가』와 최근 출간된 강의록 『변신』을 꼽았다. 두 책에서 가깝게 들리는 다와다 요코의 목소리는 『딕테』의 소리들과 시차를 두고 리듬을 만든다. (김지승 작가)





다와다 요코 Hiruko 3부작
『지구에 아로새겨진』 『별에 어른거리는』 『태양제도』

다와다 요코 저/정수윤 역 | 은행나무


『딕테』를 읽으며 비언어적인 것들과 다채로운 언어의 실험이 낯설게 느껴졌다면 다와다 요코의 Hiruko 3부작을 권해본다. 현실과 다양한 경계를 넘어 다채로운 언어로 모험하는 사랑과 우정의 공동체 이야기. 여성, 디아스포라, 다중언어의 공통 키워드로 준비체조를 해보면 어떨까. (차방책방 이재은 운영자)




『북해에서의 항해』

로절린드 크라우스 저/김지훈 역 | 현실문화A


테레사 학경 차가 이전 작업에 즐겨 사용했던 매체 대부분이 『딕테』에서도 사용된다. 1970년대 이후 매체 개념을 나름의 방식으로 확장하고 있는 차의 작업과 크라우스의 비평은 무심히 스쳐지나가는 것 같지만 묘한 곳에서 손을 잡는다. (김지승 작가)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배수아 저 | workroom

 

배수아의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는 워크룸 프레스의 입장들 시리즈 중 하나로, 배수아의 낭송극에 대한 실험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전 작품에서도 희곡적인 요소가 드러났지만, 이 책은 ‘우루’를 매개하여 시공간성을 거느린다. 몇 번이나 읽어도 나는 ‘우루’가 누구인지, 무엇인지 모른다. 그저 우루가 늦는다는 것, 우루가 우리를 요청하고 있다는 것만을 알뿐이다. 책의 어느 면을 펼치든, 처음과 끝이 같을지 다를지, 중요하지 않다. 서사의 개연성에 집착하여 문장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문장과 문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것이 어떤 기억과 연계될 수 있는지에 집중하여 읽기를 권한다. (히스테리안 강정아)




『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 저/정명희 역 | 솔


단 하루의 시간, 한 명의 여자가 품은 무수한 타인들의 실감과 그 역사는 이 세계 전체를 가뿐히 압도하고도 남습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못한 여성들의 역사를 차학경이 『딕테』에서 하나의 목소리로 받아 적으며 결국에는 다성적인 무한의 목소리를 그려냈던 것처럼요. 한 명의 여성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까지도 품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여성성은 어떠한 시간의 적층 속에서 구성되어왔는지, 클라리사의 목소리를 통과하며 발견해보시길 권합니다. (전승민 평론가)




『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

심옥주 저/장경혜 그림 | 우리학교

 

딕테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유관순 열사가 독립운동을 함께 했던 여성들과 찍은 사진이 실려있다. 하지만 본문(34쪽)에는 유관순 열사의 얼굴만이 크게 확대되어 실려있다. 이는 함께 역사를 만들었던 여성들이 잊혀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에서는 우리가 익히 아는 이름 외에 잊혀진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어 딕테를 읽은 후 읽어보기를 권한다. (들불 구구)




『수행성의 미학』

에리카 피셔-리히테 저/김정숙 역 | 문학과지성사


『딕테』는 책의 형태를 띤 퍼포먼스의 공간이기도 하다. 수행성의 미학이 “새로운 현실을 구성하게 하는 변환적인 힘”에 근거한다면, 『딕테』에서 일어나는 제의와 동서양을 연결하는 신화적 언어 퍼포먼스 등은 책의 분석대상이 되었어도 흥미로웠을 것 같다. (김지승 작가)

 


『몽타주』

이정하 저 | 문학과지성사


스크린적 글쓰기의 샘플로 연구되기도 하는 『딕테』에서 몽타주는 디아스포라의 시간성을 시각화하는 데 일조한다. 특히 ‘에라토 연애시’ 장의 편집과 관련해 『몽타주』는 풍부한 대상과 실천들, 철학적 사유를 연계해준다. (김지승 작가)

 



『진주』

장혜령 저 | 문학동네


이 책은 차학경의 마지막 손에 대한 나의 긴 편지이다. (장혜령 작가)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한강 저 | 문학과지성사


『딕테』를 읽다 보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작가가 있다. 작가가 온몸으로 쓴 글은 독자에게도 온몸으로 읽는 경험을 하게 한다. (인프로그레스 김안젤라)

 



『Bodies of Sound』

Irene Revell, Sarah Shin | Silver press


시공간을 넘어서 전달되는 소리들이 『딕테』에서 계속 들린다. 특히 소리가 모든 신체의 재료이자 숨과 움직임의 시작이라는 관점에서 오히려 ‘듣기(경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책이 『딕테』의 ‘메아리’와 만나는 지점이 무척 반갑다. 번역이 되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추천한다. (김지승 작가)


 


『In Other Words』

Lahiri, Jhumpa / Goldstein, Ann(TRN) | Bloomsbury Publishing PLC


데뷔작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 줌파 라히리는 능숙한 영어 대신 이탈리아어를 익혀가며 이 책을 집필했고, 심지어 영어 번역도 다른 사람에게 맡겼다. 한 페이지는 이탈리아어, 맞은편 페이지는 영어로 된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말하고 쓰는 언어와의 관계, 언어를 선택한다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마음산책에서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이수진 작가)



『chogwa zine』 특집호


초과 진은 하나의 한국 시에 참여하고 싶은 누구나 자기만의 언어로 번역해 공유하던 웹진이다. 2주년 특집으로 제주어의 번역을 시도해 팜플렛 형태로 제작했다. 종이잡지클럽에서 함께 모여 제주어로 쓰인 시를 한국어와 제주어, 영어 같은 각자의 언어로 시를 낭송한 기억은 ‘딕테’의 감각을 떠올리게 한다. (종이잡지클럽 김민성 대표)



『망막』 2호 - 설문대할망


망막 매거진은 매 호 하나의 신화를 다루는 잡지다. 특히, 2호는 제주의 여성 거인 신화 ‘설문대할망’을 다룬다. 망막은 단순히 텍스트에 그치지 않고 굿판을 직접 취재하고, 화보를 찍고, 각자의 사유를 담으며 과거에 멈춰있는 설문대할망 설화를 현시대에 다시 소환한다. (종이잡지클럽 김민성 대표)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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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다와다 요코> 저/<정항균> 역

출판사 | 세창출판사

몽타주

<이정하>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Bodies of Sound

Revell, Irene(EDT)

출판사 | Silver Press

수행성의 미학

<에리카 피셔-리히테> 저/<김정숙> 역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북해에서의 항해

<로절린드 크라우스> 저/<김지훈> 역

출판사 | 현실문화A

제3작품집

<김뉘연>

출판사 | 외밀

댈러웨이 부인

<버지니아 울프> 저/<정명희> 역

출판사 | 솔

In Other Words

Lahiri, Jhumpa/Goldstein, Ann(TRN)

출판사 | Bloomsbury Publishing PLC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줌파 라히리> 저/<이승수> 역

출판사 | 마음산책

진주

<장혜령>

출판사 | 문학동네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배수아>

출판사 | workroom

지구에 아로새겨진

<다와다 요코> 저/<정수윤> 역

출판사 | 은행나무

별에 어른거리는

<다와다 요코> 저/<정수윤> 역

출판사 | 은행나무

태양제도

<다와다 요코> 저/<정수윤> 역

출판사 | 은행나무

목욕탕

<다와다 요코> 저/<최윤영> 역

출판사 | 책읽는수요일

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

<심옥주> 저/<장경혜> 그림

출판사 | 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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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와다 요코

독일 베를린에 살면서 독일어와 일본어로 소설, 시, 희곡, 산문을 쓰는 작가다. 1960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1982년 와세다 대학 제1문학부 러시아문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로 이주했다. 1990년 독일 함부르크 대학 대학원에서 독문학 석사 학위를, 2000년 스위스 취리히 대학에서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9년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고 홀로 독일로 건너갔던 열아홉 살의 경험은 삶의 지축을 뒤흔들었다. 기나긴 기차 여행 동안 물을 갈아 마시며 서서히 낯선 세계에 가까워진 그녀는 독일에 도착하여 전혀 알지 못했던 언어를 새로 익히면서 그때까지 알았던 세상과 사물을 송두리째 다시 보는 전율적인 체험을 하게 된다. 이 사건은 그녀로 하여금 ‘언어’ 자체에 천착하도록 했고, 언어가 지닌 ‘매체’로서의 불안한 혹은 불편한 속성은 다와다 문학의 일관된 주제가 되었다. 다와다에 따르면 언어는 자아와 세계를 매개하는데, 평소에는 실감하지 못하다가 새로운 언어를 새로운 매개로서 사용할 때 비로소 우리가 이 언어(매개)를 통해 생각하고 발화해 왔음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머릿속에서 아무런 성찰의 과정 없이 흘러나오는 말들은 세계의 진면목을 파악하지 못하도록 하므로, 그녀는 이에 안주하려는 인식의 자동화에 제동을 걸고 세상의 잊히고 버려진 또 다른 측면을 다른 방식으로 다르게 보고자 부단한 문학적 시도를 아끼지 않는다. 1987년 시집 『네가 있는 곳에만 아무것도 없다』로 데뷔했는데, 일본어로 쓰인 시가 번역되어 책에 일본어와 독일어가 나란히 실렸다. 이듬해 독일어로 처음 쓴 단편소설 『유럽이 시작하는 곳』이 출간되었고, 1991년에는 일본어로 쓴 단편 「발뒤꿈치를 잃고서」로 군조 신인 문학상을 받았다. 다와다 요코는 독일에서 샤미소상, 괴테 메달, 클라이스트상 등을, 일본에서 아쿠타가와상, 이즈미 교카상, 다니자키 준이치로상, 요미우리 문학상 등을 받는 한편 독일 문학을 공부해 1990년 함부르크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2000년 취리히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작가가 30여 년간 쓴 작품은 약 30개 언어로 번역됐으며 1천 회 이상 낭독회가 열렸다. 작품으로 『눈 속의 에튀드』, 『여행하는 말들』, 『헌등사』, 『용의자의 야간열차』, 『영혼 없는 작가』, 『목욕탕』, 『경계에서 춤추다』 등이 있다. 그 밖에 중편집 『세 사람의 관계』, 『개 신랑 들이기』, 단편집 『고트하르트 철도』, 『데이지꽃 차의 경우』, 『구형 시간』, 장편소설 『벌거벗은 눈의 여행』, 『보르도의 친척』, 『수녀와 큐피드의 활』, 『뜬구름 잡는 이야기』 등이 있으며, 장편소설 3부작 중 『지구에 아로새겨진』과 『별빛이 아련하게 비치는』, 시집 『아직 미래』 등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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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본명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으로 188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정신 질환을 앓으면서도 다양한 소설 기법을 실험하여 현대문학에 이바지하는 한편 평화주의자, 페미니즘 비평가로 이름을 알렸다. 빅토리아 시대 소위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환경에서 자랐고, 주로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았다. 비평가이자 사상가였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빠 토비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한 후 리턴 스트레이치, 레너드 울프, 클라이브 벨, 덩컨 그랜트,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과 교류하며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 그룹은 당시 다른 지식인들과 달리 여성들의 적극적인 예술 활동 참여, 동성애자들의 권리, 전쟁 반대 등 빅토리아시대의 관행과 가치관을 공공연히 거부하며 자유롭고 진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어머니의 사망 후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아버지의 사망 이후 울프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평생에 걸쳐 수차례 정신 질환을 앓았다. 1905년부터 문예 비평을 썼고, 1907년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에 서평을 싣기 시작하면서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파도』 등 20세기 수작으로 꼽히는 소설들과 『일반 독자』 같은 뛰어난 문예 평론, 서평 등을 발표하여 영국 모더니즘의 대표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소설가로서 울프는 내면 의식의 흐름을 정교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면서 현대 사회의 불확실한 삶과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1970년대 이후 「자기만의 방」과 「3기니」가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으로 재평가되면서 울프의 저작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자기만의 방」이 피력한 여성의 물적, 정신적 독립의 필요성과 고유한 경험의 가치는 우리 시대의 인식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버지니아 울프는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며 다작을 남긴 야심 있는 작가였다. 그녀의 픽션들은 플롯보다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더욱 초점을 맞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해 쓰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소설 『출항』, 『밤과 낮』, 『제이콥의 방』, 『댈러웨이 부인』, 『파도』,『현대소설론』 등과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에세이 『자기만의 방』과 속편 『3기니』 등이 있다. 1927년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인 『등대로』를 발표하며 소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고 『올랜도』, 『물결』, 『세월』 등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평화주의자로서 전쟁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쳐 왔던 울프는 1941년 독일의 영국 침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신 질환의 재발을 우려하여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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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탈리 레제

작가, 전시 기획자 및 아키비스트, 현재 동시대 출판기록물 연구소(Institut Memoires de l’edition contemporaine, IMEC) 소장. 1994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배우 겸 극작가 앙투안 비테즈를 기념한 〈연기와 이성(Le Jeu et la Raison)〉전, 2002년 퐁피두 센터에서 롤랑 바르트 자료전, 2007년 퐁피두 센터에서 사뮈엘 베케트 자료전 등, 기획자로서 연극과 문학 분야에 기반한 각종 아카이브 전시들을 이끌었다. 비테즈의 저술들을 문집 『연극에 관한 글 (Ecrits sur le theatre)』(1994~1998)과 단행본 『앙투안 비테즈(Antoine Vitez)』(2018)로 묶어 간행했고, 롤랑 바르트의 콜레주 드 프랑스 강의록 마지막 두 권을 고증해 『소설의 준비(La Preparation du roman)』(2002)로 펴냈다. 장르의 경계를 미묘하게 넘나드는 글쓰기로 창작을 시작, 전기 형식의 예술 에세이 『사뮈엘 베케트의 말 없는 삶(Les Vies silencieuses de Samuel Beckett)』(2006)을 썼고, 여성 예술가 3부작이라 할 세 권의 소설집 『전시(L’Exposition)』(2008; 2020), 리브르앵테르상(Prix du Livre Inter) 수상작 『바버라 로든의 생애에 대한 보유(Supplement a la vie de Barbara Loden)』(2012), 베플레르상(Prix Wepler) 수상작 『하얀 드레스(La Robe blanche)』(2018)를 출간했다. 근작 『푸른 하늘을 따라(Suivant l’azur)』(2020)는 2018년 급작스레 작고한 그의 남편, 극작가 장루 리비에르(Jean-Loup Riviere)를 기리는 애도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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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옥주

한국정치사상과 통일문제를 전공했다. 한국근현대사를 중심으로 한국정치사상과 독립운동가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윤희순 의사’에 관한 연구를 시작으로 미발굴된 여성독립운동가를 연구하며 진정한 민족애와 조국애의 발현을 희망하고 앞으로 연구에 매진할 것이다. 부산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동의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명대학교, 동의대학교, 경성대학교, 동아대학교 강사, 부산대학교 교수, 서일대학교 초빙교수직을 역임하며 한국 여성독립운동가와 그 역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였다. 의병정신선양중앙회 학술자문위원(2013~2015), 애국지사 윤희순의사기념사업회 자문위원(2013~2015), 한국학중앙연구원 디지털 사전편찬위원(2015~2016), 한국보훈학회 지식정보분과위원장(2016~2017), 의병정신선양중앙회 의병정신연구소 연구위원(2016~2018),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영상기록물 선정 평가위원(2018), 서대문형무소 3.1운동 100주년 전시물 설치 평가위원(2018), 3.1운동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등재 국민추진위원회 학술위원(2018~2019), 동아시아국제정치학회 이사(2019), 서울자유시민대학 여성독립운동 강좌 강사(2019), 여성가족부 양성평등부문 자문?평가위원(2019),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위원회 위원(2018~2020), 대통령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인증사업회 인증위원(2018~2020), 국가보훈처 사료수집전문위원(2016~2020),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전시설계 및 전시물 제작설치 평가위원(2020)을 역임했으며, KBS, EBS, JTBC, YTN, MBC 등 다수의 방송사와 협력하여 여성독립운동 프로그램 자문 및 제작 참여를 꾸준히 이어 가고 있다. 2009년부터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며, 여성독립운동학교 대표(2018~ ),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11기 정책위원(2021), 롯데장학재단·민화협 공동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 심사위원(2021), 국가보훈처 보훈콘텐츠 자문위원(2021) 등의 직책도 맡고 있다.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여성독립운동사를 널리 알린 공로로, 한국보훈학회 학술상(2015), 제15회 유관순상(2016), 국가보훈처 표창(2016), 한국보훈학회 공로상(2016), 국무총리표창(2019, 양성평등진흥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2019, 양성평등단체부문) 등을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는 「한국여성독립운동가의 지역 활동 특성에 관한 연구」, 「3.1운동기 여성독립운동가의 활동 특성에 대한 재조명」, 「21세기 인성교육모델‘여학생독립운동’」, 「국채보상운동에서 독립운동까지, 여성구국운동의 재조명」, 「3.1운동기 여성독립운동가의 활동 특성에 관한 연구」, 「북한출생지 여성독립운동가 현황과 보훈정책」, 「대한민국임시정부와 여성광복군」, 「한국여성독립운동과 보훈정신 계승의 과제」, 「안중근 家 여성독립운동: 조마리아, 안성녀, 오항선을 중심으로」 등이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윤희순 평전』, 『윤희순 연구』, 『도산 안창호의 정치철학』, 『강원여성독립운동』, 『한국여성독립운동과 국가보훈』, 『통일의 길, 한국여성독립운동에서 찾다』, 『다산의 인성교육과 실행리더십』, 『인문학 특강』,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 『국채보상운동과 여성구국운동의 재조명』, 『여성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알리다』, 『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 『여성독립운동가 사전 』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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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아

소설가이자 번역가.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서 이화여대 화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대에 등장한 젊은 작가 가운데에서도 그녀는 독특하다. 이화여대 화학과에 입학한 배수아는 국어 과목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던 어느 날 2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는 자의식으로 인해 소설을 쓰게 됐다. 1993년 서점에서 단지 표지가 이쁘다는 이유로 우연히 집어든 문학잡지 [소설과 사상]에 「천구백팔십팔년의 어두운 방」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취미로 글을 쓴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문학적 엄숙주의는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당혹스럽고 생경하며 파격적이다. 배수아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불온하고 불순한 이미지에 둘러싸여 있다. 한결같이 사회로부터 소외당한 늦된 아이들이며 주로 스무살 안팎의 주변적 존재이다. 이들은 사회규범에 적응하지 못하고 진화를 거부하는 인물이며 '스스로 선택한' 이상한 인물이다. 이러한 인물들의 신세대적 일상을 파고들며 신세대적 일상에 숨어 있는 존재의 어둠과 불안, 삶의 이중적 풍경에 대한 감각적 묘사로 일관하다. 체험과 사실성이 강조되던 우리 문학사에서 배수아는 은폐된 존재의 어둠을 탐사하며 독특한 개성을 갖춘 신세대 작가로 성장해왔고, 이제는 미적 성숙의 단계를 완성해가고 있다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는 이지적이면서 자기 주장이 강한 문체를 통해 남녀관계의 속물성을 파헤치고, 독신녀의 시선을 통해 보여지는 경제ㆍ섹스ㆍ결혼관ㆍ자기세계에 대한 솔직하고 쿨한 느낌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 사람의 첫사랑』에서 주인공들은 모두 사회로부터 버림받거나 스스로 추락중이다. 그들의 배후에는 일탈과 파격, 섬뜩한 비애가 차갑게 펼쳐져 있다. 세기말의 쓸쓸함과 밀봉된 희망, 피학적인 아픔이 한꺼번에 만져지는 작품이다. 『붉은 손 클럽』은 외형의 독특함을 넘어, 단자화된 관계에 상처받으면서도 결국 또 다시 사랑을 선택하는 인간의 심리, 사랑의 대상을 향한 비이성적 감성들, 일상에 물든 관계의 지리멸렬함을 포착해 내는 배수아의 섬세한 감성과 날카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배수아의 감각적이고, 이미지적인 글쓰기가 잘 나타나 있다. 『심야통신』은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그녀 특유의 감각 더듬이로 포착하고 있는 창작집이다. 배수아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고 아무것에도 감동하지 않는 일상인의 내부에 꿈틀거리는 목마름과 허기를 이야기한다. 그녀는 후기 산업사회의 일련의 징후를 상징하고 허무주의적 인간형과 이미지와 기호로 점철된 우리 세대의 문제적인 서사 형식을 보여주면서 자기만의 자리, 자기만의 소설을 탄생시켰다. 『철수』는 인간 존재 안의 어둠과 생의 운명적인 폭력 속으로 더 한층 깊이 탐사해 들어가는 배수아 소설의 불온한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섬뜩한 생의 이면을 보아버린 자의 어둡고 서늘한 내면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이바나』는, 소설 속의 '나'가 외국 여행 중에 산 중고 자동차의 이름이다. 또, '그녀'로 불리는 이바나는 여행기를 편집하는 편집자에겐 신비의 여성이다. '이바나'는 어느 도시의 이름이기도 하고, 어느 지방에선 흔한 이름이기도 하다. 자신의 단편집 말미에, 배수아는 '나에게 제목이란 면상의 흉터와도 같아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이 치명적이다. ...... 지금 나는 왜 모든 소설은 예외 없이 제목을 필요로 하는가 회의스럽다.' 고 말했다. 가장 짧은 제목이 가장 좋은 제목이라고도 했는데, 이 소설의 제목 '이바나'는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는 이 '이바나'는 내내 소설 속 화제의 중심인데 비해,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모두 뭉개져 있다. 나, K, B, 산나, Y...... '죽기 전까지는 대도시를 빠져나갈 수 없는 사람들', 그들이 견디는 불면의 밤을 섬뜩하게 그리고 있다. 이 외에도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뱀과 물』, 『밀레나, 밀레나, 황홀한』,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동물원 킨트』, 『이바나』,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 『당나귀들』, 『독학자』, 『훌』, 『에세이스트의 책상』, 『북쪽 거실』, 『올빼미의 없음』, 『서울의 낮은 언덕들』,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등을 썼다. 산문집 『처음 보는 유목민 여인』, 창작집 『푸른 사과가 있는 국도』, 『그 사람의 첫사랑』 등과 장편소설 『랩소디 인 블루』, 『부주의한 사랑』, 『붉은손 클럽』 등이 있다. 또한 몸을 주제로 한 에세이 『내 안에 남자가 숨어 있다』를 펴냈다. 역서로는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W. G. 제발트의 『현기증. 감정들』, 『자연을 따라. 기초시』, 헤르만 헤세의 『나르치스의 골드문트』, 『데미안』 등으로 2003년 한국일보문학상, 2004년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사데크 헤다야트의 『눈먼 부엉이』,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서』, 프란츠 카프카의 『꿈』,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달걀과 닭』과 『G. H. 에 따른 수난』 등이 있다. 전통 소설의 인물과 이야기 중심에서 벗어나 어떻게 서술 자체가 이야기를 만들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인 「무종」을 통해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하였으며, ‘월요일 독서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독특한 문체와 색깔로 열혈 독자군을 거느려 왔던 그녀는 이제 사유하는 문장의 힘으로 새로운 독자들과도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