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도 슬퍼도 홀로 멋지게 사는 법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결혼을 결심한 기혼 선망자들에게 “왜 결혼을 선택하게 되었니? 어쩌다가?”라고 동기를 궁금해하거나 그 계기를 캐묻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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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연애하지 않을 권리』를 통해 “우리는 누군가의 애인이 되기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라며 사랑에 기대어 자신을 잃지 않기를 강조했던 엘리 작가가 이번에는 연애에서 결혼이라는 발전된 주제로 혼자서도 완전한 삶을 그리는 발랄 유쾌 비혼 라이프를 들려준다. 

네이버 연애·결혼판에서 36만 조회 수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연재 칼럼 〈훨훨단신〉을 바탕으로 비혼의 이유, 기쁨과 슬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글을 새롭게 보탠 이 책은 자기만의 인생을 홀로 멋지게 개척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전통적 가족관에서 벗어나 멋진 홀로서기를 다짐한 사람들 역시 인생에서 충분히 나름의 여유와 행복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음을 전하는 동시에 “우리 모두 각자 인생의 유일한 주인공”이라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건넨다.



작가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에세이스트 엘리입니다. 첫 에세이 『연애하지 않을 권리』 출간 당시 7문 7답 질문지로 인사드리고 두 번째 만남이네요. 그동안 모두 잘 지내셨나요? 제 인생은 여전히 도전과 모험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그간 텀블벅을 통해『우리 모두 죽어야 하는 존재들』이라는 단편집을 독립 출간하기도 하고, 한번 꼭 써보고 싶던 판타지 소설을 쓰기도 하는 등 여러 장르의 글쓰기에 도전해보고 있거든요. 제 작업물이 종이책이든 Ebook 형태로든 하나둘 쌓여가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해요! 뭔가 RPG 게임 같다고 할까요? 필드 보스 레이드에 참여해서 처지 보상을 획득하는 것 같아요. 보스몹을 하나씩 처리할 때마다 신비한 힘을 가진 유물을 획득하는 거죠. 아이템이 리스트에 하나씩 추가 될 때마다 버프 효과도 받으면서 말이에요. 공격력 증가! 방어력 증가! HP 증가! 이름하야, ‘책 내면서 레벨 UP!’

이번에 ‘연애’에서 ‘결혼’이라는 발전된 주제로 책을 쓰신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제 주변 환경이 가장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어요. 제가 『연애하지 않을 권리』 를 쓸 때는 20대 후반이었고, 이번 에세이를 쓸 때는 30대의 문턱을 넘은 뒤였거든요. 제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일화를 토대로 쓰인 르포르타주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은 얼려 놨다가 다시 꺼내 먹을 수 있지만, 흘러가는 시간은 냉동실에 얼려지지 않잖아요? 감상이나 생각은 붙잡아 두지 않으면 금세 휘발되어 버리니까요. 글쓰기는 제 생각과 감정의 냉동고예요. 나중에 우발적인 외부 상황(ex: 호르몬의 농간 등)으로 ‘해까닥’ 했을 때 차갑게 꺼내 마시려고요. “야야, 니 팍 돌아삣나? 정신 차리라 이 가스나야!” 이러면서요.

책의 제목처럼 ‘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라며 ‘비혼’을 선언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런 질문을 들을 때마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결혼을 결심한 기혼 선망자들에게 “왜 결혼을 선택하게 되었니? 어쩌다가?”라고 동기를 궁금해하거나 그 계기를 캐묻는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왜일까요? 그게 ‘디폴트 값(=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모두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그에 대한 제 대답은 “혼자인 게 둘보다 편하고 좋으니까”예요. 결혼하는 사람들도 “서로 왜 좋냐?”라는 질문에 “그냥 좋으면 좋은 거지 이유가 어딨어?”라고 대답하듯이요. 마찬가지로 비혼에도 이유가 따로 없어요. 그냥 그게 결혼보다 좋으니까요! 물론 에세이에는 보다 다양한 비혼의 이유들을 제시해놓았어요. 궁금하신 분들은 찬찬히 읽어봐주세요!

혼자 사는 장점이 정말 많을 것 같은데요. 그중에서 딱 3가지 정도만 소개해 준다면 무엇이 있나요?

첫째, 모든 게 내 위주로 돌아갑니다. 둘째, 남 눈치 볼 일이 없습니다. 셋째, 남 책임질 일이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유독 공감각 능력이 발달해서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굉장히 감정적으로 신경을 많이 써요. 상대가 인간이 아닌 동물일지라도 말이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어쩔 수 없이 양보하고 희생해야 하는 부분이 생겨요. 남 눈치 보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죠. 그래서 저는 저를 돌볼 절대적인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해요. 그리고 그 에너지 충전은 타인의 눈이 사라진 공간에서만 가능해요. 모든 역할을 내던진, 꾸며지지 않은 나 자신과 오롯이 마주할 수 있을 때 말이에요.

어느 정도 나이가 차면 주변에서 결혼이라는 주제를 놓고 꼭 한마디씩 하지요. 혼자 나이 들면 외롭다는 둥, 결혼해야 경제적으로 안정된다는 둥, 다 결혼하는데 혼자 안 하면 이상해 보인다는 둥 말입니다. 특히 비혼을 결심하면 이런 말을 숱하게 들을 것 같은데요. 이때 작가님만의 시원한 대처법이 있나요?

“꼭 너처럼 시집 안 간다고 하는 애들이 제일 먼저 시집가더라!” 

제가 들었던 말 중 가장 웃긴 말은 이거였어요. 이에 대한 모범 답안을 알려드릴게요! 먼저 상대방에게 “일찍 죽고 싶어?”라고 되묻습니다. 그럼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올 거 아녜요. 그러면 이렇게 말해주면 됩니다.

“꼭 너처럼 일찍 안 죽고 싶다는 애들이 제일 먼저 뒤지더라.” 

“요새 인구 절벽 현상 어쩌고… 2030대 여성들은 나라의 인적 자원 고갈 현상을 생각해서라도 애국하는 마음으로 아이를 낳아야…”라는 말도 참 이상해요. “고령화 사회라 국민연금 일찍 소진될 수 있으니 7080한테 애국하는 마음으로 알아서 싸게싸게 관 짝에 들어가”라고 안 하잖아요. 물론 이 모든 대답은 제 진심이 아닌 ‘대처법’을 위한 언어유희에 불과하지만, 피차 같은 논리 전개 방식이 아닌가 싶어요.

비혼을 지향하는 동지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가장 전하고 싶으셨나요? 

우리끼리 충분히 멋지고 재밌게 잘 먹고 잘 살 수 있습니다! 남의 눈이 밥 먹여 주나요? 남 눈치 보지 말고 내가 번 돈 나 혼자 쓰면서 무병장수합시다! 자신을 위해 사는 삶만큼 두근거리고 멋진 일이 어딨나요. 혼자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 땐 우리 같은 비혼 동지 여성들을 떠올려보세요. 그리고 함께하세요. 그러면 지속 가능한 1인분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을 거예요. 이 책이 그러한 역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사회적·경제적·개인적 이유들로 인해 비혼할 것임을 굳게 다짐했어도 “사람 인생 어떻게 될지 모른다”라는 말마따나 다양한 변수에 의해 마음이 흔들릴 수 있어요. 그럴 때마다 이 책을 펼쳐보셨으면 해요. 덜컥 기혼을 선망하려는 불안한 마음을 잠재우고, 같은 비혼 동지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확고한 의지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어차피 백 년도 못 살고 죽는 인생 아닌가요? 까짓 거 마음 내키는 대로 삽시다! 혀가 긴 주변인들한테는 이렇게 같이 외쳐요. “오지랖 부리고 싶으면 스타벅스 기프티콘이라도 한 장 보내고 말 얹어라! 남 결혼, 남 인생 걱정할 시간에 네 인생이나 똑바로 살아라!”




*엘리

아이디 읽고 쓰는 사람, 글로생활자. 브런치 연재를 통해 첫 책 『연애하지 않을 권리』를 낸 이후로 꾸준히 글을 써 오고 있다. 독립 출간물 『우리 모두 죽어야 하는 존재들』을 펴냈다. 현재는 프리랜서 크리에이터로 다양한 창작 활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도서 리뷰 영상 콘텐츠 중심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단독] 이번 생은 나 혼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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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저
카시오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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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