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이재준 박사는 그의 첫 저서 『세계 정세가 한눈에 읽히는 부의 지정학』를 통해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지정학을 투자라는 새로운 시선에서 들여다보았다. 저자의 정치·경제·지리·역사를 넘나드는 통찰을 따라 세계 경제 패권 구도의 변화 흐름을 훑다 보면 위기의 이면에 감춰진 시그널을 한눈에 포착하는 1%의 관점과 함께, 불확실성 속에서 남들보다 선제적으로 부의 기회를 찾을 수 있는 힌트까지 단번에 체득하게 될 것이다.
『세계 정세가 한눈에 읽히는 부의 지정학』으로 책을 통해 처음 독자들과 만나게 되셨는데요. 먼저 저자님의 간단한 소개와 함께, 출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리 역사에서는 억울하게 국민들이 목숨을 잃었던 일이 많았습니다. 외세의 공격으로 인해 국민들은 귀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국제정치, 안보, 지정학 분야에 관심을 두고 공부해 왔습니다. 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나아가 경제적 기회를 확대할 수 있는 길이 정치학에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정치외교학부로 통합된 서울대 정치학과에 입학해 학부, 석사, 박사 과정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후 외교부 출연 연구기관인 제주평화연구원에서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전쟁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에서 전임 연구자로서 국가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이는 경제, 산업, 안보를 융합해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 출간한 ‘세계 정세가 한눈에 읽히는 부의 지정학’은 제가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집필한 것이어서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와 지정학을 연결한 책의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지정학은 어떤 개념이고 최근 왜 지정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는지 독자들을 위해 설명해주신다면요?
국가 간 관계가 안정적이고 평화로웠다면 지정학은 다시 주목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지정학은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출현한 학문입니다. 어쩌면 지정학은 세계가 직면한 전쟁의 위협과 공포를 먹고 자라난 학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정학은 지리적 요인이 국가 간 군사와 안보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대륙 세력'과 '해양 세력'이라는 용어도 지정학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지정학의 귀환'이라는 표현이 유행처럼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가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대만 문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세계 곳곳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세계 경제의 번영을 위태롭게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기존 지정학 책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어떤 부분에 특히 중점을 두고 집필하셨는지 언급해주신다면요.
기존의 지정학 책들은 과거부터 있었던 지정학 이론을 시기별로 정리하거나, 각국의 정치 상황과 국제 관계를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책이 기존의 책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경제, 투자, 산업의 관점에서 지정학을 바라보았다는 것입니다. 국가 간 갈등이나 분쟁, 각국의 정치적 상황이 경제와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것이 투자에 어떻게 참고될 수 있는지를 고민하며 집필했습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한 지정학 책이 아니라 경제투자서로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한반도와 세계 경제에 가장 영향력이 큰 현안들과 리스크를 지역별로 분석해 주셨는데요. 저자님께서 특히 주의 깊게 보고 계신 리스크는 무엇인가요?
모든 지정학적 위험 요인을 주시해야 하지만, 제가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미·중 전략 경쟁 리스크입니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미국과 중국에 모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어, 이 경쟁으로 인해 다양한 경제적 위험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 기업이 선택의 기로에 선다면 결국 미국을 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수출이나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리스크를 해소한 기업은 그만큼 투자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미·중 전략 경쟁에 따라 한국의 조선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해양을 중심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며 트럼프 2.0 시대가 열리게 됐습니다. 책에서도 크게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기조의 두 갈래로 앞으로의 흐름 예측을 해주셨는데요. 이 부분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신다면요.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는데, 이는 일종의 고립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맹국에 대한 지원과 신뢰보다는 미국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에 초점을 맞춘 정책입니다. 미국이 세계 분쟁에 개입해 재정을 낭비하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미국의 고립주의가 세계 질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2.0의 또 다른 핵심 키워드는 보호무역주의입니다. 그는 저학력 노동자들이 밀집한 러스트 벨트에서 승리하며 권좌에 복귀했으며, 이들의 일자리를 위해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 수단으로 트럼프는 고율의 관세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은 상당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과 불안이 큰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개인 혹은 기업 특히 투자자들이 어떤 마인드셋을 가지면 좋을지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결국 투자는 미래에 일어날 일들을 가늠하는 데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재에만 매몰되면 현재가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이해하면, 현재의 모습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나타나는 변화의 가능성을 포착해야 미래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만 바라본다면 이런 가능성을 조기에 알아채기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경제경영서 독자뿐 아니라 국제정치나 현대사에 관심 있는 분들께도 매력적인 책일 것 같아요. 독자들에게 어떤 책으로 가 닿길 바라시나요? 혹은 어떤 분들이 꼭 읽으면 좋을지 독자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복잡한 국제정세를 최대한 쉽게 풀어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책이 투자자와 기업인들에게 유용한 참고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예전에 여의도 증권회사에 다니는 친구가 자신의 주요 업무가 매일 국제정치 자료를 정리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는 투자에서 정치적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기업인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슈입니다. 최근에는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최고정치책임자(CPO)라는 용어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정치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역할이 최고경영자 수준으로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또한, 학생들이 이 책을 많이 읽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책 중간중간 국제정세와 관련된 주요 용어를 박스 형식으로 설명해 두었기 때문에, 독자들은 국제정세뿐 아니라 정치학 지식을 현재 상황과 연결해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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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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