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시게 푸르른 봄날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나요?

<FONT color=#0084a0>곽선영
</FONT>봄이 되면 동물원에 가야죠! 저는 봄이면 종종 혼자서라도 동물원에 가곤 해요. 혼자서 멀리 여행 가는 것은 쉽지 않으니까, 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서울대공원에 가는 걸 좋아해요. 넓은 동물원 위로 하늘은 탁 트여 있고, 꽃도 있고 바람도 솔솔 불면 기분이 좋거든요. 게다가 봄이면 동물원으로 소풍 나온 유치원생들이 짹짹거리며 뛰노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제가 어릴 때부터 동물원을 좋아했다고 들었는데, 커서 일하면서도 머리도 식히고 두 눈 가득 즐거움을 담기 위해 동물원에 가요. 음, 동물들 중에 북극곰이나 기린을 좋아하는데, 큰 동물들이 제 눈앞에 있는 걸 보면 신기한 기분이 들곤 해요. 먼 외국 땅에서 이곳까지 와서 제 앞에 존재하고 있다는 게 말이죠. 곧 따뜻한 봄날이 오면 친구와 함께든 혼자서든 동물원에 갈 거예요.

<FONT color=#0084a0> 김준현
</FONT>지리산 중산리라는 곳이 있어요. 언젠가는 다시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봄이 오면 중산리에 오르고 싶어요. 중산리를 처음 가본 건 고등학교 때예요. 그 나이 때는 친구들끼리 어디로든 여행을 가고 싶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친구들하고 일탈을 해보자, 하고 여행을 간 곳이 거기에요.(웃음) 그 후 대학에 가서도 종종 찾곤 했는데 그동안 쭉 일본에서 활동하느라 가보질 못했네요. 제가 중산리를 좋아하는 이유는 산을 오르고 나면 물론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깨끗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요즘 머릿속이 복잡해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딱 좋을 것 같아요. <지킬 앤 하이드>에 오랫동안 참여하다 보니 리프레시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고요. 옛 추억도 살리고, 마음을 새롭게 다잡을 겸 이번에 2박 3일, 정 안 되면 1박 2일 짧게라도 여행을 다녀오고 싶네요.

<FONT color=#0084a0>김대종
</FONT>영월에 가면 어라연이라고, 동강 상류에 작은 바위섬 같은 데가 있어요. 동강에서는 래프팅을 많이 하지만 강줄기를 따라 트레킹을 하는 게 정말 좋아요. 저는 1999년에 처음으로 가보고, 이후로도 몇 번 다녀왔는데 갈 때마다 느낌이 조금씩 달라요. 천천히 걸으면 한 시간에서 두 시간쯤 걸릴 텐데, 그리 험한 길도 아니고 지루하다면 지루할 만한 코스이지만 강 옆의 자갈길을 따라 걸으면서 절벽이 이룬 경치를 보는 것만으로도 무척 좋답니다. 대학 때 황지우 선생님께 강의를 듣던 시절, 학우들과 함께 그곳에서 시도 쓰고 낭독도 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썼던 시라고 해봐야 지금 생각해보면 민망한 내용이지만, 서로의 글을 읽기도 하고 시를 쓴 종이는 배 모양으로 접어서 강물에 흘려보내며 감상을 나누곤 했어요. 그 모습이 참 예뻤죠. 그곳을 떠올리면 비밀스런 사연을 두고 와놓고, 다음에 다시 찾으러 가는 기분이 든달까요. 아무튼 제가 좋아하는 곳인데, 다음에는 세 살배기 아들도 데려가고 싶네요. 아들이 좀 더 큰 후에 같이 가면 또 다른 느낌이겠죠? 처음 어라연에 갔을 때가 늦가을이었는데, 단풍이 짙게 물들어 있어서 가을에 가장 아름다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재작년엔 봄에 갔더니 그때가 더욱 멋지더라고요. 올봄에도 시간이 된다면 다시 가고 싶네요.

<FONT color=#0084a0>강태을
</FONT>봄, 여름, 가을, 겨울 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봄을 제일 좋아하는 계절로 꼽을 테지만, 제게는 ‘봄’의 의미가 더욱 특별해요. ‘봄’이라는 단어에 위로를 받는다고 해야 할까요. 그리고 ‘봄’ 하면 딱 떠오른 단어가 잔디에요. 요 몇 달 계속 연습실에서 지내다보니 자연광을 쏘일 일이 없으니까 햇볕이 그립기도 하고, 봄이 되면 따스한 햇볕과 잔디가 있는 곳으로 여자친구하고 소풍을 가고 싶어요. 도시락은 제가 준비하고요. 전 제가 준비하는 타입이거든요. 왜냐면 내가 먹고 싶은 걸 먹어야 하니까.(웃음) 소풍을 가서 어렸을 때 좋아했던 땅따먹기나 동서남북 같은 게임을 하면서 마음 편히 쉬는 거죠. 그런데 그러려면 그 전에 여자친구부터 만들어야 할 텐데….

<FONT color=#0084a0>임기홍
</FONT>봄! 딱 하루라도 좋으니 아무도 없는 섬에 가고 싶어요. 봄에 하고 싶은 일치곤 좀 생뚱맞은가요? 하하하. 솔직히 계절을 떠나서, 작년부터 계속 공연만 하다보니까 섬에 가서 조용히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있거든요. 마음이 복잡할 때는 한번씩 여행을 떠나는 편인데 추울 때 가면 너무 고생이니까 따뜻하게 날이 풀리면 가고 싶어요. 핸드폰을 끄고 이를 모름 외딴섬에 가서 마음을 정화하고 오는 거죠.

<FONT color=#0084a0>배해선
</FONT>자, 제가 가고 싶은 곳을 맞춰보세요. 봄 향기 가득 묻어나는 바람이 불고, 봄에는 노오란 유채 꽃밭이 유명한, 부담 없는 높이의 산이 있는 섬이에요. 하하, 제주도죠. 제주도엔 지인들이 있어 몇 번 다녀왔는데, 특히 봄이 참 좋더라고요. 제주도 햇살 좋은 거 아세요? 햇살이 정말 눈부셔요. 그런 햇살 아래 해안도로를 따라 걸고 싶고, 자전거 타고 싶고. 아, 그리고 침엽수림이 쭉 펼쳐지는 아름다운 사려니 숲길도 아주 예쁘답니다. 이번에 <시크릿 가든>에도 나왔더라고요. 친구든, 함께 공연하는 동료든, 부모님이든 누구든 함께 갔으면 좋겠어요. 가서 제일 하고 싶은 일은 부서지는 햇살 아래 바닷바람을 맞으며 걷고 싶다는 거예요. 함께 가실 분?
<FONT color=#000000>*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0호 2011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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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000000>*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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