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매국노인가, 아니면 애국자인가
파비앙 뉘리 글/실뱅 발레 그림/해바라기 프로젝트 역 | 에디시옹장물랭
프랑스 사상 가장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인물의 삶과 그를 둘러싼 프랑스의 암울한 역사가 생생하게 담긴 그래픽 노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는 독일에게 점령당했다. 루마니아 출신 유대인 고철상 조제프 조아노비치는 이 혼란을 틈타 독일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억만장자가 되는 한편, 독일의 패망이 다가오자 프랑스 레지스탕스도 지원하기 시작한다. 독일의 패망 이후 전범 재판소에 선 그를 둘러싸고 상반된 증언이 오간다. 과거사 청산이란 무엇이며 우리는 나중에 어떻게 기억될 것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 (양찬 MD)
코로나 이후 페미니즘의 역할에 대하여
권김현영, 김영옥, 김주희, 김현미, 민가영 외 | 휴머니스트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세상이 달라야 한다면, 페미니즘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대중화한 페미니즘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될까. 『코로나 시대의 페미니즘』은 이 두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 위기를 수습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일이 익숙한 경제 모델로 ‘회귀’하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서로가 서로를 돌볼 수 있고 자연과 공생하는 원리를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페미니즘의 목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의 곁을 든든히 지키면서 ‘피해자 페미니즘’ 너머도 바라봐야 한다, 여성 외의 약자와도 공존을 꾀해야 한다는 성찰도 소중하다. 얇지만 사유의 결을 두툼하게 하는 책. (김성광 MD)
내 마음, 여기 잘 있다고
이두형 저 | 심심
그럴 때가 있다. 취업 준비에 한창이거나 사랑하는 이와 이별한 직후라거나. 갑자기 세상의 무게가 버거워진다. 모든 외부적 요소를 차단하고, 오롯이 자신의 마음에만 집중하고 싶은 순간이다.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 이 책의 저자 이두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불안함과 슬픔의 원인을 격정적으로 들추어내지 않는다. 그러한 감정에서 비롯된 우울함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대응해내는 방법을 차분하게 알려준다. 책을 읽고, 보다 단단해진 나의 마음이 기특한 이유는 이 세상에 맞설 맷집을 길러서가 아니다. 괜찮아진 나의 마음이 인생의 여정에 오르기를 어느때보다 스스로 갈망하기 때문이다. (강민지 MD)
당신은 어떤 존재인가요?
닐소 글그림, 박윤선 역 | 고트(goat)
MD는 책의 좋음을 잘 설명하는 직업이지만, 이런 책을 만나면 직접 읽어보시라는 말 이상의 추천사가 떠오르지 않는다. 사고로 인해 반려인과 헤어지게 된 늙은 개 키미. 키미는 자신을 몇 개의 선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존재, 도시에서는 동물이며 자연이지만 숲속에 들어서서는 인간의 연장선인 존재라 소개한다. 과연 키미가 정처없이 걸으며 삶을 회고하는 문장들은 인간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덕분에 마지막장을 덮을 즈음엔 키미가 까만 선들 속에서 작고 단순하게 빛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자신이 키미를 아끼에 되었다는 점도. 그래픽노블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해낸 책. (이정연 MD)
세상에 시시한 건 없어
윤성희 저/남수 그림 | 창비
영원할 것만 같은 날들이다. 매일 휴대전화 알람으로 일어나 일과를 치르며 먹고 말하고 듣고 쓰고 걷고. 지겹고 재미없다. 그런데 당장 내일부터 이 중 무언가를, 어쩌면 모두를, 못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잘 잊는다. 분명 알고있는데도 자꾸 놓친다. 『눈꺼풀』은 사고로 의식을 잃은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 그런 감각을 깨운다. 별일 없는 일상이, 눈꺼풀을 들어올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생각하게 한다. 주인공의 시시하다는 투정에 “세상에 시시한 건 없다”고 하는 엄마의 말이 위안이 된다. 별 것 없어 보여도 무엇도 누구도 시시하지 않다. (박형욱 MD)
우리를 지키는 일
조우리 저 | 문학동네
내 인생을 나의 의지대로 사는 것이 목표라고 친구들과 말한다. 하고 싶은 말을 할 줄 알며, 새로운 도약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이런 우리의 다짐들을, 소설 속 '일하는' 여성 인물들은 행동으로 보여준다. 때로는 흐트러지기도 한 현실을 그대로 보내지 않고 변화 시키려는 의지를. 그리고 일하는 여성으로서의 우리가 느끼는 불안함을 쥐고서도, 앞으로 내딛는 힘을. 또 문제를 곱씹게 만들지만, 음울함은 없다. 그래서 가볍게 읽히지만 여운은 오래 남는다. 소설이 끝난 후에도 어딘가로 향하고 있을 그녀들의 발걸음이 생각나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 같아서. (이나영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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