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훈 변호사 “사표는 절대 금지, 회사를 잘 그만두려면”
근로자가 자신의 분노를 SNS에 쏟는 경우를 보면, 회사가 잘못한 상황일 때가 훨씬 많다. 근로자들에게 용감해지라고 말하고 싶다.
글ㆍ사진 엄지혜
2019.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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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권하는 책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회사를 그만두는 법’을 소개한 책이 나왔다. 현직 변호사 양지훈이 쓴 노동 에세이. ‘우리들의 굴곡진 조직 인생과 실전 노동법’이라는 카피를 단 이 책은 사무직 노동자들의 건강한 직장 생활을 위한 ‘필수 예방 접종’ 같은 책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두 곳의 대기업에서 6년간 일한 양지훈은 아부와 술자리를 생활화 해야 하는 조직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2009년 퇴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1기로 변호사 시험에 합격했다. 올해로 8년차 변호사가 된 양지훈은 여전히 회사원 정체성이 강한 자영업자 변호사다.

 

양지훈 변호사는 2016년 <프레시안>에 칼럼(“절대 사표 내지 마라”)를 쓰면서 큰 화제를 모았고, 대중의 시선으로 법조계의 이면을 소개하는 글을 꾸준히 쓰고 있다. 노동법 대중 강연과 네이버 오디오 클립 ‘회사 인간 퇴사 인간’을 진행하며 회사 밖 노동을 꿈꾸는 사람들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있으며, 단독 저서로는 첫 책  『회사 그만두는 법』 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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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노동법이 필요한 순간

 

제목에 혹해서 읽기 시작했다.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서가 아니라, 회사를 그만두는 법이 있는지에 대한 물음 때문이었다. 읽어보니 ‘직장인 필독서’라는 느낌이 들더라.

 

제목을 정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뭔가 제목으로도 돌직구를 날리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유력한 후보 중 하나가 ‘회사를 떠날 수 있을까?’였는데, 너무 연한 느낌이 들었다. 편집자분과 상의 끝에 지금의 제목이 나왔다.

 

공저로 작업한 책이 있지만, 혼자 쓴 책은 처음이다.


10년 전의 내가 쓴 책이라고 생각한다. 10년 전의 나에게 하는 이야기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름대로 좋은 회사를 두 군데 다녔는데 너무 힘들었다. 내가 관료주의 안에서 순응하는 인간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라는 울타리 밖을 나오는 게 너무 힘들었다. 퇴사를 결심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말했을 때, 열 명이고 스무 명이고 단 한 명도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변호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회사 밖은 너무 추우니까, 다들 다시 생각해보라고 했다. 지금은 더 심각하지만 10년 전에도 힘들었다. 당시 응원 받지 못했던 내가 잘못된 게 아니라 회사가 잘못됐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 책을 썼다.

 

사용하는 메일 주소가 10년 전의 결심을 담은 아이디라고.


2009년에 퇴사 후 로스쿨에 입학했다. ‘새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영문과 숫자 ‘2009’를 붙여서 사용하고 있다.

 

책이 나오고 주변에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많더라. 책을 100권 사준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웃음)


고분고분한 부하 직원은 아니었지만 일은 잘하는 편이었다. 선배들과도 중립적인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했다. 직장을 다닐 때도 내가 겪는 어려움을 솔직히 말하곤 했는데, 선배들이 감정적으로 많이 지지해줬다. 그때의 나를 아는 분들이 많이 사주는 것 같다.

 

변호사가 되겠다고 생각한 후, 퇴사를 결심했나?


2009년에 로스쿨에 들어갔으니까. 만 3년 조금 넘게 공부하고 로스쿨 1기로 변호사가 됐다. 당시 노동법을 12학점을 들었다. 진짜 이상할 정도로 많이 들은 경우다. 변호사 시험이랑 상관 없이 노동법이 재밌어서 들었다. 지금은 국영수라고 할 수 있는 헌법, 민법, 형법을 많이 해야 한다. 운이 좋았다.

 

노동법 강연은 보통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나?


아무래도 근로자들을 위한 강연을 주로 하는데, 중소기업 대표들을 위한 강의도 종종 한다. 근로자들을 노동법에 맞게 대우해줘야 한다는 내용이 주되지만, 무조건 인권을 강조하는 것도 옳은 방향이 아니다. 지극히 태만한 사람들을 노동법으로 보호하는 건 노동법 정신에도 어긋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각기 처한 상황에 따라 법적으로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실질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책이 무척 실용적이다. 회사를 그만두는 법도 있지만, 노동법을 잘 활용해서 회사에서 잘 버티는 법도 들어 있다. 현직 회사원 독자로서 가장 눈에 띈 부분은 권고사직을 당한 근로자에게 “절대 사표 내지 말 것”라는 조언이었다.


변호사로서 해줄 가장 단순하고 강력한 조언이다. 회사의 어떤 권유도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 사직서는 회사가 원하는 대로 노동자가 자발적으로 사직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사직은 노동자가 스스로 퇴직하는 것이므로 법적으로 다툴 여지가 없지만, 해고의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라 그 요건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부당 해고임을 주장할 수 있다.

 

사표를 내지 말고 “해고를 당하라”고 말했다.


부당하게 해고된 경우, 노동자는 법원을 통해 해고 무효 확인의 소를 회사를 상대로 제기할 수 있다.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짧게는 6~8개월, 길면 1년이 넘게 걸릴 수 있다. 승소를 확신하는 노동자는 취미 생활을 할 수 있고 여전히 집안일을 할 수 있다. 패소가 걱정되면 단기 근로를 하면서 이직을 준비해도 된다. 소송 중 근로를 통해 얻은 경제적 이익은 승소 후 공제하면 그만이다. 승소 판결을 받게 되면 원직으로 복직되고 실직 기간 미지급된 임금을 받지 못할 뿐이다. 잃을 게 무엇인가. 사실 노동자가 사표를 내지 않으면 회사가 해고를 쉽게 할 수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정규직 근로자를 권고사직으로 자르는 경우에는 위법이 많다.

 

근로자들의 너무 이른 패배 의식도 문제가 있지 않나?


근로자가 을일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실업 상태의 문제가 있는데, 시도조차 하지 않고 회사의 불합리한 처우를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다. 회사가 위법하게 절차를 무시하고 해고하는 경우 근로자들도 버텨야 한다. 경제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근로자들에게 이득이다. 해고를 당하고 사회에 나오면 정서적으로 너무 힘들다. 싸울 건 싸우고 나와야 그 싸운 힘으로 나머지 인생을 살 수 있다. 그리고 회사는 근로자의 직무에 맞는 업무를 찾아줄 의무가 있다. 저성과자의 경우, 적합한 사직 과정 이전에 다른 직무를 줘야 마땅하다. 영업을 못하는 사람이 기획을 잘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 회사에게 요구할 것을 마땅히 요구해야 한다.

 

법률이 정해놓은 합법적 해고는 무엇인가?


노동자의 잘못 혹은 사용자의 합리적인 이유(<근로기준법> 상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해고할 수 있다. 권고사직은 해고도 아니며 법률에 근거한 것도 아니다. 쉽게 말하면 징계 해고는 노동자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해고다. 징계 해고가 정당하기 위해서는 회사가 취업 규칙상 징계 절차를 지키고 노동자의 잘못, 즉 귀책사유의 예로 상당 기간의 무단결근, 정당한 업무 명령 불이행, 업무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비위 행위 등, 절차적 내용적 요건을 모두 만족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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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허락 없이 퇴사할 수 있다

 

근로자들이 가장 공포스럽게 여기는 것 중 하나가 ‘직장 내 괴롭힘’이다. 옳지 않은 것에 항의했을 때,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전무한 경우가 허다하다. 괴롭힘의 대상이 됐을 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회사 밖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 사소한 듯 보이는 개인적 문제를 공동체의 문제로, 사회적 문제로 확대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해자인 상사와 그를 편드는 인사 담당자가 피해자의 근무 태도와 성격적 특이성을 부각시키고 문제를 조용히 덮어 버리거나 심지어 피해자를 전보 배치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조직적 차원으로 문제를 확대시키는 것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폭언은 녹음하라고 조언했다. 녹음은 불법이 아니라고.


괴롭힘 현장을 고스란히 담은 녹음 파일은 그 전후 맥락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드러낼 수 있어서 높은 증명력을 갖을 수 있다. 보통 상대방과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일을 모두 위법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현행 <통신 비밀 보호법>은 대화자(가해자, 피해자) 사이의 녹음은 허용하지만, 제3자의 내용을 몰래 녹음하는 경우에는 처벌하고 있다.

 

근로자들이 너무 몰라서 안타까운 지점이 있다면?


퇴사할 때 회사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근로자는 회사를 그만둘 때 회사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 퇴직 의사를 굳이 사직서가 아니라 구두로 표현해도 된다. 못 받은 임금이나 퇴직금, 수당 등이 있다면 퇴사 이후 3년까지 청구가 가능하다. 그리고 회사의 인사 정책을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합당한 것을 요구할 필요가 있는데 직장 내 집단적 괴롭힘, 교묘한 따돌림을 염려해서 항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징계성 승진 누락 같은 인사 평가의 불이익을 받고, 소송하는 경우는 없나?


있다. 대부분 퇴사한 이후의 소송이 많다. 해고를 당한 기간제 근로자인 경우가 많고. 잘못된 인사평가를 받았을 경우, 반드시 정정되어야 한다. 이에 대한 소송을 하기 어려운 것은 회사로부터 찍힐까봐 못하는 것이지, 미지급 임금 청구 소송이나, 평가 무효 확인 소송 등을 진행할 수는 있다.

 

누군가 “회사가 도대체 뭐야?”라고 묻는다면, 나는 “근로자를 부속품으로 취급하는 강제력이 작동하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회사가 근로자들을 보호해주는 경우는 정말 희박하다. 정상적인 방법으로 회사의 일을 처리했는데, 사건이 터졌을 때 회사는 근로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자본의 속성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정말 안타깝다. 이 책은 노동법 법리의 100분의 1도 담지 못했다. 기초 중의 기초를 담은 책이다.

 

징계위원회의 구성과 운용에 관한 규정을 위반한 징계처분은 원칙적으로 무효다. 징계위원회위원의 자격은 보통 취업규칙으로 정한다.


징계위원을 사용자측위원만으로 구성하거나 외부인사를 위원으로 위촉하더라도 효력이 있다.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징계위원회를 구성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회사는 근로자가 명백하게 현행법이나 취업 규칙을 어겨 위법하거나 부당한 행위를 하는 경우 징계할 수 있다. 회사의 징계권 행사는 취업 규칙이나 단체 협약 등에 따라 엄격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내용에 있어서도 징계 처분이 적정해야만 한다.

 

징계 무효가 되는 경우가 있다.


회사가 취업 규칙이나 단체 협약에서 징계 위원회의 구성 방법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면 반드시 그 규정대로 구성해야 한다. 만약 규정과 달리 징계 위원회가 구성된다면 그에 따른 징계 처분은 당연히 무효다. 예를 들어 징계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징계 위원회에 반드시 외부 위원 1인을 참석시킬 것’을 단체 협약 등이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촉박한 징계 절차 일정에 따라 내부 징계 위원들로만 위원회를 구성했다면 징계 사유가 아무리 엄중하다 하더라도 해당 징계는 무효가 된다.

 

직원이 연봉협상 전에 인사평가표를 확인하고 싶다고 요청하면, 인사팀은 보여줄 의무가 있지 않나?


대부분의 경우 보여줄 의무가 있다. 그래서 근로자들이 취업 규칙을 반드시 꼼꼼하게 읽어야 한다.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밝히지 않고, SNS에 회사의 불합리에 관해 토로할 때,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나?


상황을 정확하게 특정하지 않고 쓴 글의 경우, 회사가 명예훼손으로 승소하기 어렵다. 회사가 근로자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사실 이것 자체로도 뉴스다. 소송하는 경우가 희박하다. 그리고 근로자가 자신의 분노를 SNS에 쏟는 경우를 보면, 회사가 잘못한 상황일 때가 훨씬 많다. 근로자들에게 용감해지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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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는 ‘작업 중지권’을 주장할 수 있다

 

책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것 중 하나가 회사의 불합리로 인해 우울증을 겪는 회사원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해외의 경우, 타인에게 그 화를 푸는데 우리나라 근로자의 경우 스스로에게 화를 푸는 케이스가 훨씬 많다.


사회적 통념과 달리 한국의 사무직 근로자들은 회사 정책이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신 질환에 걸리거나 그로 인해 자살을 하는 극단적인 경우가 제법 많다. 물리적인 작업 환경의 열악함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정책과 악질적인 상사에 의해 우울증에 빠진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1조는 “산업 안전,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 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 증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사문화된 법률 조항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는 사업주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작업 중지권을 규정하고 있다. 일이 지나치게 많아 매일 밤 야근을 해야 해서 극도로 건강이 나빠지거나, 직장 내 괴롭힙으로 일을 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도 해당 근로자들은 ‘작업 중지권’을 주장할 수 있다.

 

에필로그의 제목이 ‘당신을 응원한다’다. 굉장히 현실적인 위로로 읽혔다.


탈회사한지 올해로 10년이다. 변호사 직함을 갖고 있지만, 나도 근근하게 자영업으로 삶을 이어가는 사회인이다. 회사 밖의 삶이 결코 안락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나 역시 사건 수임을 못 받으면 사무실 월세를 걱정해야 한다. 다만 나는 비교적 일찍 결단한 케이스고 순간순간 어렵다는 생각을 하면서 적당히 잘 살고 있다. 굳은 결심을 하고 회사를 나와서 잘되는 사람도 있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사람도 많다. 변호사니까 말하는 게 아니라, 주변의 수많은 사람이 힘들어하는 걸 봤다. 그래서 퇴사를 권하지는 않는다. ‘회사가 전쟁터라면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말이 품고 있는 실체를 보고, 스스로 원하는 것을 향해 실존적인 결단을 했으면 좋겠다.

 

2017년 말부터 네이버 오디오 클립 ‘회사인간 퇴사인간’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인간으로 살다가 자신만의 분야에서 회사 밖 인생을 개척한 퇴사 인간의 이야기를 듣는 방송이다. ‘로동여담’ 코너에서는 채용 비리의 문제, 거짓된 구인광고로 채용된 근로자의 임금, 근로자의 이직을 금지하는 약정은 항상 유효한가 등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노동법을 조금 더 쉽게 설명해보려 한다. 

 

두 번째 책을 쓰고 있나?


근로자들이 현실적으로 알아야 할 노동법 조항을 정리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법률해설집이지만 핸드북 같은 느낌으로. 왼쪽에는 법조문을 하나 넣고, 오른쪽에는 그 법조문을 현실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실질적인 이야기를 쓰려고 한다. 우리가 몰라서 당하고 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그거 아는가? 근로자가 이직할 때 전 직장에서 일한 자기 이력 사항을 담은 서류를 청구할 수 있는데, 근로자가 원하는 이력의 내용만 넣을 수 있는 법률 조항이 있다. 전직 근로자가 서류 발급 요청을 했을 때, 회사는 거부할 수 없다.

 

아마도 평탄하게 조직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진 않을 것 같다. 『회사를 그만두는 법』 을 읽을 독자에게 한 마디 한다면.


이 책이 하나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이 책을 기반으로 법 조항을 살펴보고 실제로 활용하게 되는 수단이 된다면 저자로서 바랄 것이 없다. 노동법의 대중화라고 할까? 우리가 정한 볍률이 지상의 낮은 세계로 내려 왔으면 좋겠다.

 

“질문을 던지는 것은 결국 노동하는 인간으로서 자신을 찾는 일과 다르지 않은 일이다. 범람하는 자기계발서와 힐링 에세이를 과감하게 버리고 노동법을 읽으면서 조직과의 긴장을 능숙하게 즐기는 주체적 회사원 되기가 불가능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 『회사 그만두는 법』  221쪽)

 

 

<채널예스> 독자의 질문

 

Q. 중소기업 취업했다 5일 만에 퇴사했습니다. 사유는 야근 및 주말 근무 시 수당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입사 시에는 면접관이 주말 및 야근이 없다고 했지만 3일 일하는 내내 야근이 있었으며(업무는 없었지만 임원의 개입으로 퇴근 불가), 주말에 재고 정리를 한다는 명목으로 근무를 3시간 이상 한다고 하더군요. 물론 수당에 대한 이야기는 못 들었습니다. 아마도 무급 근무였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면접 때와는 다른 근무 환경에 처해진다면 노동 법규상 문제가 없는 건지 궁금합니다. 면접관의 설명과 회사 소개서와 실제 근무 환경이 다른 경우에 말입니다.

 

A. (근로계약서나 회사의 관련 규정, 구두 약정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 정확한 법률 상담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하여 원론적인 답변을 드립니다)

 

입사 당시 면접관이 근로자에게 연장근로가 없다는 말이 갖는 법률적 의미가 문제될 수 있으나, 통상적인 야간 근로, 휴일 근로 등의 추가 근로는 법령이 허용하는 한도(사업장에 따라 다르나 주 52시간) 내에 허용 가능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면접 당시 추가 근로가 없을 것이라는 말만으로, 야근과 주말 근무를 시킨 것이 어떤 법률 위반이 되기는 어렵다고 보여집니다(더 구체적인 법률 상담을 위해서는, 근로계약의 내용 및 회사의 취업규칙, 인사규정 등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채용 당시 회사 설명이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편입이 되었는지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위와 같이 근로자가 추가 근로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명백하게 위법한 행위입니다. 따라서, 근로자는 추가 근로수당을 받지 못한 부분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정상 양지훈 변호사) 

 

 

 

 

회사 그만두는 법양지훈 저 | 에이도스
두 번 퇴사한 경험을 토대로 회사원들이 알아두면 좋을 노동법과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회사라는 조직의 객관적 실체와 일의 의미, 동시대를 버티고 있는 회사원들의 다양한 사회적 풍경들을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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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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