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새해 다이어트 성공을 위해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정재훈 푸드 라이터가 추천하는 네 권의 책.
글ㆍ사진 정재훈
2025.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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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월이면 떠오르는 키워드, 다이어트와 운동입니다. 연말에 다들 살이 찐다는 연구 결과를 감안하면 체중 감량으로 시선이 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미국 터프츠대 연구팀의 조사에 따르면 연말연시 휴일 기간에 사람들의 체중은 평균 0.4kg이 증가합니다. 이미 과체중인 사람의 경우는 증가 폭이 더 커서 원래 체중에 평균 2.3kg이 더해지죠. 고작 0.4kg이라고 웃어넘기기 어려운 이유가 또 하나 있습니다. 연말 휴일 동안 불어난 체중이 1년 체중 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하며, 매년 축적되어 중년 이후 과체중과 비만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니까요. 그러니 살을 빼긴 빼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작정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읽어보면 좋은 책 네 권을 소개합니다.



『글루코스 혁명』

제시 인차우스페 저/조수빈 역/조영민 감수 | 아침사과


혈당 스파이크를 막아야 더 건강하게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얘기 들어보셨죠?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500만 명이 넘는 프랑스의 생화학자 제시 인차우스페는 이 분야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플루언서에요. 그래프를 통해 눈으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오렌지 주스와 생 오렌지를 먹었을 때의 차이, 과일이나 도넛을 식전에 먹을 때와 식후에 먹을 때 혈당 변화가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으로 설명합니다. 혈당 스파이크는 아직 공식 전문용어는 아니지만 다이어트에 유용합니다. 연속혈당계를 착용하고 음식과 식사 패턴에 따라 나의 혈당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면 식사 습관을 바꾸기 더 쉬워져요. 좋아하는 음식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다이어트에 성공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 책으로 시작해 보길 권합니다.      

 


『운동의 역설』

허먼 폰처 저/김경영 역/박한선 감수 | 동녘사이언스

 

아무리 운동해도 살이 안 빠지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요. 운동으로는 하루 소비 칼로리가 늘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하루 14km를 걷는 하드자족 남성과 매일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도시인의 소비 칼로리는 동일하다는 사실! 책의 저자이며 진화인류학자인 허먼 폰처가 동료 과학자들과 함께 실제 연구로 밝혀낸 결과입니다. 다소 두꺼워 보이는 책이지만 연초에 읽어두면 올해 다이어트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과학적 발견이 빼곡합니다. 나이 든다고 무조건 살이 찌는 건 아니라는 점, 운동해도 살이 빠지진 않지만 그게 바로 운동해야 하는 이유라는 점만 알아둬도 운동에 대한 새로운 의지가 불타오를 거예요. 상식을 뒤집으면 어렵게만 보였던 운동과 다이어트 문제가 술술 풀립니다.      

 


『소식의 과학』

정재훈 저 | 동아시아


비만 치료제 신약 위고비가 드디어 국내에도 출시되었습니다. 신약은 대체 어떤 방식으로 체중 감량을 돕는 걸까요? 약으로 살을 빼면 부작용은 없을까요? 약을 사용하게 된다면 언제까지 써야 할까요? 이제껏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비만 치료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보면서 앞으로 달라질 다이어트의 미래에 대해서도 들여다보는 책입니다. 약에 대한 앞부분 설명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소식과 운동의 실천 방법에 대한 뒷부분 이야기를 먼저 보는 것도 좋아요. 소식이 우리의 건강 면에서만 아니라 지구 환경을 위해서도 중요한 이유를 알고 나면 다이어트에 대한 시각이 달라질 거예요. 새해에는 금방 포기하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나와 지구를 위해 평생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시작할 수 있기를!

 


『다이어트 말고 직관적 식사』

에블린 트리볼리, 엘리스 레시 저/정지현 역 | 골든어페어


장기적 다이어트 성공률은 매우 낮아요. 여러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5년 안에 감량한 체중의 80% 이상이 돌아온다고 하죠. 힘들게 다이어트 했다가 살찌는 일을 반복하느니 다이어트를 그만두는 게 낫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엄격한 규칙에 얽매이지 말고 내 몸이 보내는 배고픔과 배부름 신호에 따라 먹고 싶은 것을 죄책감 없이 즐기라는 거죠. 영양전문가 에블린 트리볼리와 엘리스 레시는 유행 다이어트보다 직관적 식사가 훨씬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 책에서 ‘직관적 식사’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기도 했죠. 긍정적 신체 이미지 형성과 자존감 향상에 직관적 식사가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다이어트에 지친 사람이라면 먹는 즐거움을 누리면서도 건강한 몸을 가꾸기 위해 꼭 살펴봐야 할 책입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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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코스 혁명

<제시 인차우스페> 저/<조수빈> 역/<조영민> 감수

출판사 | 아침사과

운동의 역설

<허먼 폰처> 저/<김경영> 역/<박한선> 감수

출판사 | 동녘사이언스

다이어트 말고 직관적 식사

<에블린 트리볼리>,<엘리스 레시> 공저/<정지현> 역

출판사 | 골든어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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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약사이자 푸드라이터. 주변 사람들이 푸드파이터인지 푸드라이터인지 헷갈려 할 정도로 먹는 일에 진심이다. 캐나다 이민 시절 100kg 직전까지 체중이 불었다가 20kg 이상 감량하면서 음식 환경이 체중에 미치는 강력한 영향을 실감했다. 그동안 쓴 책으로 『음식에 그런 정답은 없다』, 『정재훈의 생각하는 식탁』, 『정재훈의 식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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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먼 폰처

듀크대학교 진화인류학과 조교수. 탄자니아의 수렵채집인 하드자족, 그루지아에서 발굴된 인간 화석, 우간다 숲의 침팬지를 현장에서 20년간 연구해왔다. 인간의 몸에서 일어나는 에너지의 변화를 연구해 발표한 논문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에너지학(Energetics)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특히 운동과 다이어트에 관해 기존의 상식을 뒤집는 연구로 학계와 대중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스타덤에 올랐다. 2017년, 수렵채집 생활을 하는 하드자족과 앉아서 일하는 사무실 직원의 하루 에너지 소모량이 거의 비슷하다는 ‘운동 역설(Exercise Paradox)’을 주장해 화제가 됐다. 신체적으로 더 활발하고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활동량이 적은 사람들보다 칼로리를 더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 연구는 수많은 논란을 낳으며 국내 에도 소개되었다. 《운동의 역설》은 이 연구를 집대성한 첫 저서이다. 또한 숲에서 여유롭고 정적인 생활을 하는 침팬지나 보노보, 고릴라, 오랑우탄이 왜 심혈관계 질환에 거의 걸리지 않는지 의문을 품고 우간다 숲에서 유인원을 연구해 인간의 몸이 운동을 위해 진화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2015년에 발표한 ‘인간이 낼 수 있는 에너지의 한계치’를 연구한 논문도 유명하다. 마라톤과 사이클 등 지구력을 겨루는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에너지 소비량을 분석해 지속적으로 격렬한 신체 활동을 오래 하더라도 인체는 휴식 상태에서 소모하는 열량의 2.5배 칼로리를 소모하는 선을 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2021년에도 통념을 깨는 연구를 계속 진행해 인간은 신체 생리가 다른 유인원보다 물을 덜 쓰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사실과, 20대처럼 한창인 시기보다 생후 1년 아기의 신진대사가 훨씬 활발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저명한 과학저널 《네이처》와 《사이언스》와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비만학회(The Obesity Society)》, 《미국 스포츠 의학학회(American College of Sports Medicine)》 등 유수의 잡지에 활발하게 논문을 게재하고 있다. 뉴욕에서 열린 2017년 세계 과학축제(The World Science Festival)에 참여해 ‘칼로리 소모’에 관해 발표했으며, 뉴욕 공영방송 프로그램인 <진실 밝히기(Uncovering the Truth)>에 스토리텔러로 참여하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폰처 연구팀의 연구는 발표될 때마다 , , ,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슈피겔》 등 국제 미디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