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차 베테랑 교사이자 세 아이의 엄마인 저자의 입시 노하우와 학교생활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낸 고등생활 안내서다. 공교육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진학 지도 경험을 바탕으로 달라지는 입시제도부터 교육 방향, 진로 탐색에 따른 과목 선택 방법, 정시·수시 입시 전략까지 놓치지 않고 정리했다. 아울러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는 요즘 학생들의 고민과 심리 케어 방법, 문·이과 통합 후 수업 분위기 등 우리 아이 학교생활이 궁금한 학부모들에게 현직 담임교사가 전해주는 아이들의 교실 풍경은 자녀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소통의 창구가 되어줄 것이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책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엄마와 아이가 반드시 알아야 할 슬기로운 고등생활』의 저자 김지영입니다. 최근 10년 동안 혁신학교,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에 근무하면서 달라진 학교생활에 대해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은 주로 '입시'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는데요, 실제 고1, 2학년 때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학생과 학부모님이 궁금해하시고 실수하지 않아야 할 내용을 엄선하여 한 권에 담았습니다.
15년 동안 교사로 일하면서 실질적인 고등생활과 입시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답답함을 느끼고 힘들어하는 학부모님들을 많이 만나셨을 것 같아요.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주로 고등학교 1, 2학년 담임을 했습니다. 학부모 상담을 하면 공통으로 1학년 학부모님은 “우리 때랑 달라서 아무것도 모르겠어요.”라고 하십니다. 2학년 학부모님은 “제가 미리 이런 내용을 알았더라면 1학년 때 가르쳐 줄 수 있었을 텐데 이제 늦은 건가요?”라고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저도 교육에 몸담고 있긴 하지만 자주 바뀌는 제도 속에서 고등학교 선택과목, 교육과정, 성적, 생활기록부 지침 등이 무척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여전히 상위권 대학의 학생부 종합전형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고1, 2 때 학교생활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입시를 제대로 준비하기 어렵습니다. 영유아 육아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책은 넘쳐나지만, 고등학교 생활은 학교 현장에 있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정보가 많아서 막막한 학부모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학습이 시작되면서 ‘학습 격차’에 대한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요즘 고등학교의 실제 분위기는 어떤가요?
고등학교 수행평가 성적이 '학습 격차'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예전에는 수행평가 만점과 최하점을 받는 학생의 비율만큼 중간 성적을 받는 학생이 많았습니다. A~E까지 점수를 매긴다고 하면 A와 E의 비율만큼 B~D를 받는 학생이 골고루 존재했던 것이죠. 하지만 요즘 수행평가 결과를 보면 A와 E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위권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으로 많이 무너지면서 하위권으로 내려갔습니다. 반면, 최상위권 학생들은 학교를 오가는 시간조차 아껴 자기주도학습을 하면서 성적이 향상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학습 격차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 많은 선생님이 우려하며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1년 현 고1부터 학교생활기록부에서, 많은 부분이 변화하고, 2025년에는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다고 하는데요. 무엇이 어떻게 바뀌나요? 학부모 독자들을 위해 쉽게 설명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학생부 종합전형은 '깜깜이 전형'이라고도 불리면서 공정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었습니다. 이런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학교생활기록부에서 비교과 영역(독서, 봉사, 수상 등)을 대폭 축소합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학교 밖에서 하는 활동을 제한하고, 교육과정 내에서 하는 활동만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그만큼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해진 것이죠.
고교학점제는 대학 생활을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반별로 시간표가 짜인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적성, 진로 희망대로 과목을 선택하고 교실을 이동하며 수업을 듣습니다. 이렇게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을 인정받는 제도입니다. 학교에 없는 과목은 개설을 요구할 수도 있고, 공동교육과정을 통해 학점을 이수할 수도 있습니다. 고교학점제는 담임의 역할, 평가 방식, 교사 수급, 학교 공간 등 많은 부분에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매년 입시 제도와 교육 정책이 조금씩 변하지만, 학습의 기본을 다지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 같아요. 고1을 앞둔 학생과 학부모가 ‘이것만은 꼭’ 미리 챙겼으면 하는 기본이 있을까요?
학습의 기본은 요즘 화두인 '독해력'입니다. 제가 첫 발령을 받았을 때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쳤습니다. 조기 영어교육, 스마트폰의 영향력이 지금보다 현저히 낮을 때입니다. 요즘 고등학생을 가르치면서 당시 중학생의 어휘력, 독해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느끼고 충격을 받습니다. 한자어가 들어가 있는 개념어를 따로 설명하지 않으면 진도를 나갈 수가 없습니다. 글이 조금만 길어지면 핵심 내용을 찾아내는 것을 어려워합니다. 독해가 안 되면 고등학교의 전 과목 공부가 어려워집니다. 학습의 기본을 다지기 위해 중학교 시절까지 독해력만큼은 길러주어야 합니다. 아울러 계획을 세워서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독해력이 있고 자기주도학습을 해나갈 수 있는 학생이라면 중학교 때까지 성적이 좋지 않았더라도 고등학교에서 큰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책에서 “끊임없이 무엇인가 대신해 주고, 모든 선택에 개입하고, 부모가 앞서가며 아이의 장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스스로 반문해”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 부모가 자녀의 교육과 미래에 있어 어느 정도 선에서 개입하고 케어를 해야 할지 어려운 것 같아요.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어느 선까지 개입하고 케어해야 할지는 저도 학부모로서 많이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원칙은 여러 가지 대안을 제시하되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은 자녀가 하도록 믿어준다는 것입니다. 어른도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효율이 오르지 않는 것처럼 아이들도 본인이 결정한 일에 대해서만 동기 유발이 됩니다. 다니기 싫어하는 학원을 억지로 보내고, 과목 선택을 부모의 뜻대로 강요하면서 잘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입니다.
그렇다고 스스로 할 수 없는 아이에게 '네가 알아서 해.'라고 하며 손을 놓고 있는 것은 방치하는 일이 되겠지요. 선택해야 하는 여러 상황에서 대안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최종 결정은 아이의 뜻에 맡기는 식으로 개입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만날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첫 책을 출간하면서 설렘도 있지만, 독자분들에게 설명이 제대로 전달될까, 혹시라도 실망하시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학교가 모든 혁신학교, 모든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의 사례는 아닙니다. 학교마다 특수한 운영 지침과 방식이 있으니 바쁘시더라도 자녀의 학교에서 진행하는 설명회에 시간을 내어 참석하시면 좋겠습니다. 학교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자녀에게도 '엄마가 너의 성장과 장래에 관심이 있다'라는 의미로 큰 격려가 될 것입니다.
*김지영 대학에서 교육학과 국문학을 복수 전공했다. 2006년에 중·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발령받은 15년 차 교사이다. 최근 10년간 혁신 고등학교와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에서 근무하며 달라진 고등학교 생활을 이해하게 되었다. 현재 진로 진학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세 아이를 둔 다자녀 맘이기도 하다. 고등 담임교사로서 학부모님께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 학부모로서 엄마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담아 첫 책을 집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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