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는 『몬테로소의 분홍 벽』 이후 두 번째로 국내에 출간되는 에쿠니 가오리의 그림책이다. 전작이 행복을 찾아 떠나는 고양이의 모험을 그렸다면 화가 마쓰다 나나코와 함께한 『나비』 는 귀여운 나비의 환상적인 비행 행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빠져들게 함으로써 모든 독자들에게 무한한 자유와 상상을 선물한다. 공기 속을 가로지르며 과감하게 날갯짓하는 나비가 바다와 노을과 밤의 세계를 날아다니는 것을 보고 있으면 독자 또한 먼 곳으로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은 해방감을 맛볼 수 있다. 자유롭게 춤추는 나비의 모습을 쫓아가다 보면 어느새 독자 스스로 의식의 제한을 벗어나 드넓은 외부 세계로 날아갈 것만 같다.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압축적이면서도 세밀해서 시와 같은 문장은 나비의 날개가 팔랑거리듯 날아들어와 읽는 이의 마음속에 고요히 물결치며 파동을 일으킨다.
노랑, 빨강, 파랑, 검정 등 뚜렷한 개성을 갖춘 각 장의 색이 조화롭게 이뤄져 화려하면서도 몽환적인 마쓰다 나나코의 그림은 표지부터 본문 끝까지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마치 다채로운 꽃을 피워내듯 진행된다. 에쿠리 가오리의 글과 아름답고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나비는 머리핀, 과일, 반지, 신발끈 등으로 변주되고, 소리가 되기도 하고 시공을 뛰어넘는 고요가 되기도 한다. 나비는 숨을 쉬고 보고 듣고 웃고, 잠이 들고 꿈을 꾸기도 한다. 이 환상적인 그림책 곳곳에 눈길이 머물다가 책장을 덮으면 마치 ‘장자(莊子)의 나비’처럼 한바탕 꿈을 꾼 듯 황홀하면서도 오랜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섬세한 감성 세계가 고독하면서도 자유로운 순간순간을 즐기는 나비가 되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독자의 마음을 오롯이 사로잡으며 행복한 기운을 듬뿍 불어넣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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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에쿠니 가오리 글/마쓰다 나나코 그림/임경선 역 | 미디어창비
이 환상적인 그림책 곳곳에 눈길이 머물다가 책장을 덮으면 마치 ‘장자(莊子)의 나비’처럼 한바탕 꿈을 꾼 듯 황홀하면서도 오랜 여운을 느낄 수 있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