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은 시국에 마르크스를 안 읽어봤다고?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은 마르크스 철학 책을 다룬 책으로는 이례적으로 8쇄를 인쇄할 정도로 꾸준히 사랑을 받았습니다. 작가가 독자들께 보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좋은 책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0.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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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촉발한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팬데믹은 그 자체로 77억의 생명과 기존의 생활방식을 위협하고,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자본주의 세계”의 기본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선진국과 선진 도시라고 믿어왔던 곳들의 이면이 명백히 드러나면서 세계 질서의 ‘대전환’이 제기되는가 하면, 비행기가 날지 않고 공장이 멈추고 일자리가 없어지면서 불길한 ‘대공황’의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국가와 체제가 최대한의 역량을 투입해 해고를 금지하고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등 지금과는 다른 모습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요구도 높다. 과연 우리는 이 위기를 어떻게 해야 극복할 수 있을까? 스스로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무분별한 자본주의 세계화를 심각하게 의심하고 근본적으로 바꿔나가야 할 때가 아닐까? 심층적이고 세계적인 차원의 문제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돌파구를 찾기 위해 반드시 참고해야 할 단 한 명의 철학자, 마르크스를 한국 사회에서 10여 년간 꾸준히 소환해온 스테디셀러 작가 임승수가 신간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으로 독자들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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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마르크스 철학 전면개정판을 출간하셨습니다. 어떤 이유로 책을 새로 쓰셨는지요?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은 마르크스 철학 책을 다룬 책으로는 이례적으로 8쇄를 인쇄할 정도로 꾸준히 사랑을 받았습니다. 작가가 독자들께 보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좋은 책을 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동안 독서하고 강의하며 채워진 부분을 전면개정판으로 담아내고 싶은 마음에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썼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2020년의 한국에서 마르크스 철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마르크스 철학은 곧 마르크스의 눈으로 세계를 보는 것입니다. 마르크스의 철학과 관점에는 현대 자본주의사회에 만연한 돈 중심 철학의 문제점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요구되는 새로운 철학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배금주의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에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마르크스 철학 공부를 함께해보자고 말씀드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 유물론을 과학적인 세계관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과학의 특징은 합리성과 법칙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삼라만상을 신이라는 가공이 존재에 의존해 해석하지 않고, 물질 사이의 상호 관계를 통해 해석하는 것이 ‘합리성’입니다. 그러한 물질 사이의 상호 관계에서 어김없이 관철되는 규칙이 바로 ‘법칙성’이고요. 마르크스의 철학인 변증법적 유물론과 역사 유물론은 합리성과 법칙성의 의거해 인간 사회의 변화 발전 양상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입니다. 특히 역사 발전 법칙을 도출한 역사 유물론은 그 백미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마르크스의 역사 유물론은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세계적 경제 위기에서 ‘자본주의 세계화’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눈에 띕니다. 특히 폐업과 실업, 해고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데요, 최근의 사태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인간의 생산과 소비 활동이 위축되니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우리를 괴롭히던 황사가 잦아들고 인간을 제외한 동식물들이 활기를 띠기 시작합니다. 이미 인류는 전 세계 인민의 생계를 해결하고도 남아돌 정도의 생산력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극심하며 이윤을 위한 무한 생산 경쟁으로 자원이 낭비되고 환경은 파괴되고 있습니다. 소수 재벌의 몫은 끊임없이 늘어나지만, 소상공인은 몰락하고 청년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좌절합니다. 지금의 세계 상황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지요. 소수를 위해 다수가 희생하는 시스템에 굳이 우리가 목을 매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와인 칼럼을 인기리에 연재 중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와인 애호가가 되셨나요? 마르크스 철학과 와인이 연결되는 측면이 있는지요?

 

정확히 2015년 9월 6일부터 와인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마트에서 정가 200,000원에 줄을 쫙 긋고 할인가 50,000원이라고 써놓은 것에 낚여 오리건 주에서 생산된 피노 누아 품종 와인을 사 마시고 맛의 신세계를 경험했습니다. 이렇게 가산탕진형 와인 애호가의 삶이 시작됐어요. 누군가(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 사랑한다는 것은 이성이 고장 나는 것입니다. 저와 아내 모두 글 팔아 근근이 먹고사는 작가 부부인 주제에 몇 년째 꾸준히 (비싼 것도 포함해서) 와인을 마셔대는 것은, 적어도 와인에 있어서는 이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현재 오마이뉴스에 “임승수의 슬기로운 와인생활”이라는 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마르크스 철학과 와인이 연결되는 측면은, 둘 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라 말과 글로 열심히 그 매력을 전하고 있다는 정도? 그 외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워낙 별개의 영역이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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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1만원 보다 1시간이 더 소중하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뜻이 담겨 있는 말씀인가요?

 

저의 책 『나는 행복한 불량품입니다』 의 주제의식이기도 합니다. 제가 들은 바로는, 흥미롭게도 사람들이 죽을 때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 중에는 죽기 전의 인생에서 아등바등 추구했던 목표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통장 잔고에 0을 하나 더 붙여야 했는데, 타워팰리스에 살았어야 했는데, 명문대 갔어야 했는데, 그런 건 하나도 없어요. 가장 후회하는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일하지 않았더라면 / 내 감정을 표현할 용기가 있었더라면 / 친구들과 계속 연락하고 지냈더라면 / 나에게 더 많은 행복을 허락했더라면’


특히 가장 많이 하는 후회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입니다. 마지막 순간, 사람들은 못 번 ‘돈’을 후회하지 않고 못 살아 본 ‘시간’을 후회합니다. 저도 후회 없이 살고 싶어서 작가의 삶을 선택했어요.

 

마지막으로 책을 읽을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자신이 뿌린 씨앗의 열매를 꼭 자신이 거둘 필요는 없습니다. 후대가 그 열매를 거둘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씨를 뿌릴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저는 씨를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책을 쓰고 강의하며 살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서 이 책을 통해 마르크스 철학의 핵심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저자로서 그보다 더 큰 기쁨은 없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임승수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반도체 소자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이 모든 공부가 필요 없게 되었다. 세상이 올바르게 바뀌지 않으면 공학도로서도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삶의 진로를 확 바꿔버렸기 때문이다.


경제에 문외한인 보통사람들과 함께 『자본론』을 공부하고 강연했던 저자가 오랫동안 고민하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 알기 쉽게 풀어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이 대표작이며 <베네수엘라 혁명 연구모임> 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혁명을 이끈 우고 차베스 대통령 연구서인 『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등을 저술하였다. 그 밖에 『나는 지금 싸이질로 세상을 바꾼다』『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등의 책을 통해 세상에는 더 많은 다양함과 더 새로운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새로 쓴 원숭이도 이해하는 마르크스 철학 임승수 저 | 시대의창
자본주의로 대표되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당연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틀렸더라도 받아들이는 것’을 부정할 때 주체적인 삶이 시작된다. 비판적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볼 때 비로소 권력을 가진 자들이 숨겨왔던 세상의 진실이 보이고, 우리가 주인이 되어 새롭게 만들 더 나은 세상의 전망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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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