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원 센터장
외과 의사 ‘도우리’는 실수도 많고, 때로는 자신의 한계에 부딪혀 고민하지만 그 과정에서 의사로서의 사명감과 진정한 팀워크를 배워 나가며 점차 더 큰 용기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진정한 의료진으로 성장해 나간다.
‘외상 센터’와 ‘닥터 헬기’를 소재로 한 『열세 살 외과 의사 도우리』는 정경원 아주대학교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이 기획한 어린이를 위한 의학 동화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가장 어려운 곳에 있는, 가장 취약한 이들의 생명을 소생하는 이 일을 이어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먼저 궁금할 독자들에게 교수님을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아주대병원 외상센터에서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정경원입니다. 외상외과의로서, 많이 다친 외상 환자들을 수술하고 치료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헬기를 타고 현장에 직접 나가 환자를 치료하기도 합니다.
의사라는 꿈을 가지게 된 계기와 그 꿈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초등학생 때,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던 아프리카의 성자, 슈바이처 박사의 전기를 읽고 막연하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도중에 여러 가지 사정으로 한때 그 꿈을 포기할 뻔하기도 했어요. 다행히도 어려운 시절을 지나며 다시 꿈을 되찾게 되었고, 어렵사리 의대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의대 생활은 힘들었지만, 이 길을 선택한 것을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제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기쁘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제는 외상외과 의사의 자리까지 왔죠.
많은 의사 중 왜 외과 의사, 그중에서도 외상외과 의사를 선택하셨나요.
여러 전문 분야 중에서도 환자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가 외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놓인 사람들에게 제가 직접 손을 대서 환자를 돕고 살릴 수 있는 외상외과에 매력을 느꼈죠. 한때는 우리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있는 다른 나라에서 의료로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과 계획을 꿈꿨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외상 외과의로 일하게 되면서, 먼 곳 다른 나라가 아니더라도 제가 만나는 중증외상환자들과 이곳 외상센터가 제가 꿈꾸고 계획하던 바로 그곳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 외상센터에 이송되어 오는 환자들과 그들의 동료나 가족들 모두가 항상 우리보다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분명하거든요.
다양한 사고와 환자들을 마주하시는 동안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교수님의 자부심과 신념을 더욱 단단히 만들어준 사례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외상 환자들은 각자 다친 사연과 처한 상황이 기억에 강렬히 남습니다. 그들의 인생과 이야기가 마음에 깊이 새겨지죠. 가장 인상 깊었던 사례를 꼽자면, 젊은 학생들이 사고로 위중한 상태에 빠졌다가 치료를 통해 회복되는 모습을 들 수 있겠네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회복되는 과정을 통해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나면 새로운 꿈을 품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들이 성숙해지고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습니다.
또한 외래 환자 중에는 5년에서 10년 이상 꾸준히 찾아오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삶이 치료를 통해 새롭게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며 자부심과 보람을 느낍니다. 이런 순간들이 제가 가진 신념을 더욱 단단히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닥터 헬기
교수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생각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실적으로 외과 의사, 특히 외상외과 의사는 수가 부족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외상외과와 외상센터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우리 일에 동참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을 어린이들에게도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외상외과 의사의 역할과 가치를 알게 되고, 이 일을 꿈꾸며 희망을 품을 수 있었으면 합니다.
『열세 살 외과 의사 도우리』를 통해 많은 어린이 독자들이 미래의 외상외과 의사를 꿈꾸게 될 것 같아요. 그런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다면, 무작정 '의사가 되겠다'라는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왜 의사가 되려고 하는지, 그리고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충분히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의 본질은 '아픈 사람을 돌보고 치료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본질에 맞는 길을 선택하고 나아간다면, 더 의미 있고 보람된 의사의 삶을 살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의 계획, 혹은 교수님께서 꿈꾸는 외상외과의 미래가 있으시다면 살짝 소개해 주세요.
앞으로 당분간은, 아직 저의 도움이 필요한,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처치를 받으면 살 수 있는 예방 가능한 사망 환자들의 생환을 돕기 위해 일할 계획입니다. 외상 외과의로서 중증외상환자들에게 소생술을 시행하고, 후배 의료진들을 가르치며, 질 높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체계를 더 확립해 나갈 것입니다. 당연히 헬기에도 몸을 싣게 되겠죠.
2024년 아주대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되어 치료받은 외상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이 2%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전국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은 여전히 10%가 넘습니다. 제가 외상외과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전국 예방 가능 외상 사망률이 30%가 넘었던 것을 생각하면, 10여 년 사이에 많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10~15%에 이르는, 적절한 처치를 하면 살 수 있는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 환자들이, 이제 거의 0% 예방 가능 사망률에 다다르고 있는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와 같은 곳으로 적절한 시간에 이송되어 적절한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외상외과를 더 알리고 전파할 생각입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열세 살 외과 의사 도우리 1
출판사 | 아울북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