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소리나무를 두드려 불려낸 ‘그것’이 영원히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의 ‘얼굴’이 필요하다. 그리고 누군가의 ‘얼굴’로, 누군가의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놀이를 계속해나가야 한다. 이 놀이에서 “그것은 불러낸 사람의 얼굴을 훔치고 그 자리를 빼앗는다. 둘 중 하나가 남을 때까지 그것은 질문을 하고 사람은 고통과 두려움에 쫓기다가 기어이 저 자신을 대답으로 내놓는다”(246쪽). 15년 전, 놀이에 가담했던 아이들이 그렇게 저 자신을 내어놓고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것처럼. 하지만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는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호시탐탐 자신을 노리는 미스터리한 존재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가의 자리를 빼앗아야 하며,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신의 자리를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는 현실의 근원적 불안함을 직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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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조선희 저 | 네오픽션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고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는 것. 어쩌면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우리를 근원적 공포로 몰아넣는다.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출판사 | 네오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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