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만 부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우울할 땐 뇌 과학』의 저자 앨릭스 코브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우울할 땐 뇌 과학』이 우울증에 대한 신경 과학적 지식을 전했다면, 이번 『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은 가장 쉽고 빠르게 우울감을 줄이는 '사용 설명서' 같은 책이다. 최고의 정신 건강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46가지 과학적인 우울증 해결책이 담겼다. 유례없는 전염병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이 시대에 저자는 우선 "이 감정이 당연한 것임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한다. 부정적인 감정이 찾아올 때, 이 기분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어떻게 우울감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 그 해결책을 믿음직한 '우울증 전문가' 앨릭스 코브에게 물었다.
전작 『우울할 땐 뇌 과학』은 우울증에 대한 뇌 과학적 근거와 해결책을 제시했는데요. 이번 책은 'Toolkit'라는 제목에 걸맞게 바로 행동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어떤 필요성에 의해 이 책을 집필하게 되셨나요?
『우울할 땐 뇌 과학』은 우울증을 겪는 사람의 뇌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전반적으로 설명하는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접근 방식이 독자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46가지의 구체적인 실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울증에 빠지면 사소한 행동도 버겁게 느껴지는데요. 그런 독자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집필 시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요?
항상 독자들이 '왜' 작은 실천이 중요한지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생각의 전환으로 주체 의식을 기를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가령 이런 작은 실천을 통해 운동이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우울한 생각에 빠지면 그 기분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와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아갈 빠른 방법이 있을까요?
단시간에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방법은 많습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기'가 그중 하나죠. 다른 곳으로 주의를 분산시키는 것도 또 다른 방법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오로지 어떻게 하면 주어진 상황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을지에만 초점을 맞추는 순간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이따금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갑자기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고 해봅시다. 이럴 때는 빠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기어를 저단으로 놓고 비상 브레이크를 작동시켜야 하죠. 빠른 문제 해결이 중요한 순간입니다. 하지만 때론 문제에 천천히 접근하며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동차에 빗대자면 정비소를 찾는 것이겠죠. 우울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두뇌가 다시 제 기능을 할 수 있게끔 천천히 다가가야 합니다. 그러니까 요약하자면, 필요할 때는 빠른 해결책을 적용하되, 장기적인 타개책을 위해서는 점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근무 환경이나 이직 등 큰 변화에 직면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마음 상태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을까요?
자신에게 좀 더 관대해지는 것과 현재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특정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그러니까 무언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땐, 드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게 맞으니까요. 지금 우리는 유례없는 전염병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따금 상황이 버겁게 느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우울한 감정에 빠져 있을 때는 대인 관계도 쉽지 않습니다. 특히, 우리는 각종 SNS와 메신저에 노출되어 있어, 사소한 일에도 거부당한 느낌과 고립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한 가지 방법은 '감사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다른 이에게 감사함을 느낌으로써 혼자 있을 때도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반려동물과 시간을 보내면 옥시토신이 분비됩니다. 물론, 반려동물은 인간관계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울함의 구렁텅이로 끝없이 빠지는 것을 막아줄 거예요.
또, SNS 사용은 그 자체로는 나쁘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걸 멈춰야 합니다. 가까운 사람들이나 롤 모델 등 선망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데 시간을 더 쓰세요. 스스로를 비관하게 만드는 계정이 있다면 팔로우를 취소하길 바랍니다.
많은 전문가가 운동을 해결책으로 제시하지만, 우울할 때는 바로 시작하기 쉽지 않습니다. 행동으로 옮기는 비결이 있다면요?
작은 것부터 시작하세요. 굳이 운동이라고 생각할 것도 없습니다. 간단하게 몸을 움직이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잠깐 산책을 나가거나, 팔 벌려 높이뛰기 10번을 하거나, 2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보세요. 일단 하루 종일 소파에 누워 있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세요.
우울증 상태에서는 자신의 단점을 과도하게 책망하게 됩니다. 나를 제대로 바라보고 건강한 자존감을 느끼는 방법이 궁금합니다.
우울하다고 해서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똑똑하고 성공한 사람들도 우울증을 겪습니다. 자신의 뇌가 망가진 것 같다고 느낄 수 있지만 아닙니다. 여러분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니에요. 그저 '뇌가 썩 좋지만은 않은 상태(pattern)'에 갇혔을 뿐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일상 속의 작은 변화로 이 상태를 바꿀 힘이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
궁극적으로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려면 습관이 필요한데요. 오늘부터 실천하면 좋을 생활 속 습관들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나쁜 소식이 있다면 우울증에는 만병통치약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사고 회로를 바꿀 수 있는 작은 실천은 얼마든지 많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시작된 작은 변화들은 여러분이 앞으로 인생에서 더욱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러니까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지 마세요. 한 걸음씩 긍정의 힘을 키울 수 있는 작은 실천이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우울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 책을 펼칠 독자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전작인 『우울할 땐 뇌 과학』이 한국에서 10만 부를 달성했는데 소감이 어떠신지도 궁금합니다.
『우울할 땐 뇌 과학』이 한국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 한국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구나'였습니다. 독자들이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과정에 제 책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이토록 많은 독자분과 뇌 과학의 놀라움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앨릭스 코브 세계적인 신경 과학자이자 우울증 전문가. 15년 넘게 우울증을 '뇌 과학'의 품에서 연구해왔다. 브라운 대학교에서 뇌 과학을 전공했으며, UCLA에서 뇌 과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우울증을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우울증과 뇌 과학의 연관 관계를 다룬 과학 논문과 기사를 다수 발표해왔다. 현재 UCLA 정신 의학과에서 연구 활동 중이며 글로벌 생명 공학 기업들에 과학 컨설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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