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공공기관에서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업무를 하고, 직접 두 번의 성공적인 소점포 창업을 경험한 저자가 540만 명 자영업자에게 전하는 현장 중심의 마케팅 실무 가이드. 저자는 맛도 서비스도 가격도 ‘그쯤’ 하는 가게는 이미 차고 넘친다며 ‘그쯤’을 넘어 ‘특별한 무언가’를 만드는 컨셉 전략을 소개한다. 또한 로컬리티 마케팅을 통해 ‘걷고 싶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만들 수 있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예비 창업자와 내 점포를 힙플레이스로 알리고 싶은 경영자에게 지금 당장 실현 가능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이다.
『걷고 싶은 골목상권 컨셉 있는 전통시장』은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의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마케팅 방법에 주목한 책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 책을 쓰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오래전에 서울시 정책자금으로 소상공인의 창업과 경영자금을 지원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소상공인을 지원하려면 자영업자가 처한 환경이나 교육, 마케팅전략 등 많은 공부가 필요했는데 공부하면서 소상공인에게 불합리한 제도와 낮은 관심이 불만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전자, 기계, 통신 등의 분야는 정부에서 지원도 많이 해주고 관심도 높았는데,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은 그에 훨씬 미치지 못했지요. 임대료는 너무 높았고, 대기업의 시장독점도 지금보다 심하고 법적 규제도 거의 없던 때였지요. 그때부터 저만큼이라도 소상공인을 위해 제대로 일해야겠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되었고, 특히 골목상권, 전통시장 관련 일에 관심이 켜졌습니다. 소상공인을 위한 일을 하면서, 혼자 공부를 하면서 자료를 모으고 글을 써오던 것이 지금 이 책이 되었습니다.
책에 쓰인 저자 소개를 읽어 보니 ‘공공기관에서 소상공인을 위해 일하다 더 실용적인 정책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싶어 2000년대 후반 두 번의 창업을 경험했다’는 특별한 이력이 있는데요. 자영업을 경험하기 전과 후에 어떤 것들이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실제로 창업해보니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해볼수록 디테일하게 새롭게 깨달은 것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면 정당하게 임대차 계약을 맺고 비용을 내면서도 임차인이 왜 약자(을)인지, 건물주들이 어떤 식으로 을에게 부당한 행동을 하는지, 그리고 소비자 심리 같은 것들을 깊이 알게 되었지요. 무엇보다 사람에 대해 가장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자영업은 경영 기술뿐만 아니라 사람을 다루는 기술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업종을 가리지 않고 소상공인에게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을 소개해주신다면요?
많은 소상공인이 마케팅을 ‘잘 파는 기술’ 정도로만 이해하는데요. 마케팅은 ‘사전적 마케팅’과 ‘사후적 마케팅’으로 나뉩니다. 잘 파는 기술은 사후적 마케팅에 해당됩니다. 대부분의 자영업자가 사후적 마케팅에만 시간과 열정을 쏟죠. 그런데 ‘장사를 잘하는 기술’은 사전적 마케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습니다. 즉, 소비자에게 갖고 싶은 욕망을 주어야 해요. 또 내 제품에 가치를 담아야 합니다. 이 두 가지가 사전적 마케팅 활동이에요. 이게 해결되면 판매(사후적 마케팅)는 자연스레 따라오게 되어있습니다. 그럼에도 대부분 골목점포 사장님들은 24시간 잘 파는 방법만 고민해요. 그보다는 먼저 갖고 싶게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죠. 배고프게 만들거나, 예뻐지고 싶게 만들거나 할 때 내 점포와 우리 상권이 딱 떠오르게 만드는 것이 사전적 마케팅 활동입니다. 이것도 기술영역이에요. 연구하고 배우고 노력해야 합니다.
20년간 소상공인을 위한 일을 하시면서 “이런 사장님은 정말 잘되겠다” 또, “이렇게 하면 어려움이 많겠는데?”라고 생각되는 구체적인 예가 있으신가요?
잘되겠다 싶은 분들은 공부하는 사장님들이에요. 그리고 실제로 그분들은 장사를 잘합니다. 원인을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찾는 분들이시죠. 현장에서 사장님들을 만나 보면 10명 중 한 명은 부단히 공부하고 발품을 팔며 노력하는 분들이에요. 결국, 장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고 부단히 노력하는 분들이 살아남는다고 생각합니다.
걱정되는 사장님들은 정말 많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그분들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장사하는 방법이 구태의연해요.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으려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말입니다. 세상은 참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장사하는 방식은 몇 년 동안이나 같은 거죠. 예를 들면 코로나바이러스 19로 비대면 거래 즉 온라인 마켓이 굉장히 중요해졌잖아요. 그런데 지금 와서 그걸 어떻게 하냐고 볼멘소리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반면 60이 넘어서도 온라인 마케팅을 배우고, SNS를 배우는 분들도 분명 있어요. 시대의 흐름에 주목하고 변화하고 부단히 공부하셔야 합니다. 그런 사장님은 절대 실패하지 않아요.
창업을 준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기억해야 할 것 세 가지를 말씀해주신다면요?
하나, 충분한 기본기를 쌓아야 합니다. 자영업 예비 창업자나 초기 창업자를 만나보면 레시피만 갖고 급하게 창업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런데 기본기가 없으면 응용이 안 됩니다. 레시피만 붙들고 영업하다가, 내가 알고 있는 기술이 몇 개월이 지나 구식이 되어 버리면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 결국 실패합니다. 만약 라면가게 사장이 “라면이 대수에요? 그냥 맛있게만 끓이면 되는 거죠”라고 말한다면 불 조절. 물 조절, 시간 조절 그 타이밍을 기술적으로 알고 있는 옆 가게와 과연 경쟁이 될까요?
둘, 기본기 위에 자신만의 컨셉을 얹어야 합니다. 말 그대로 기본기는 기본일 뿐입니다. 기술과 장비, 정보 등의 발전으로 오히려 맛없는 집 찾기가 어려워진 세상에 맛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맛 다음에 소비자의 기억에 남기는 뭔가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걸 컨셉이라고 말합니다. 이 책에서 CSCS컨셉, 즉 컬러, 크기, 호기심, 스토리의 각 컨셉으로 소비자의 오감을 자극하는 방법을 소개했는데, 창업을 앞둔 분들에게 이 컨셉 전략이 아주 유용할 것입니다.
셋, 공부해야 합니다. 안팎으로 변화하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계속 배우세요.
골목상권의 중요성에 대해 한 번 더 말씀해주신다면요?
우리 삶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물론 나만 잘하면 될지도 몰라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아요. 골목상권 지역경제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나는 잘하는데 내가 속한 상권이 노후되고 있다면 서서히 상권 경쟁력에서 밀리게 됩니다. 그럼 소비자는 더 재미있는 상권, 더 볼 게 많은 상권으로 발길이 모아질 거에요. 우리 주변의 원도심이 노후화된 예나 백화점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골목상권의 예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서서히 변화되니까 모르고 있다가, 어느 날 정신 차려 보면 신도시는 짱짱하게 잘 나가고 원도심은 텅텅 비어가는 거죠. 내 점포가 잘 되려면 우리 상권도 잘 만들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소상공인 관련한 일을 좀 더 하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지금처럼 그런 것들을 글로 옮기겠죠. 그것을 소상공인들과 공유하게 될 것이고요. 시간이 지나면 ‘소상공인 골목상권 전문 작가’가 되어있겠죠.
*이철민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북서센터장.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청소년복지 석사과정 졸업. 은행과 공공 및 행정기관에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창업자금 및 컨설팅 지원 업무를 담당했다. 소점포 창업전문가로 일하며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이고 레드오션인 소상공인에 관심이 커졌고, 그들을 위한 현실적인 경영과 마케팅 전략 연구에 힘을 쏟았다. 자신의 이론이 탁상공론에 그치진 않는지, 소상공인을 위한 더 실용적인 법칙은 없는지 현장에서 확인하고 싶어 2000년대 후반 두 번의 소점포 창업을 경험했다. 한 번은 손님이 항상 줄 서 있는 동네 맛집으로, 또 한 번은 죽은 건물에 들어가 지역 상권까지 살렸다. 두 번의 성공적 경험은 이후 공직에 돌아와 소상공인을 위한 현장 중심의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도왔다. “소상공인이 잘살아야 나라 경제가 건강하다”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이 책에서 20년간 자영업 현장에서 공부하고 경험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마케팅 노하우를 통찰력 있게 제시한다. 저서로 《약한놈 강한놈을 넘어 센놈으로》, 《당신의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만 있다면》, 《파는 건 똑같은데 왜 그 가게만 잘될까》 등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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