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본질을 포착해 극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작가 강경수의 그림책 『세상』이 출간되었다. 한 아이가 태어나 성장하며, 세상 속 자신의 존재를 정립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집에서부터 출발해 우주까지 확장되는 큰 스케일과 극적인 연출, 박진감 있는 전개가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주인공 아이가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어 모험을 떠나는 모습이 감동을 선사한다.
『세상』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꽃을 선물할게』, 『눈보라』에 이어 타인과의 관계와 '나다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철학 그림책이에요. 작가님의 신간을 반가워하실 독자분들께 책 소개와 함께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그림책작가 강경수입니다. 오랜만에 그림책 『세상』으로 여러분들에게 인사드립니다. 『세상』은 말 그대로 한 아이가 세상을 처음 마주하고 살아가는 것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에서 주인공 아이가 처한 상황 설정이 독특하고, 양육자인 '커다란 손'이 갖는 상징적 의미도 다양합니다.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에 순식간에 빠져들어 읽게 되는데요. 어떻게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셨나요?
예전에 아주 작은 크기의 더미북을 만든 적이 있었습니다. 제목은 ‘갇힌 남자’인데요. 남자는 작은 집에서 태어나 자신이 갇혔다는 걸 깨닫게 되고 그 이후로 탈출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지적인 존재가 손으로만 나타나 남자의 탈출을 매번 막습니다. 남자가 결국 노인이 되어 탈출하게 되는 이야기였는데, 인간의 자유 의지에 관해서 말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를 조금 바꿔서 이번 그림책으로 탄생시켰습니다.
개체의 선 위주로 표현하시면서 노랑과 검정만을 사용한 그림이 이야기에 집중하게끔 합니다. 노란색은 작품 후반부에 등장하는 우주의 별과도 연결되면서 아이의 세계를 감싸 안는 빛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이런 화풍으로 작업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림이 조금 단순하게 변하는 것 같습니다. 라인 드로잉, 혹은 크게 면으로 그리는 그림들에 마음이 갑니다. 말씀하셨듯이 이야기에 조금 더 집중하게 하는 효과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작품 속 프레임 사용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창문의 프레임을 통해 공간감이 구현되고 독자는 공간의 바깥을 상상해 보게 됩니다. 『세상』의 화면을 연출하실 때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표현하려고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프레임을 통해 좁은 공간, 혹은 단절된 공간을 보여 주고자 했습니다. 그 이상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거나 상상할 수 없게끔 해서 아이가 집을 벗어났을 때 집 안에서 봤던 모습과 이질감이 들었으면 했습니다. 아이가 본 적 없는, 집의 반대편은 도시화되어 있고 아이가 집 안에서 보던 자연은 넓게 펼쳐집니다. 이런 공간 연출로 세상은 아이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주인공 아이가 성장해 자기만의 길을 떠나는 모습이 감동을 선사합니다. 알을 깨고 진짜 자신의 세상을 찾아 떠난다는 점에서 『데미안』이 떠오르기도 하고요. 세상에 나아갈 어린이, 그리고 아이의 독립을 앞둔 양육자에게 들려주시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한마디로 요약해서 답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이들마다 개성이 다르고 성격과 대응 방법 역시 제각각입니다. 그러나 각자가 가진 벽을 깨는 일은 불가피할 것입니다. 벽이 깨어지는 과정에서 갈등과 오해도 생겨나겠지요. 하지만 하나의 인격이 완성되는 데 그러한 요소들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사슴이 죽고 흉측하게 썩어 가지만 그것을 자양분으로 들판에 꽃이 피는 것처럼 아이와 부모의 갈등은 찰나의 반목이 아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밑거름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결국 부모는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인식하고 떠나보내야 할 때가 오겠지요. 커다란 손처럼 아이를 응원하면서요.
그림책, 동화, 동시, 그래픽노블, 청소년 소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하고 계신데요. 그림책 작업은 작가님께 어떤 의미를 갖는지 궁금합니다.
그림책 작업은 저에게 있어 출발점입니다. 처음 세상을 향해 무언가를 이야기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많은 작업을 했지만 결국 마지막으로 제게 남는 것은 그림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계신 주제와 앞으로의 작업 계획도 여쭤 보고 싶습니다.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장르는 ‘호러’입니다. 어린이책 분야에서 코믹 공포 작품을 만들 생각입니다. 그림책으로는 인생의 전반적인 주제에 관해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이 듦이나 이별 같은 좀 슬픈 것들이 떠오르는 중입니다. 제 상황에 비추어 이야기를 떠올리는 듯합니다. 하하.
앞으로도 힘닿는 데까지 책을 열심히 만들고 싶습니다. 작가로서 여러분 옆에 오래 남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계속 좋은 책을 들고 독자 여러분과 만나길 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