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새처럼』(포푸라기 그림책)이 출간되었습니다. 함박눈이 내리는 날, 한 아이가 새 발자국이 찍힌 눈길을 걸으며 마음껏 펼치는 상상을 그렸어요. “되풀이해 읽을수록 조금씩 다르게 읽히고 작품 안의 더 큰 사유와 마주하게”(심사평) 되는 작품으로, 시적인 표현으로 반전 메시지를 아름답게 담았습니다. 오늘날 다양한 상황에 놓인 어린이들이 폭력의 세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함박눈이 내리는 때, 『새처럼』이 출간되었어요.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새처럼』은 제2회 창비그림책상 응모작 586편 중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완성된 그림책을 받아 보신 소감이 어떠신가요?
책을 받아 보고 무척 기뻤습니다. 책을 펼치자 제 안의 날개가 펼쳐지는 기분이었어요. 『새처럼』에 저는 소복소복 쌓인 새하얀 눈처럼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을 담고자 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이 넓은 세상에서 자유롭게 꿈꾸며 놀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가님께서는 20여 년 동안 동화, 그림책, 그래픽노블 등 다양한 어린이책에 진솔한 그림을 그려 오셨습니다. 『새처럼』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첫 번째 창작그림책인데요. 이번 작업을 하시면서 느끼신 그림 작가와 그림책작가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새처럼』은 처음으로 글과 그림을 함께 작업한 작품입니다. 작품을 구상할 때 아이들에게 어떻게 메시지가 전달될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림 작가로 그림만 그릴 때에도 진정성은 놓지 않았습니다. 글과 그림을 같이 작업하면서 아이들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의 무게가 한층 묵직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림책은 아이란 흰 종이에 이야기를 아로새기는 것이라고 진솔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그림책을 지었습니다.
2015년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시리아 난민 어린이에 관해 이야기해 주신 적이 있지요. 그 사진을 본 즈음부터 『새처럼』 이야기를 구상하시게 되었나요? 작업의 시작점이 궁금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은 사건이었는데요. 제 아이들 같아서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지금도 그 모습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어디선가 뛰어놀고 있어야 할 아이인데, ‘그곳에서 왜 멈추었니?’라는 탄식이 매번 밀려왔습니다. 그 아이같이 멈춰진 발걸음을 『새처럼』의 이야기로 이어 나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금도 전쟁의 포화 속에 많은 아이들이 멈추고 있습니다. 독자 분들이 이 책을 통해 평화로운 세상을 꿈꿨으면 좋겠습니다.
『새처럼』의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그림이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그림의 여백이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 준다고 생각해요. 심사위원은 “이 작품만의 고유한 집중력”에 호평을 보내기도 했는데요. 지금의 화풍을 얻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그림 작업을 할 때마다 잘 그려야겠다는 욕심이 많았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마다 그 작품에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야 했기에 공력도 많이 들였습니다. 어쩌면 그런 과정이 저를 조금씩 발전시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창작그림책을 지으려고 할 때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진솔하게 다가가자.’ 작품 속에 오로지 아이의 마음을 담으려 하니 예쁘고 멋진 그림들은 거추장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넓은 공간에서 뛰어놀 때 방해되는 모든 것을 걷어 내어 아이와 새 발자국이 잘 보이게 하였습니다.
『새처럼』에서 가장 아끼시는 장면, 가장 고민이 많았던 장면을 꼽아 주신다면요?
이야기 속에 많은 의미를 감추었는데요. 그 의미가 아이들 생각을 가로막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심사위원님들께서 그 의미를 잘 짚어 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아이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책에 담긴 많은 의미를 한꺼번에 다 알 필요는 없다고요. 빨간 모자를 쓴 아이의 여정에 다정한 친구처럼 함께하면 그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지 않을까요? 책을 보며 하는 여러 가지 상상 놀이도 값진 경험이 될 거예요.
제가 가장 아끼는 장면은 아이가 친구들을 기다리다 우연히 눈밭에 찍힌 새 발자국을 보았을 때입니다. 아이가 새 친구를 만난 순간이니까요. 아이들의 세상은 모든 것이 처음이고 순간순간이 찬란한 탄생입니다.
어떤 분들이 『새처럼』을 보면 좋을까요?
아이들이 즐겁게 보며 책 속의 아이들과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른들도 함께 책을 보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어른들은 아이들의 작은 몸과 같이 마음도 작다고 여길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른들의 세상은 점점 작아지고 아이들의 세상은 우주처럼 넓고 별처럼 반짝입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의 마음을 느끼고 함께 날개를 펼쳐 날았으면 합니다.
앞으로 어떤 그림책을 만들고 싶으신가요? 최근의 관심사도 궁금합니다.
그림책을 만드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낳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진솔하게 다가가 함께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 또한 어린아이가 되어 여러분에게 반가운 친구가 되려 합니다. 작은 돌이라 할지라도 마음을 다해 귀 기울이면 뜻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 이야기를 아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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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처럼
출판사 | 창비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