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월간 채널예스>에 실린 연재 칼럼은 총 80여 개. 그중에서도 출판 편집자들이 가슴 두근대며 읽은 칼럼은 무엇일까? |
<한정현의 영화적인 순간>
소설가의 시선으로 숨겨진 영화를 발굴한다
글쓴이 : 한정현(소설가)
연재 기간 : 2022년 1월부터 연재 중
읽기 : 채널예스 웹진(ch.yes24.com) ▶ 칼럼 ▶ 영화 ▶ 한정현의 영화적인 순간
삶의 순간들을 응원하다
‘영화적인 순간’. 칼럼의 제목 앞에서 잠시 나의 스무 살을 떠올렸다. 대학생 시절 영화학 개론 첫 시간에 받은 과제가 ‘영화적인 순간이란 무엇인가?’였기 때문이다. 교수님은 한 줄만 써와도 괜찮다고 했지만, 분량만으로는 그 난해한 과제의 무게감을 덜어줄 수 없었다. ‘영화’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았다. 빛나고, 아름답고, 귀하고 뭐 그런 뜻들이 이어졌는데, 어린 영화학도였지만, 느낌적인 느낌으로 알았다. 그렇게 써 가면 점수를 못 받는다는 걸.
<한정현의 영화적인 순간>에서 다룬 영화 이야기들은 결코 ‘영화’롭지 못하다. 실제 삶에서 희망을 바라지 않고, 영화 속 보물을 찾으러 가는 쿠미코의 이야기(영화 <쿠미코, 더 트레져헌터>), 폐관되는 영화관의 마지막 하루에 대한 이야기(영화 <안녕, 용문객잔>) 등을 다루니 말이다. 하지만 눈밭을 헤매는 붉은 망토의 쿠미코는 충분히 아름다웠고, 변해 가는 시대에 따라 사라져가는 극장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런 감정들 속에서 나는 다시금 스무 살로 돌아가 그 과제를 꺼내본다. 영화적인 순간은 과연 무엇인가?
영화는 현실을 오마주한다. 이 칼럼은 그 지점들을 정확하게 짚어주는데, 그래서인지 영화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삶 어딘가에 머무르게 된다. 환호했던 순간은 찰나다. 하지만 그 찰나를 위해 지난한 긴 시간을 견뎌내고, 이 견딘 시간들이 우리 삶의 대부분을 만든다. 그렇기에 영화는 이 지난함을 애틋함으로 담는 것이겠지. 칼럼도 영화와 같은 시선으로 우리 모두의 삶을 바라본다. 결국, 칼럼 <한정현의 영화적인 순간>은 영화라는 예술을 통해 삶의 다양한 방식과 순간들을 응원하고 있는 게 아닐까.
아무리 큰 찬사에도 쓸모가 없어지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영화처럼 우리 또한 언젠가 늙고 인생의 막은 내려오니까. 그때 우리 모두의 삶이 어떤 식으로든 헛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도록 말이다. _「빵과 영화, 그 우정의 관계를 위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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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재(이봄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