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찬 MD
어맨다 엘리슨 저 / 권혜정 역 | 글항아리
궁금한 것이 많은 어느 아이가 천자문을 배웠다. 하늘天 땅地, 두 글자에 대해 질문을 던지다 어느새 몇 년이 흘렀고, 결국 뒤의 998자는 못 배웠으나 천지의 이치를 익혔다고 한다. 이 책도 비슷하다. 신경과학자인 저자 말하길, 당신의 두통은 수분 부족이나 부비동염 때문일 수 있다.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이라면 얘기는 좀 더 달라진다고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과음, 세균과 면역, 두개골과 뇌, 박하유에서 진통제까지, 일상과 실험실 사이를 넘나드는 경쾌한 문장을 뒤쫓으며 두통의 원인과 해결책을 낱낱이 파헤쳐보자.
배승연 MD
티모시 비틀리 저 / 김숲 역 | 원더박스
도시는 과연 인간들만의 공간일까? 지속 가능한 도시를 연구하는 건축가, 티모시 비틀리는 새를 통해 도시와 자연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생명체와 공존하는 방법을 말한다. 작고 고요한 죽음들을 되짚어 삶의 길을 모색해 나간다. 많은 이가 작금의 시대를 기후 위기와 환경 파괴, 우울한 멸종의 시대라 칭한다. 그러나 이 책을 차근히 따라가다 보면 깨닫게 된다. 오늘, 우리가 유리창에 부딪쳐 죽을 새 한 마리를 구할 수 있다면 이 시대 또한 구할 수 있다는 것을.
남명현 MD
마리 오베르 저 / 권상미 역 | 자음과모음
‘어른’을 정의해보라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이 물음과 관련하여 『어른들』은 200쪽 남짓한 분량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한 관점을 제공한다.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라인과 주인공 자매의 정교한 심리 곡선을 따라가다 보면 인물의 치기 어린 태도와 부적절한 언행을 마냥 비난할 수 없을 것이다. 나아가 두 자매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성숙해지는 과정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독자에게 책이 전하려는 성장통과 같은 울림이 닿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도형 MD
한민 저 | 부키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 식상할 정도로 정치적, 역사적 갈등의 골이 깊다. 반면 경제적, 문화적 상호 협동의 긍정적인 측면이 깊다. 일본 만화 안 본 한국인 찾기 어렵고 한류 싫어하는 일본인 찾기 어렵다. 두 나라 간 복잡미묘한 기류를 형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요소인 ‘사람’들을 살펴보자. 저자는 문화심리학적 관점에서 한국인과 일본인을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관점을 소개한다. 막장 드라마의 한국인과 애니메이션의 일본인, 자연인 한국인과 히키코모리 일본인의 근원적인 차이점을 재미있게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다.
박형욱 MD
박상수 저 | 현대문학
시는 어떤 이의 얼굴을 자꾸 비추었다. 푸르고 물기 어린 시편 위로 그가 거듭 떠올랐다. 후회하고 좌절하고 어찌할 바를 몰랐던 그는 말했다. 그래도 나는 여기 있다고, 살아있다고, 사랑한다고. 오늘을 살자고, 걷자고, 같이 가보자고. 그는 나였다가 친구였다가 엄마였다가 동생이 되고 언니가 된다. 그의 목소리를 새겨 읽으며 수없이 많은 책장의 끄트머리를 접어 올리며 다짐한다. 그를 결코 혼잣말로 두지 않겠다.
김성광 MD
백지선 저 | 또다른우주
결혼과 출산이 통과의례인 세상은 저물고 있다. 비혼은 이 전환점을 상징하는 키워드다. 비혼은 그저 ‘결혼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로 국한될 수 없다. ‘결혼을 경유하지 않을 때 가능한 인생의 수만 가지 모습’을 뜻한다고 할 것이다. 이 책이 강력한 증거 중 하나다. 결혼과 출산을 통과하지 않고 탄생한 3인 가족의 궤적을 따라 읽다 보면 우리가 선뜻 떠올리지 못했던 인생 경로 하나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너무나 설득력 있게, 너무나 희망적으로.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