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세대가 완성한 세상은
이철승 저 │문학과지성사
『88만원 세대』는 ‘세대론’ 바람을 일으켰다. 좋은 자리를 앞 세대가 차지하고 놓지 않음으로써 다음 세대가 곤란에 봉착한다는 주장이었다. 청년 문제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이 책으로부터 촉발되었다. 『불평등의 세대』 는 ‘많이 가져가고 놓지 않는 세대’에 주목한다. 386세대가 이전과 이후 세대를 막론하고 얼마나 독보적인 과실을 누리는지 드러낸다. 소득, 자산, 상속과 증여, 사회 요직 등에 관한 근거 데이터는 충실하다 못해 넘친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 문제를 보는 데 ‘세대’라는 렌즈가 필요하단 사실을 부인할 도리 없다. 책은 묻는다. “누가 한국 사회를 불평등하게 만들었는가.” 책은 답한다. “산업화 세대가 첫 삽을 뜨고 386 세대가 완성했다.” (김성광 MD)
귀 쫑긋, 여름밤 산책
한창 때에는 빨리 지나가길 바라지만 막상 끝나면 다시 생각나는 계절, 여름. 『여름밤에』 는 그리운 여름 정취를 눈으로 한 번, 귀로 또 한 번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이다. 뜨거운 해가 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깜깜한 여름밤, 꼬리를 흔들며 나를 기다리는 강아지 '아롱이'가 등장한다. 책장을 넘기면서 아롱이와 함께 산책하다 보면, 달빛 받아 빛나는 꽃과 두 눈을 반짝이는 동물들, 그리고 우렁찬 개구리 울음소리를 만난다. QR코드로 제공되는 여름밤 소리를 들으며 읽으면 책의 진가가 드러난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즐길 수 있는 서정적인 그림책. (이정연 MD)
망설이지 말고 체육관 앞으로!
『아이 캔 주짓수』
강선주 저 | 팬덤북스
5달 전 킥복싱을 시작했을 때, ‘여자가?’부터 ‘위험하지 않아?’라는 선입견 가득한 질문들을 받았다. 실제로 우리 체육관에도 성인 여성은 다섯도 채 되지 않는다. 삶에 지친 친구들에게 (킥)복싱의 재미를 전도하고 있던 나는, 도복을 입은 여자 캐릭터가 그려진 이 책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선입견에 눌려 망설이다 운동을 시작하지 못하던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나왔으므로. 일단 끌렸다면, 시작해야 내게 변화가 온다는 걸 알려줄 테니까! 운동이 아니더라도, 어떤 활동을 통해 삶이 변화해본 사람은 안다. 어떤 것에 몰두하는 움직임은 생각을 확장시키고, 마음의 여유도 가져온다는 것을. 주짓수에 빠진 저자처럼, ‘나만의 무엇’을 만들고 싶게 하는 책. (이나영 MD)
사후 인생의 시작은 호텔 하데스에서
『호텔 하데스』
카타리나 그레베 글그림 | 미메시스
막연하게나마 저승이란 마땅히 그래야 할 것이라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사후 내가 갈 곳이라고 가정했을 때) 그곳은 왠지 모르게 불타는 지옥의 형상을 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 세계는 지금의 현실과는 동떨어져있는 또 다른 차원에 대한 판타지에 불과했다. 그러나 누가 상상했으랴. 베를린 골목의 한 스낵바에서 총에 맞아 더할 나위 없이 현실적으로 사망해버린 이가, 카론 해운회사의 배 ‘독일 2호선’에 탑승해 ‘하데스’ 입국 신고서를 작성하고, 이내는 요리사로 취업해 18시간 노동, 6시간 휴식의 끔찍한 노동의 굴레에 갇혀버릴 줄은. 죽었으나 죽지 않은 이들의 제2의 인생 이야기, 『호텔 하데스』 (박은영 MD)
가슴 한 켠에 묻어둔 마음이 있다면
『마음의 구석』
서밤,블블,봄봄 저 | 문학동네
누구에게나 남에게 쉬이 말하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 정작 털어내고 보면 남들도 다 가지고 있었던 것들인데 현실에서는 내색하기가 어렵다. 이런 묵혀둔 마음의 감정을 나누는 팟캐스트 <서늘한 마음썰> 작가이자 진행자인 서밤, 블블, 봄봄이 말로는 미처 다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글로 풀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방송을 들을 땐 마주 앉아 함께 수다를 떠는 기분이었다면 책에서는 좀 더 속 깊은 각자의 마음을 만날 수 있다. 자신의 고민뿐만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려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된다. 쌀쌀해진 가을 날씨에 헛헛해진 마음을 달래줄 따뜻한 에세이. (김은진 MD)
공룡이 되면 어때
다비드 칼리 글/세바스티앙 무랭 그림/박정연 역 | 진선아이
친절하고 얌전한 아이 악셀, 그런데 이 아이, 방 정리를 할 때가 되니 붉으락푸르락 무시무시한 공룡으로 변해버린다. 공룡이 된 악셀은 입으로 불을 내뿜고 엄청난 힘으로 온갖 것들을 부순다. 엄마도 아빠도 할아버지도 말릴 수 없다. 악셀은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내 안에 공룡이 있어요!』 는 다비드 칼리와 세바스티앙 무랭의 새로운 그림책이다. 언제나 ‘착한 아이’이기를 강요 받는 아이의 속마음을 유쾌하게 그린다. 참고 참다가 공룡이 되어버릴 정도라면 원하는 것을 들어봐 주어도 좋지 않은가. 아니 가끔은 우리 공룡이 되어도 괜찮지 않은가. (박형욱 MD)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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