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화 저 | 마음산책
시인 이근화의 산문집을 읽는데 첫 장에 나온 글귀에 눈이 찬찬히 머문다. “어리고 약한 존재들을 향한 나직한 시선과 느긋한 마음속에는 어쩌지 못하는 감동 같은 것이 있다.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려는 연민의 감정이 없다면 인간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 이근화 시인은 등단 17년 차, 그간 4권의 시집과 2권의 동시집, 2권의 산문집을 펴낸 작가, 그리고 네 아이의 엄마다. 산문집을 펼치면 아이들이 직접 그린 삽화들이 등장하는데, 제목 말마따나 ‘아주 작은 인간들이 말할 때’ 시인이 얼마나 귀를 기울였는가,를 깨닫게 한다. 시인이 바라본 풍경, 아이들, 책, 여성작가 이야기를 한 톨도 빠짐없이 흡수하고 싶다. 멋을 잔뜩 부린 책들을 연이어 읽다가 순한 책을 펼치니, 부산스러웠던 생각들이 한결 가벼워졌다. (엄지혜)
세라 스마시 저 | 반비
좋은 책은 타인에 대해 섣부른 연민이나 혐오를 거두고, 이해의 지평을 넓힌다. 『하틀랜드』는 저자 세라 스마시가 ‘백인 노동 계급’으로 살아온 자전적인 기록이다. 3대에 걸친 가족 이야기는 태어나지 않을 ‘미래의 딸’을 향한 고백의 말로 전해진다. 트럼프가 당선되었을 때,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사람들은 으레 ‘궁벽한 시골에 사는 무지한 백인 농부’의 이미지를 떠올리고는 했다. 그러나 『하틀랜드』를 읽다 보면, 그런 이미지조차 우리가 덧씌운 환상임을 알게 된다. 세라 스마시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여성들의 목소리들과 생활에서 체감하는 수치심들, 삶의 기쁨들과 만난다. 타인을 제대로 본다는 건 무엇일까? 쉬운 범주로 묶기보다 구체적인 삶을 상상하자. 여러 번 밑줄을 그으며 생각했다. (김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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