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정양수 “먹는 단식 FMD, 한 달에 한 번만 실천하세요”
내 몸을 비워내니까 수면 습관도 돌아오고, 염증도 개선이 됐죠. FMD의 핵심은 다이어트가 아니에요.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 FMD의 핵심입니다.
글ㆍ사진 신연선
201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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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학과 전문의인 정양수 의사는 2003년부터 단식에 관심을 갖고 연구해왔다. 단식을 통해 몸을 해독하면 건강이 회복되는 것을 수치로 확인했지만 일상 생활에서 실천할 수 없다는 단점 때문에 체험에 그치기 일쑤였던 정양수 의사. 그는 그 뒤 생활을 유지하되 단식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단식법과 디톡스 프로그램을 찾게 된다. 그리고 놀랍게도 자신의 연구가 미국 남캘리포니아대학의 발터 롱고 박사가 내린 결론과 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FMD란 ‘Fasting Mimicking Diet(단식 모방 다이어트)’의 줄임말로 발터 롱고 박사가 연구한 식이요법이다. FMD는 식사는 하되 단식과 같은 신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방법으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결정적인 장점이 있다 . 『먹는 단식 FMD』  에서 정양수 의사는 지중해식 위주의 식단인 FMD를 한국인에게 맞게 변형해 건강한 식사 방법을 제시하는 한국식 FMD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에서 한국식 FMD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한 그는 “질병은 예방하기가 쉽지 더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하는 건 힘들다”며 체중,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어느 하나라도 이상 수치를 갖고 있다면 꼭 FMD를 실천해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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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질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을까


건강을 말할 때, 흔히 건강한 상태 또는 질병이 있는 상태라는 두 가지로 구분하기 쉬운데 그 사이에 ‘건강하지 않은 상태’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셨어요. 사람들이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병원에 가서도 질병이다, 아니다 정도만 확인하죠. 하지만 실은 회색지대가 있어요. 신호등으로 치면 질병 상태를 빨간색, 건강한 상태를 초록색으로 볼 수 있고요. 건강하지 않은 상태가 노란색에 해당할 수 있겠죠. 이 상태는 곧 빨간색이 되기도 하고, 주의하면 초록색이 되기도 합니다. 노란색인 우리 몸을 잘 관리해서 항상 초록색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면 좋겠지만 저도 늘 초록색이지만은 않거든요. 그런데 노란색 상태를 지속하면 암, 혈관질환, 당뇨 등으로 이어지게 돼요. 빨간색이 되는 거죠. 누구에게나 이런 질병이 올 수 있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질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 평소에 준비해야 해요. 자신의 상태는 혈액검사, 혈압측정 등으로 확인할 수 있잖아요. 만약 그 결과에 이상소견이 있다면 한 달에 한 번씩 주기적으로 FMD를 실천해서 건강한 상태로 몸을 돌려놓고, 건강한 상태가 되었다면 두 달이나 세 달에 한 번씩만 FMD를 실천하면 될 거예요.

 

선생님도 늘 초록색(건강한 상태)은 아니시군요.


아니죠, 그런데 관리를 해요. 빨간색을 초록색으로 바꾸기는 쉽지 않거든요. 물론 질병을 극복하는 사람도 있지만 노란색일 때 초록색으로 바꾸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요. 질병은 예방하기가 쉽지 더 진행된 상태에서 치료하는 건 힘들어요. 이때 제일 중요한 것은 먹는 것입니다.

 

먹는 것이 건강에 이 정도로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평소에는 실감하기가 힘들잖아요. 몸에 좋은 음식을 적게 먹고 있다는 사실도 마찬가지고요.


자신의 식습관을 잘못 알고 있는 분들도 많고요. 또 한국적인 음식을 다 좋은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지 않아요. 한식은 나물 문화고, 채식을 많이 하는 편이죠. 그건 다 괜찮은데요. 우리는 짜게 먹습니다. 염장식들도 많고요. 염장하면서 ‘바이오제닉 아민(Biogenic Amine)’이라는 발암물질이 생성되거든요. 사실 백지 한 장 차이죠. 발효냐 부패냐 경계가 아주 모호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음식은 신선한 상태에서 먹는 것이 좋아요. 또는 김치를 만들더라도 간을 세지 않게 하고, 젓갈을 적게 쓰는 것이 한국 음식에는 꼭 필요해요. 

 

알레르기, 두통, 피로감, 불면증 등도 음식 때문일 수 있다고도 하셨죠.


저는 FMD를 하기 전에 2011년부터 디톡스 프로그램을 진행해왔거든요. 보면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 대부분이 그런 증상이 개선되는 경험을 했어요. 내 몸을 비워내니까 수면 습관도 돌아오고, 염증도 개선이 됐죠. FMD의 핵심은 다이어트가 아니에요. 건강한 몸을 만드는 것이 FMD의 핵심입니다. 다양한 다이어트 방법이 있는데요. 요즘은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지방이나 단백질 위주로 섭취하는 방법을 많이 얘기하잖아요. 탄수화물을 적당량 먹는 것에는 저도 공감하는데요. 단백질도 인체에 적당량 이상 들어오면 노화라든지 암 등을 일으킬 수 있어요. FMD를 개발한 발터 롱고 박사는 각 영양소에 대해 아주 절묘하게 칼로리를 정해뒀어요. 기존 다이어트나 단식에 비해 FMD가 갖는 장점이 그것이에요.

 

공복상태를 오래 유지하지 않는 식습관도 지적하셨는데요. 공복이 길어지면 건강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 건가요?


2016년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의 연구 주제가 ‘자가포식(自家捕食, autophagy)’이었어요. 내 몸이 스스로 청소를 한다는, 리뉴얼 한다는 건데요. 희한하게도 그게 굶었을 때, 즉 몸이 비워졌을 때 진행됩니다. 또 2017년 노벨생리의학상 주제는 생체시계에 관한 것이었거든요. 생체리듬에 맞지 않은 생활을 하면 몸에 문제가 생기는 거죠. 적어도 밤 11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꼭 자야 하고요. 자는 시간은 최소한 6시간에서 8시간은 확보를 해야 해요.

 

우리 몸은 먹을 게 없는 상태가 되면 대사변화가 일어나면서 이에 적응하고자 한다.(중략) 단식을 하면 처음에는 글리코겐을 다시 포도당으로 분해해 사용하지만 12시간 정도가 지나면 다 소진되기 때문에 다음 단계로 지방을 분해해 케톤체를 만들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즉, 최소 12시간은 음식을 먹지 않아야 복부 지방이 연소되기 시작한다는 말이다.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고갈되어 포도당에서 지방산으로 대사 스위치가 바뀌면 긍정적인 효과가 시작된다.(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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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FMD


FMD를 만나기 전에도 단식이나 디톡스에 관심을 갖고 계셨잖아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제대로 경험을 한 것은 2011년 에서 해독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예요. 그 전부터도 단식이 경험하면서 그게 좋은 건 알고 있었지만 일상 생활을 하면서 실천하기는 어려웠죠. 그러다가 3주의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기회가 닿았던 거예요. 해보니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내 몸이 변화되는 것이 수치로도 보였어요. 그때 이것이 일정 기간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단식과 비교했을 때 FMD가 가진 장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제가 해온 디톡스 프로그램도 일상을 하면서 가능하다는 점이 FMD의 장점과 비슷한데요. 단식은 대부분 일상 생활을 끊고 진행을 해야 하죠. 별도의 장소에 가거나 누군가의 지도를 받아야 하는 만큼 일상적인 생활이 어렵습니다. 에서도 물만 먹는 단식을 시도한 참가자는 결국 4일째에 단식을 중단했어요. 그만큼 쉽지 않은 거예요. 그렇다면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먹으면서 동시에 일상 생활을 하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다이어트 뒤에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 했을 때 저는 FMD가 답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실제로 선생님은 FMD를 어떻게 실천하고 계신가요?


기본적으로 하루에 세 끼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안 합니다. 이 생각을 버려야 해요. 식사량은 매일 유동적일 수 있고, 두 끼만 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죠. 아침에는 물만 마시고 출근해서 토마토 주스를 마셔요. 수시로 녹차를 마시고요. 카카오 가루는 커피 대용으로 늘 상용합니다. 그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요. 메인 한 끼는 보통 식사를 해요. 제 경우 병원에서 점심을 함께 만들어 먹죠. 저녁은 집에서 먹을 때도 있지만 가능하면 병원에서 콩을 갈아 먹는다든지 해서 식사를 해결하고 가니까 안 먹을 때도 많아요. 그러면 그때부터는 쭉 공복을 유지합니다. 적어도 12시간은 공복 상태인 거예요.

 

매일 그렇게 하세요?


저도 사회생활을 하니까 아무래도 뭔가를 더 먹게 되죠. 파티음식을 먹을 일도 생기고요. 그때는 최대한 즐깁니다. 좋아하는 막걸리도 마셔야 하잖아요.(웃음) 다만 저녁에 뭔가 먹었다면 이후 12시간 동안은 최소한 안 먹으려고 해요. 동시에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비우는 시간, 즉 FMD를 실천하는 시간을 두는 거예요. 물론 평소 건강하고, 혈액 검사나 혈압 검사 등 모든 수치가 정상 범위에 있다면 그대로 생활하면 되죠. 굳이 FMD를 할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FMD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어느 하나는 다 노란색 상태고요.

 

연결해서, FMD가 꼭 필요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들려주세요.


20세 이상 현대인이라면 대부분 체중이나 혈압, 콜레스테롤 등의 문제는 갖고 있을 거예요. 그런 사람들에게 FMD는 필요한 거고요. 알레르기 같은 자가면역질환을 갖고 있는 분들도 꽤 많거든요. 그런 분들도 해야 해요. 결론적으로 적어도 임산부, 성장기 청소년을 제외하고는 다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장기 청소년이라도 비만하거나 의지가 있으면 해도 되고요.


물론 신장질환이 있는 분은 하시면 안 돼요. 콩팥에 문제가 있어서 채소도 양을 제한해야 하는 분들은 FMD를 못 하죠. 또 저체중이면서 섭식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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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문제를 환경까지 포함해서 생각해야


FMD를 할 때, 특별히 직접 먹을 것을 준비하고 만들어서 먹기를 권하는 이유는 뭔가요?


한 달에 한 번, 딱 5일이잖아요. 주말에만 장을 봐오면 되거든요. 5일치 식재료를 사오는 거예요. 양을 가늠하는 건 양손이면 됩니다. 양손바닥과 손가락 부분, 총 네 부분을 채소, 과일, 탄수화물, 단백질의 양으로 보면 돼요. 이렇게 양손을 채워 한 접시인 거죠. 그리고 양손을 모았을 때 사이에 생기는 세모진 공간의 양에 해당하는 것이 기름이고요. 조리에서 시간을 잡아 먹는 건 채소예요. 그러니까 주말에 씻고, 다듬는 작업을 해두자는 거고요. 그렇게 소분해두면 만들기는 아주 쉬워요. 저는 ‘휘리릭 요리법’이라고 부르는데요. 15분 안에 해서 먹을 수 있도록 했어요.

 

책 뒷부분에 메뉴를 아주 다양하게 구성해놓으셨죠.


채식으로만 되어 있는 5일, 해산물이 들어가는 5일, 간편한 식사 5일, 말린 채소로 먹는 5일로 구성을 했어요. 특히 말린 채소는 장점이 많아요. 우선 조리가 간단해요. 2분만 물에 불리면 되거든요. 보관도 쉽고, 겨울에도 먹을 수 있죠. 게다가 말리는 과정에서 비타민D 등 좋은 영양소도 생기니까 추천해요. 그래서 가능하면 직접 만들어먹는 방법으로 해보시면 좋겠어요.

 

FMD를 5일 이상 해도 문제는 없나요?


괜찮습니다. 최소 5일 정도는 유지를 해야 몸이 청소된다는 의미니까요. 냉장고에 비유해볼게요. 그냥 실온에서 당장 쓸 수 있는 식재료를 당이라고 하면 냉장실에 넣어 보관하는 식재료가 글리코겐이죠. 글리코겐은 간이나 근육 등에 저장이 되는데요. 그것마저 남아 돈다면 냉동실에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게 지방입니다. 이것을 최소 5일은 해야 냉동실 저 깊숙한 곳에 있는 식재료까지 다 쓸 수 있는 거예요. 평소에도 할 수 있다면 냉동실까지 식재료를 안 넣어두는 게 좋아요. 냉동실을 사용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건강해지는 거예요. 다 채워져 있으면 혈관도 안 좋아지고, 다른 문제도 일으키는 거죠.

 

냉동실에 오래 보관하면(지방이 쌓이면) 결국 탈이 나겠군요.


그렇죠. 다만 한 가지 딜레마는 있어요. 우리 몸에서 몸에 필요한 합성화합물이 저장되는 공간이 지방이거든요. 지방이 없으면 저장될 공간까지 사라져버려요. 따라서 지방도 적절하게 빼야 하는데요. 딜레마죠. 제 잠정적 결론은 건강한 음식을 먹으면 자연히 같이 빠진다는 겁니다. 채식 기반의 식사를 하면 있는 것도 함께 빠지고, 적게 들어오기까지 하니까 적당히 빠진다는 걸 확인했어요. 그런데 채소 위주가 아닌 다이어트를 하면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어요.

 

FMD와 조선시대 ‘백성’들의 식습관을 연결시켜본 대목도 흥미로웠어요. FMD가 무엇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내용이죠. 설명을 부탁드려요.


못 먹어서 문제였지만 백성들은 쌀도 정제되지 않은 것을 먹었고요. 적게 먹었어요. 잔치 때에나 가끔 고기 먹고요. 그게 맞았던 거예요. 심지어 1970년대에는 당뇨병이 1%도 안 됐거든요. 지금은 거의 16%입니다. 당뇨 전 단계까지 본다면 25%에 달해요. 혈압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문제가 불과 40-50년 사이에 일어났어요. 과거에는 새로운 것을 발명해서 좋아했죠. 플라스틱이 그 예잖아요. 싸고,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어서 좋아했는데 지금은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를 떠돌아 다니고, 그것을 해양동물이 먹게 되었어요. 같은 맥락에서 내 몸 하나 좋겠다고 동물성 단백질들을 무작정 먹으면 결국 지구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해요. 먹는 문제를 환경까지 포함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FMD에 관심이 있지만 실천을 망설이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그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으세요?


한 번 해보라는 말인데요. 물론 처음에는 칼로리도 막 나오고, 복잡하죠. 하지만 한 번만 그 과정을 거치면 ‘이렇게도 먹을 수 있다’는 걸 경험하실 수 있을 거예요. 변화도 쉽게 측정할 수 있잖아요. 보건소만 가도 체지방 측정이나 혈압 측정을 할 수 있거든요. 체감을 해보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요즘 먹는 게 열풍이고 당장 눈에 보이는 것, 맛있는 것만 추구를 하는데요. 거기서 한 단계 올라가서 건강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또 한 가지는 큰 주제이지만 인류가 어떤 먹을 것을 선택할 것인지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어떻게 질병이 적은 식습관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저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먹는 단식 FMD정양수 저 | 테이스트북스
'Fasting Mimicking Diet(단식 모방 다이어트)'의 줄임말로, 노화와 비만을 막고 건강 향상을 도와 병에 걸리지 않는 몸으로 만들어주는 식단을 제시한다. 책을 참고하여 누구나 쉽게 성공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실천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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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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