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튀는 팝핑 캔디처럼 짜릿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그림책 『내 사탕 어디 갔어?』가 출간되었다. 김릴리 작가는 다채로운 기법이 어우러진 익살스러운 그림과 읽는 재미가 쏠쏠한 맛깔스러운 글, 독자의 예상을 뛰어 넘는 서사로 한층 무르익은 작품 세계를 선보인다. 다재다능한 이야기꾼, 김릴리 작가를 만나 『내 사탕 어디 갔어?』의 뒷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표지를 가득 채운 곰의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납니다. 새 책이 나온 소감이 어떠신지요?
인쇄를 막 마친 책이 언제 집으로 배송이 올까 하고 기다리는 건 정말 갖고 싶던 물건이 배달되길 기다리는 설렘의 열 배 이상 되지 않을까요? 출판사에서 발송한 택배 상자를 뜯고 책으로 완성된 제 작품을 보면 그만큼 기쁘고 행복합니다. 출판사에 마지막 파일을 넘길 때는 뭔지 모를 시원섭섭한 감정이 생겨요. 고생하던 시간이 드디어 끝나는구나!, 하는 시원함과 더 완벽하게 못 한 것 같은 아쉬움이 남거든요. 근데 책을 받고 나면 그런 감정들은 후루룩 날아가 버리고 뿌듯한 기쁨만 느껴지죠. 이제 많은 아이들이 내가 만든 책을 보고 즐거워할 생각만 들거든요. 알록달록 사탕 속 곰의 표정을 보고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설렐 아이들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뿌듯해요.
곰이 사탕을 가져간 범인을 찾아 나서는 과정이 놀라웠습니다. 알리바이나 단서를 숨기지 않고 오히려 간결하게 구성하셨는데, 장면마다 허를 찔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야기를 구성하실 때 가장 염두에 두신 점과 가장 어려우셨던 점이 궁금합니다.
다음 장이 기대되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추리하는 이야기가 제격이라고 생각했죠. 누가 범인인지 찾아가는 과정은 분명 흥미진진하거든요. 독자가 범인을 찾았다 싶으면 아니고, 알겠다 싶으면 아니고, 그 과정에서 다음 장면을 더 기대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구성을 잘 짜야 했어요. 그리고 대상이 유아이다 보니 아이들의 시각과 이해도 고려해야 했죠.
그래서 그림체를 간결하게 하고 힌트도 쉽게 던져 주었어요. 물론 헷갈린 힌트를요. 그래야 다음 장에서 범인의 정체가 더 궁금해지는 거죠. 예상과 빗나갔을 테니까 또 힌트를 얻어야 하잖아요. 그 점을 가장 염두에 두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장이 기대되게 하는 것 말이에요. 그런 면에서 페이지를 구성하는 것이 제일 어려웠어요. 어느 정도까지 보여 주고 어느 곳에서 반전을 넣을지 구성하는 것이 어려웠지요.
다채로운 기법이 어우러진 그림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다가와서 더 깊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림 스타일은 어떻게 잡아 가셨는지요?
흥미진진하고 다소 익살스러운 이야기에 맞는 그림체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캐릭터의 개성이 드러날 수 있도록 단순한 그림체를 선택했지요. 최근에 단순하고 강렬한 그림에 끌리기도 했고요. 하지만 예상보다 그림 스타일을 잡는 것이 어려웠어요. 단순하지만 재미가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다양한 소재를 사용해서 그려 보고 가장 어울리는 것을 선택했던 것 같아요. 그게 아크릴이었는데 붓 질감을 살려서 그려 보니 가장 잘 어울리더라고요. 형태도 재밌게 나오고요. 사탕 이미지는 처음에는 마블링을 떠서 넣었다가 나중에 콜라주로 변경했어요. 사탕의 달콤함이 더 직관적으로 느껴지게 하고 싶었거든요. 붓 자국이 살아 있는 아크릴 질감이랑 사진 이미지가 대비되어서 더 흥미로운 그림이 된 것 같아요.
'사탕'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새로운 이야기로 완성하셨습니다. 이야기의 영감은 주로 언제, 어디서 얻으시나요?
사탕 이야기는 우연히 세 마리의 강아지를 드로잉하면서 시작되었어요. 세 마리의 강아지 캐릭터가 재밌게 그려져서 그때 관심 가던 추리 스토리에 넣어서 순식간에 이야기를 짜 보았죠. 강아지들이 사탕을 몰래 먹는 다소 어설픈 이야기였어요. 지금 이야기와는 거의 다른 이야기였는데 사탕이란 소재는 거기에서 시작된 거죠. 그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어 다시 쓴 것이 지금의 곰과 사탕 이야기예요. 그렇게 보면 이 이야기는 드로잉에서 영감을 얻은 거죠. 그럴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공상을 하면서 많이 떠올려요. 가장 영감이 많이 떠오를 때는 산책을 하거나 운전을 할 때 같아요. 순간순간 떠오르는 단어들을 연결해서 머릿속에서 이야기를 만들어요. 머릿속 이야기가 잘 이어질 때가 있으면 집에 와서 기록해 두죠.
작가님께서 좋아하시는 그림책은 어떤 책인지 궁금합니다. 인상적으로 본 그림책이나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 있다면요?
저는 맥 바넷과 존 클라센의 작품들을 좋아해요. 맥 바넷의 이야기는 유쾌한 아이디어와 해학이 담겨 있거든요. 거기에다 존 클라센의 담백하고 세련된 그림체가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만들어 주죠. 협업 작품들 모두 좋지만 그중에 『늑대와 오리와 생쥐』라는 그림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늑대에게 잡아먹힌 오리와 생쥐에 관한 이야기인데 예상치 못한 전개와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거든요. 늑대에게 잡아먹혀도 무한 긍정으로 스토리를 뒤바꿔 버리는 오리와 생쥐의 캐릭터가 해학적이죠. 그림체도 익살스럽고 생동감 있게 잘 표현되어서 책장을 넘길 때마다 미소 짓게 되더라고요. 다 읽고 나면 뭔가 생각할 거리를 남기도 하고요. 직접적인 메시지보다는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게 더 좋은 책 같아요.
<위즈덤하우스 그림책 워크숍>의 1기 출간작입니다. 한 권의 더미를 그림책까지 오롯이 완성시키셨는데요. 지난 과정을 돌아보니 어떠신지요?
더미를 가지고 편집자 피드백을 받는 형식으로 워크숍이 진행되었어요. 저 같은 경우는 매주 다양한 버전으로 스토리를 써 보았죠. 그래서 지금의 이야기에 더 확신이 생겼던 것 같아요. 같은 소재의 다양한 버전 중 고른 이야기니까요. 운이 좋게 바로 계약이 되어서 빠르게 책이 나올 수 있었어요. 혼자 하면 보이지 않아 답답한 것들이 워크숍을 통해 많이 해소되었던 것 같아요. 함께해 주신 편집자님과 디자이너님께 감사해요.
앞으로 들려주실 이야기도 무척 기대됩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다음 작품은 저도 기대가 돼요. 많은 이야기와 아이디어가 있지만 책으로 만들어지는 건 운명 같거든요. 어떤 이야기가 운명이 되건 저는 책을 읽고 행복해 할 아이들을 떠올리며 힘을 얻고 책을 만들 거예요.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행복함을 느끼기를 소망합니다.
*김릴리 (글·그림)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좋아서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따뜻한 행복을 느끼기를 소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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