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이면 떠오르는 키워드, 다이어트와 운동입니다. 연말에 다들 살이 찐다는 연구 결과를 감안하면 체중 감량으로 시선이 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미국 터프츠대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연말연시 휴일 기간에 사람들의 체중은 평균 0.4kg이 증가합니다. 이미 과체중인 사람의 경우는 증가 폭이 더 커서 원래 체중에 평균 2.3kg이 더해지죠. 고작 0.4kg이라고 웃어넘기기 어려운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연말 휴일 동안 불어난 체중이 1년 체중 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하며, 매년 축적되어 중년 이후 과체중과 비만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까요. 그러니 살을 빼긴 빼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작정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읽어보면 좋은 책 네 권을 소개합니다.
제시 인차우스페 저/조수빈 역/조영민 감수 | 아침사과
혈당 스파이크를 막아야 더 건강하게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 들어보셨죠?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00만 명이 넘는 프랑스의 생화학자 제시 인차우스페는 이 분야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플루언서에요. 그래프를 통해 눈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오렌지 주스와 생 오렌지를 먹었을 때의 차이, 과일이나 도넛을 식전에 먹을 때와 식후에 먹을 때 혈당 변화가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혈당 스파이크는 아직 공식 전문용어는 아니지만 다이어트에 유용합니다. 연속혈당계를 착용하고 음식과 식사 패턴에 따라 나의 혈당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면 식사 습관을 바꾸기 더 쉬워져요. 좋아하는 음식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해 보길 권합니다.
허먼 폰처 저/김경영 역/박한선 감수 | 동녘사이언스
아무리 운동해도 살이 안 빠지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요. 운동으로는 하루 소비 칼로리가 늘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하루 14km를 걷는 하드자족 남성과 매일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도시인의 소비 칼로리는 동일하다는 사실! 책의 저자이며 진화인류학자인 허먼 폰처가 동료 과학자들과 함께 실제 연구로 밝혀낸 결과입니다. 다소 두꺼워 보이는 책이지만 연초에 읽어두면 올해 다이어트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과학적 발견이 빼곡합니다. 나이 든다고 무조건 살이 찌는 건 아니라는 점, 운동해도 살이 빠지진 않지만 그게 바로 운동해야 하는 이유라는 점만 알아둬도 운동에 대한 새로운 의지가 불타오를 거예요. 상식을 뒤집으면 어렵게만 보였던 운동과 다이어트 문제가 술술 풀립니다.
정재훈 저 | 동아시아
비만 치료제 신약 위고비가 드디어 국내에도 출시되었습니다. 신약은 대체 어떤 방식으로 체중 감량을 돕는 걸까요? 약으로 살을 빼면 부작용은 없을까요? 약을 사용하게 된다면 언제까지 써야 할까요? 이제껏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비만 치료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면서 앞으로 달라질 다이어트의 미래에 대해서도 들여다보는 책입니다. 약에 대한 앞부분 설명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소식과 운동의 실천 방법에 대한 뒷부분 이야기를 먼저 보는 것도 좋아요. 소식이 우리의 건강 면에서만 아니라 지구 환경을 위해서도 중요한 이유를 알고 나면 다이어트에 대한 시각이 달라질 거예요. 새해에는 금방 포기하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나와 지구를 위해 평생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시작할 수 있기를!
에블린 트리볼리, 엘리스 레시 저/정지현 역 | 골든어페어
장기적 다이어트 성공률은 매우 낮아요.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5년 안에 감량한 체중의 80% 이상이 돌아온다고 하죠. 힘들게 다이어트 했다가 살찌는 일을 반복하느니 다이어트를 그만두는 게 낫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엄격한 규칙에 얽매이지 말고 내 몸이 보내는 배고픔과 배부름 신호에 따라 먹고 싶은 것을 죄책감 없이 즐기라는 거죠. 영양전문가 에블린 트리볼리와 엘리스 레시는 유행 다이어트보다 직관적 식사가 훨씬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 책에서 ‘직관적 식사’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기도 했죠. 긍정적 신체 이미지 형성과 자존감 향상에 직관적 식사가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다이어트에 지친 사람이라면 먹는 즐거움을 누리면서도 건강한 몸을 가꾸기 위해 꼭 살펴봐야 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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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약사이자 푸드라이터. 주변 사람들이 푸드파이터인지 푸드라이터인지 헷갈려 할 정도로 먹는 일에 진심이다. 캐나다 이민 시절 100kg 직전까지 체중이 불었다가 20kg 이상 감량하면서 음식 환경이 체중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을 실감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정재훈의 생각하는 식탁』, 『정재훈의 식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