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멘토 ‘박웅현’은 협업의 달인
박웅현 선생님은 기획회의에서 무엇보다도 ‘돈키호테력(力)’을 강조하셨습니다. “정말 어려운 건 그 생각을 실행하는 힘이다. 그 힘에는 반대를 무릅쓸 용기, 고집, 무모함, 끈기 등이 포함된다.”
글ㆍ사진 양희정(민음사 인문교양팀 편집부장)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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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력은 ‘발상’이 아니라 ‘실행력’


열렬한 독서가 박웅현 선생님이 어느 날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스페인 기행』을 읽으시다가 “스페인은 여러 국가들의 돈키호테다… 콜럼버스는 바다의 돈키호테다…”에서 짠 하고 떠오른 생각이 있었으니, 바로 “인류사의 돈키호테를 모아 볼까?”였습니다. 무모한 생각으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아보겠다는 ‘생각의 씨앗’은 TBWA0팀에서 싹을 틔워 OtvN의 <오 진짜 짧은 다큐>로 태어났습니다. 0팀은 박웅현 선생님이 “어처구니없는 일을 저지르기 위해” 만든 컨버전스팀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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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WA0팀의 일터입니다. (왼쪽부터 서준혁, 김재호, 이태호, 박웅현, 김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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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돈키호테』 겸재 정선과 사진작가 구본창 본문 중에서

 

돈키호테 프로젝트는 11개의 꽃으로 피어났으니, “재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철학으로 미국의 대표 가구디자이너가 된 찰스 & 레이 임스 부부, “사소함에서 위대함을 찾는 예술가” 구본창, “통촉하시옵소서!”를 뚫고 한글 창제를 강행한 세종 등입니다. 그렇게 광고회사가 다큐를 만든 것입니다! 이 ‘무모한’ 프로젝트가 가능했던 것은 30년간 창의력에 대해 고민해 온 박웅현 선생님의 신념 때문이었습니다. 즉 “창의력은 ‘발상’이 아니라 ‘실행력’이다!”


돈키호테력(力)을 찾아라!

 

한편 박웅현 선생님이 뿌린 ‘생각의 씨앗’이 책이라는 열매가 되기까지는 또 다른 실행력이 필요했습니다. 박웅현 선생님은 기획회의에서 무엇보다도 ‘돈키호테력(力)’을 강조하셨습니다. “정말 어려운 건 그 생각을 실행하는 힘이다. 그 힘에는 반대를 무릅쓸 용기, 고집, 무모함, 끈기 등이 포함된다.” 이것을 토대로 4개의 카테고리를 만들고 각각의 주제를 더 효과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형식을 찾아 에세이, 갤러리, 인터뷰 등을 결정했습니다. 그런 다음에 0팀의 멋진 카피를 빛나게 해 줄 전문가들의 시선을 찾았습니다.

 

“처음엔 이게 영상이 될 줄 몰랐다. 그런데 됐다. 다음엔 이게 책이 될 줄 몰랐다. 그런데 또 됐다. 하다 보니, 우리까지 돈키호테가 되어 버렸네. 돈키호테가 되는 것, 하다 보면 되는 것. ―서준혁 TBWA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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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돈키호테』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72초TV' 본문 중에서

 

창의성도 결국 협업이다!

 

이렇게 하나의 프로젝트가 3차원 영상에서 2차원 텍스트로 변신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박웅현 선생님이 또 강조하신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협업입니다. 박웅현 선생님의 지휘 아래 손발이 착착 맞는 0팀과 함께 일하다 보니 민음사 편집자들과 디자이너도 자연스럽게 박자를 맞추게 되었고, 협업의 기쁨도 함께 누릴 수 있었습니다.

 

“광고란 결국 협업이다. 우리가 어떤 창의적인 일을 만들어 냈다고 치면, 그때의 창의성은 사실 많은 사람들의 힘으로 구성되는 거다. 아티스트가 아닌 이상, 누군가의 창의성은 결국 협업에서 온다고 생각하게 됐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잘해 내는 일, 그게 결국 창의성 혹은 창의력을 만들어 낸다.”
―김재호 TBWA CD

 

그래서 다시 결심했습니다, 제2의 돈키호테를 기획하자고! 박웅현 선생님의 머릿속은 벌써 몇 가지 키워드로 가득 차 있습니다. 0팀이 또 멋진 다큐를 만들 예정입니다. 다음 책도 더 멋지게 만들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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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돈키호테 #박웅현 #창의성 #편집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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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정(민음사 인문교양팀 편집부장)

미술학원을 들락거리다가 영문과와 정치과를 다녔고, 그 덕에 문학, 예술, 철학에 관심이 있다. 최근에는 이진숙 미술평론가, 곽준혁 정치철학자, 김동훈 고전학자의 책을 만들었으며, 세계시인선과 그리스로마 고전을 기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