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철 "코로나19 백신 접종, 주저하지 말고 맞아야"
면역현상은 우리 몸속에서 펼쳐지는 한 편의 드라마와 같습니다. 여러 면역세포들이 의사소통을 하며 ‘바이러스 퇴치’라는 목표를 위해 협업을 하니까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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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속에서 벌어지던 바이러스 전쟁이 세계대전으로 번졌다. 바이러스라는 보이지 않는 적들에속수무책으로 당하던 인류는 백신이라는 무기를 꺼내들었다. 어쩌면 바이러스와 인류의 전쟁은 이제부터가 진짜인지도 모른다. 바이러스 VS 면역, 우리 몸속 ‘보이지 않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바이러스 면역학 글로벌 권위자, KAIST 신의철 교수를 만나 팬데믹 시대의 필수 교양으로 자리 잡은 ‘면역학’과 『보이지 않는 침입자들의 세계』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책 제목이 강렬합니다. 긴박하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보이지 않는 세계’는 우리 몸을 의미합니다. 그곳에 침입한 것은 바이러스고, 바이러스에 대항하여 싸우는 ‘면역 전쟁’을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바이러스와 면역이 싸우는, ‘보이지 않는 전쟁’의 한복판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바이러스 면역학자입니다. 어떤 특정 바이러스(예를 들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들어오면 면역 반응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자 연구를 합니다. 면역반응은 대개 우리 몸에 이득이 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너무 과도해져서 오히려 우리 몸을 손상시키기도 합니다. 면역반응이 왜 어떤 때는 이득이 되고 어떤 때는 해로운지 그 이유를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득이 되는 면역반응은 강화하고 해로운 면역반응은 억제하는 방법도 개발하려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의 코로나19 예방 백신 개발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유행이 시작됐을 때, 면역학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학자들조차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은 겪어보지 않은 일이었고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이다 보니 어떤 일치된 견해는 없었습니다. 바이러스 면역학자로서 제 개인적으로는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사건이 예기치 못하게 흘러갔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파가 너무 잘 되는 바이러스라서 정부와 시민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감염자와 사망자가 빠른 시간 안에 매우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한국의 경우 예상보다 감염자나 사망자가 훨씬 적게 발생했습니다. 다행스런 일이었습니다. 

둘째, 백신이 예상보다 빨리 나왔고, 특히 90% 이상의 효과를 가진 백신이 빠르게 개발된 것은 정말 놀랄 만한 일입니다. 현대 면역학의 개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백신이 빠르게 개발되어 안심했던 데 반해 전 세계의 접종 속도는 생각보다 더딘 것이 현실입니다. 백신을 보관하고, 수송하고 또 맞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설득하고? 이런 일들이 참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생각하는 면역학만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학자로서 면역학을 연구하고 있지만, 면역 현상은 연구를 하면 할수록 하나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면역세포들이 모두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의사소통을 하며 ‘바이러스 퇴치’라는 목표를 위해 협업을 하니까요. 이런 점 이외에 또 다른 면역학의 매력은 기초적인 과학이면서도 인간의 질병 치료에 직접적으로 응용되기 쉬운 분야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현재 환자들에게 처방되는 약들 중에 상당히 많은 것들이 면역학 연구의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도 그런 예인 셈이지요.

개인 차원의 백신을 넘어 ‘사회적 백신’이 필요하다고 하신 점이 인상적입니다. 무슨 뜻인지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백신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 몸이 한 번 경험한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두 번째 만났을 때 더욱 강력하고 빠른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기억 현상’을 이용한 것이죠. 이번에 우리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언젠가는 종식될 것입니다. 하지만 5년 후, 10년 후에 또 다른 팬데믹이 올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번 팬데믹을 통해 경험하는 것들을 잘 고찰하고 기억한다면, 우리는 지금 사회적 차원의 백신을 맞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미래에 다가올 팬데믹을 더 잘 대비하게 하는 사회적 백신인 셈이죠.

코로나19 백신, 맞아도 될까요? 변종 바이러스 앞에서 백신이 쓸모없어지는 건 아닐지 걱정됩니다.

주저하지 말고 맞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백신의 효과가 없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많은데요. 백신으로 생성된 항체가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무용지물이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우리에게는 T세포가 있습니다. 요즘 접종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항체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기억 T세포가 생깁니다. 그런데 변이 바이러스는 기억 T세포까지 무용지물이 되게 하지는 못합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설사 변이 바이러스가 생기더라도 백신을 맞았다면, T세포 덕에 훨씬 경증의 감염을 겪게 될 것입니다. 만약 변이 바이러스 때문에 백신 접종을 망설이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백신을 맞는 것이 이득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물론 우리가 함께 집단 면역을 달성해야 이 팬데믹을 극복할 수 있고, 하루 빨리 종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독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침입자들의 세계가, 면역학이 필요할까요?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인지, 최근에 면역에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면역에 대해 쉽고 정확하게 설명해 드리는 책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면역이라는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원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해드립니다. 또한 어떻게 하면 내 몸의 건강을 잘 지킬 수 있을까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내 건강을 지키기 위한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위해서라도 면역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꼭 필요한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면역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면역에 관한 여러 가지 담론을 나누기 원하는 분들이 이 책을 읽으신다면 더욱 좋을 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후, 마스크를 벗고 독자 분들과 한자리에 모여 면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바람입니다. 


*신의철

2007년부터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를 지내며 대학원생들에게 면역학을 가르치고, 바이러스 및 종양에 대한 면역반응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반응 연구도 활발히 하며 현재 KAIST 전염병대비센터장을 맡고 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재학 시절 면역학 강의 첫 시간, 외부의 침입자에 대항하여 면역세포가 서로 소통하며 만들어내는 ‘면역’이란 현상에 매료되었다. 의과대학을 졸업한 뒤 환자를 돌보는 의사의 길을 택하지 않은 것은 그 때문이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에서 미생물학·면역학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으며 면역학자의 길에 들어섰고, 이후 미국 국립보건연구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올바른 면역학 지식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일에 관심이 많아 <차이나는 클라스>(JTBC), <클래스e>(EBS) 등 바이러스와 면역에 관한 다양한 강연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침입자들의 세계
보이지 않는 침입자들의 세계
신의철 저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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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