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ASA 마거릿 해밀턴
마거릿 해밀턴이라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젊은 여성 프로그래머가 있었다. 해밀턴은 ‘소프트웨어’라는 말조차 없던 시절에 어떤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는 아폴로 11호를 착륙 직전에 발생했던 위기에서 구했다.
해밀턴은 MIT의 계기연구소Instrumentation Laboratory(현 드레이퍼연구소Draper Laboratory)가 ‘달에 사람을 보내기 위한 컴퓨터’를 개발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해밀턴은 그곳에서 아폴로 유도 컴퓨터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하게 됐다. 아폴로 유도 컴퓨터는 MIT가 개발한 컴퓨터로, 우주를 비행한 최초의 디지털컴퓨터 중 하나다. 아폴로 유도 컴퓨터의 계산 속도는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의 100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기술의 결정체였다.
비록 크기는 작았지만, 아폴로 유도 컴퓨터는 절대적인 신뢰성이 있어야 했다. ‘오류가 생겨서 데이터가 날아가는’ 등의 사태가 절대 일어나면 안 되었다. 이는 우주 비행사의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폴로 유도 컴퓨터의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억장치인 롬read only memory, ROM은 절대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게끔 되어 있었다. 데이터를 말 그대로 ‘꿰매 놓았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면, 이 롬은 ‘코어 로프 메모리core rope memory’라고 해서 수많은 고리와 전선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전선이 고리를 통과하면 1을 뜻하고, 통과하지 않으면 0을 뜻한다. 따라서 한 번 꿰매 놓으면 데이터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이런 코어 로프 메모리는 여성 노동자들이 0과 1의 나열을 한 땀 한 땀 실로 꿰매서 만들었다. 즉, 달 탐사의 성공 여부는 여성 노동자들의 손가락 끝에 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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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아스트로룸오노 마사히로 저/이인호 역 | arte(아르테)
이 친절하고 호기심 넘치는 이야기꾼은 우주탐사 역사의 첫 장부터 아직 빈 종이로 남아 있는 미래의 우주탐사까지, 그 서사를 극적으로 그려 낸다.
오노 마사히로
현준맘
2019.05.14
1시간 반의 북토크를 통해 쥘 베른의 SF소설 '지구에서 달까지', 고야마 쓰야 '우주형제' 등에 대해서도 알게 되고, 아폴로 계획의 성공에 마거릿 해밀턴과 같은 여성 컴퓨터(?)의 활약에 대해서도 알게 되어 알찬 강연이었습니다.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무언가가 우주 저 넘어에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의 힘.
어제 강연을 통해 문경수님의 재치있는 말솜씨에도 놀라고, 여러 과학 성과들의 뒷면을 잊고 있던 사실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늘 ....점심시간 서점에 가서 '우주형제 1, 2'권을 사왔습니다. 현재 34권까지 나와있네요.
함께 구매한 에르제 땡땡의 '달나라에 간 땡땡'도 읽어 볼 예정입니다.
북토크를 통해 사방팔방으로 확장하는 독서의 기회!!! 너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