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희 “겉도는 대화, 내 마음을 점검하자”
우리는 어떻게 해야 더 나은 대화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알게 된 지식을 ‘실천’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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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대화를 나눈다. 집에서는 가족과 직장에서 회사 사람들과, 그리고 손가락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그러나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는 말 한마디에 기분이 상하거나 상처받기도 한다. 상대에게 자신의 진심이 전해지지 않고 어긋난 대화들을 다루고 수리하는 법을 알려주는 『고장 난 대화』는 말투가 아닌 마음을 돌봄으로써 망가진 대화를 수리할 조언을 담고 있다. ‘침’ 대신 ‘말’로 수많은 환자들의 마음을 치료하는 이진희 한의사의 조언에서 고장 난 대화 때문에 받은 상처를 회복할 해결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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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만났는데 늘 자신이 힘든 이야기만 합니다. 친구의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집에 오면 진이 다 빠져요. 필요할 때만 나를 찾는 건가 싶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진이 빠지진 않습니다. 나의 조언과 공감에 상대방이 좋아지거나 힘을 내는 모습을 볼 때, 사람들은 일순간 힘들 수 있지만, 보람과 기쁨도 느낍니다. 하지만 진이 빠진다고 표현한다는 것은 일방적으로 이야기를 듣거나, 그와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나 자신이 너무 지쳐있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늘 힘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 중에는 누가 생각해도 힘든 일을 겪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습관적으로 힘든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는 범위에서 고민하는 사람의 마음을 들어주고 위로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상황이 반복된다면 어떨까요? 우리도 사람인지라 그 친구와의 만남이 부담스러워지고 피하게 되기도 합니다. 분명 머리로는 친구가 힘들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피하려는 자신을 보고, 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이기적인 게 아닐까?’라고 자책하기도 합니다.

 

 삶의 어떤 문제들은 친구의 위로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전문가의 도움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상담사도 아니고 의사도 아닙니다. 소중한 친구를 위해서라도, 그 관계를 위해서라도, 진이 빠지는 상황이 3~4주 이상 이어진다면, 친구에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권하는 것이 좋습니다.

 

 습관적으로 힘든 이야기를 하는 경우라면, 그 친구에게 여러분들의 생각과 감정, 바람을 표현해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난 너와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넌 나를 만나면 늘 힘든 이야기(상대방이 한 말을 구체적으로 말해주세요)만 하는 것 같아. 우리 다른 이야기를 하면 어떨까?” 친구 관계를 비롯한 모든 관계는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밑받침되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나를 존중해주지 않는다고 느낀다면, 내가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보세요.

 

저는 솔직한 편이라 느끼는 그대로 상대에게 이야기를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종종 생겨서 인간관계가 오래 가지를 않아요. 어떻게 해야 제 진심을 전하면서도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먼저, 지금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목적을 생각해보세요. 그 사람과 어떤 말과 대화를 나누고 싶으신가요? 좋은 의도로 진심 어린 말을 했다 할지라도, 상대방이 그 말을 오해하거나 상처를 받게 된다면 표현 방법에 변화가 필요합니다.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상대방을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하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진 않습니다. 거짓으로 쌓아진 관계는 결국 그로 인해 무너지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자신이 느끼는 바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 과연 솔직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난 너 싫어, 꺼져!” “촌스러워!”라고 말하며, 자신의 감정을 여과 없이 표현하는 것을 솔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하다는 말에는 상대방을 함부로 비난하거나 상처를 줘도 된다는 의미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솔직함을 가장한 무례함을 범하지 않도록 하고자 하는 말의 목적을 정확하게 표현해보세요. 아무리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표현을 해도 어떤 사람은 우리의 이야기를 곡해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다르게 해석하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이야기를 끝낸 후 그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지금 내 이야기가 어떻게 들리셨나요?” 그리고 의도와 다르게 해석한 것을 알아차리면, 다시 한번 자신의 의도를 솔직하게 표현해주세요. 진심을 담은 솔직함이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진솔하고 가깝게 만들어줄 겁니다.

 

대화할 때 생각처럼 말이 나오지 않아요. 자주 횡설수설해요. 그래서 더더욱 자신감이 없어지고 남들과 대화하기 힘들어요. 생각해보면 어릴 때부터 엄마가 말을 똑바로 못한다고 화를 낸 게 마음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괜찮겠지 싶다가도 불쑥 엄마의 말이 생각나서 힘들어요. 극복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 돼요. 도와주세요.

 

먼저 편한 사람과 대화를 할 때에도 말이 잘 나오는지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안정감을 느낄 때에는 표현을 잘하는 사람이라면 심리적 원인이 횡설수설의 가장 큰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표현과 관련된 심리적 원인들을 찾고 이를 해결하면 자신감을 되찾고 말을 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편안한 상황에서도 횡설수설하며 표현력이 떨어진다면, 이는 단순한 심리치료만으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한글을 이해하고 말할 수 있는 것과 논리적 또는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표현력과 논리성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 훈련들도 추가적으로 필요합니다. 사람에 따라, 독서, 글쓰기, 소리내어 읽기 등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연습을 병행해야 합니다. 하루 있었던 대화 중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이 있으면 한두 문장 정도 글로 적고, 그 상황에서 어떻게 답변을 하면 좋았을지 글로 먼저 정리해보세요. 그 글을 소리 내어 읽으면서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매번 욱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아요. 얼마 전에도 아이가 편식하는 걸 보고 한마디 한다는 게 저도 모르게 심하게 화를 내고 소리를 질렀어요. 기가 죽은 아이를 보니 욱했던 게 후회되기도 하고,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잘 안 되네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의지를 가지고 여러 차례 노력해도 변화가 없다면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 욱한다는 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입니다. 후회와 자책보다는 내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그 원인을 찾고, 감정을 효과적으로 해소하거나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실천해야 합니다.


나의 분노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살펴보세요. 부모도 부모이기 전에 사람이다 보니 가정, 혹은 회사, 혹은 관계에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그 스트레스가 건강하게 해소되지 않으면 불똥이 아이들에게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개인의 내면에 있는 상처로 인한 경우도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책에 소개한 것처럼 나를 닮은 아이의 모습에, 혹은 엄마나 아빠가 나를 혼냈던 방식(투사나 투입과 같은 방어기제)로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라면 책에 나온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인 EFT나 수건으로 분노 풀기 등을 활용하여 감정들을 누그러뜨리는 것들을 권합니다. 후자의 경우에는 방어기제이기 때문에 자신의 문제를 혼자서 해결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때 더 편안하게 방어기제에서 벗어나 아이에게 화를 멈출 수 있습니다. 노력하고 반성하는 부모는 더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해 다른 방식으로 변화를 시도해보시면 아이에게 적절하게 화를 내고 편안하게 표현하실 수 있을 겁니다.

 

연애할 때마다 늘 ‘을’이에요. 남자친구가 기분 나빠하거나 표정이 굳어지면 제 잘못도 아닌데 저도 모르게 그 사람의 기분을 살펴요. 남자친구의 요구에 싫다고 말을 못 하는 제가 너무 싫어요. 이제 남자친구도 제가 거절을 못 하는 걸 아는지 가끔 저를 막 대하는 것 같기도 해요. 고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거절을 잘 못하는 경우는 대개 성격으로 인한 경우가 많으며, 간혹 특정 사건을 계기로 거절을 못하는 성격처럼 보이게 되기도 합니다. 몸이 약하게 태어난 사람들도 건강관리를 잘하면 잔병치레 없이 오히려 더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처럼, 타고난 성격 자체를 바꿀 순 없어도 자신의 성격을 더 성숙하고 건강하게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제일 먼저 하루에 하나씩, 작은 것부터 거절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대개 거절을 못하는 성격의 사람들은 힘겹게 거절을 하게 되도 상대방에게 괜한 미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의 동생이나 친구가 “난 남자친구나 다른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하기가 힘든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라고 조언을 구한다면 어떻게 답할지를 생각해보세요. 소중한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무언가를 무조건 참고 양보하기를 바라진 않을 것입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당신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입니다. 자신을 위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 사람들을 위해 거절을 해보세요! 여전히 느껴지는 미안한 감정에 대해서 책에 소개한 EFT를 적용해볼 수 있고, Centaury와 같은 배치플라워 에센스를 써볼 수도 있습니다. 그밖에, 왕따, 괴롭힘 등의 큰 상처로 인해 거절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기저에 버려지는 것, 혼자가 되는 두려움 등의 감정이 있는데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거래처 사람들과 대화를 하면 늘 제 말을 오해해요. 이유를 물어보면 제가 애매하게 이야기한다고 하는데 저는 상대가 상처받지 않도록 돌려서 말하는 거거든요. 어떻게 말하는 게 정확하게 말하는 걸까요?

 

누군가가 나의 말을 반복해서 오해하고 있다면, 자신의 대화 패턴을 되돌아보고 변화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가 상처받지 않도록 돌려서 말하는 것을 남들은 애매하게 듣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와 무관하게 표현 자체가 애매할 수도 있습니다.


대개 사람들이 ‘애매하게’ 이야기를 한다고 할 때는 듣는 사람에 따라 말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사람들은 외부적 자극, 즉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 있는 그대로 듣지 못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합니다. 첫눈을 예로 들어보죠. 첫눈이 오는 날 행복한 추억이 있는 사람은 첫눈을 보며 행복해할 것입니다. 하지만 첫눈이 오는 날 이별을 하거나 큰 아픔이 있었다면 첫눈이 오는 날이 싫어집니다. 눈이 온다는 단순한 상황도 다르게 이해할 수 있는데, “너 그거 알지?” 같이 상황을 충분하게 설명하지 않는 대화를 한다거나, 주어 또는 목적어를 생략한다면 상대방은 당신이 하는 말을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기 쉽습니다.


단번에 모호한 표현을 명확하게 바꿀 순 없습니다. 먼저, 오해를 받았던 상황에서 했던 말을 육하원칙에 따라 구체적으로 글로 적어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그 글을 주변 사람들에게 읽어보게 하세요. 그리고 의도한 바가 글로 잘 표현되었는지 확인해보세요. 이 과정을 통해 대화의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필요한지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기본 연습을 바탕으로 거래처에 가기 전에, 거래처와 논의할 주요 안건들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를 준비하고, 미리 5-10번 이상 읽어보세요. 거래처에서 준비한 내용으로 표현해보시고, 사람들에게 그 이야기가 어떻게 들리는지를 확인해보세요. 반복적으로 명확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하면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대체 왜 이런 ‘고장 난’ 대화를 나누게 되는 걸까요? 이제 이 대화를 고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자라면서 건강한 대화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거나 적었습니다. 그저 성장 과정 속에서 들어온 방식대로, 또 타고난 성향대로, 또 자신이 처한 환경에 맞게 표현을 하고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그저 말을 할 수 있는 것과 대화를 잘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결혼을 예로 들어봅시다. 결혼을 하면 부부가 되지만, 모든 부부가 계속 행복하지는 않습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서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시도들이 꾸준하게 이어져야 합니다. 건강한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사람이 나와 똑같지 않습니다. 나와 성장 환경과 성격 등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꾸준한 대화를 이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어떤 부분에서 더 나은 대화가 필요한지, 어떻게 해야 더 나은 대화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배워야 하며, 알게 된 지식을 ‘실천’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 시도들이 우리의 대화를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해줍니다. 책에 나온 내용들이 여러분의 일상 속 대화를 살펴보고, 더 건강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실천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 이진희


다이룸한의원 원장. 루이스 헤이 확언 치유 워크숍 지도자.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한방신경정신과 한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불안장애, 공포증, 분노조절장애, 우울증, 공황장애, 트라우마 등 마음이 아프고 삶이 힘든 사람들을 상담, 치료하고 있다. 몸과 마음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한의학뿐 아니라 확언, EFT, 배치플라워, NLP, 에니어그램 등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과 훈련법을 연구하여 임상에 접목하여 사람들의 치유와 변화를 돕고 있다. 인터넷상에서 ‘해피지니’라는 별명으로 ‘다이름 행복학교’ 카페를 운영하며,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에서 감사와 치유, 자기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저서로는 『나쁜 기억에서 자유로워지는 연습』, 『나는 오늘도 소진되고 있습니다』, 『떨지 않고 말 잘하는 법』이 있다.

 

 

 

 

 

 


 

 

고장 난 대화이진희 저 | 청림출판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할 말을 미리 연습해보기도 하고, 감정을 다독이기도 하며 대화의 의지를 다지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또 상처를 받고 오해를 부르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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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