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집어 들게 된 것에는 표지 이미지가 한몫했다. 눈에 확 들어오는 강렬한 빨강색의 표지를 처음 보고 든 생각은 ‘뭔가 의미가 있을까?’ 였다. 그림 작가 이름을 구글 검색 창에 넣어보니 비슷하게 검은 선으로 그리고 빨간색으로 칠한 일러스트들이 눈에 띈다. 어쩌면 작가는 빨간색을 굉장히 좋아하는 게 아닐까 의심하는 순간, 빨간 하와이풍 꽃 목걸이를 걸고 있는 작가의 사진을 발견했다. 역시! 빨간 색을 좋아하는 게 확실하다.
톡톡 튀는 색감의 표지와 센스 있는 제목을 보고서 ‘아, 이 책 좀 귀엽겠네.’ 생각했다. 책을 펴고 첫 장을 읽으면서 ‘역시 귀여운 책이었어.’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몇 장 더 넘긴 순간! 허를 찔렸다. 그냥 예쁜 일러스트의 양장그림책인 줄만 알았는데, 플랩북이었다니. 요샛말로 ‘깨알 같은’ 구성이다.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서, 치마를 자주 입는 엄마를 보면서 엄마 치마 속에서 살면 어떨까? 상상하는 내용의 그림책이다. 이야기를 따라가며 플랩을 넘기면, 스토리에 맞게 그림이 바뀐다. 플랩을 뒤집었을 때, 그림을 가리게 되는 날개 뒷면까지 고려하여 그림이 그려져 있어, 재치있게 그림이 바뀌는 것을 보는 재미가 있다. 앞뒷 장 이미지를 맞추어 인쇄하고 또 딱맞게 잘라내느라 고생했을 제작자들이 눈에 보인다. 이런 책은 왠지 더 예뻐 보인다.
재미있었던 부분을 하나 소개해본다. 외출하는 엄마가 꽃무늬 플레어 스커트를 입고 있다. 아이는 엄마 치마 속에서 살고 있으니까(살면 좋겠다고 상상 중이니까) 이렇게 외친다. ‘엄마 따라 어디든 갈 수도 있고 참 재미있겠다!’ 그리고 플랩을 뒤집으면...! 팔랑거리는 엄마의 꽃무늬 스커트가 빨간 자동차로 변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우리의 꼬마 껌딱지가 신나는 표정으로 차를 운전하고 있다. 사랑스러운 상상력과 재치 있는 구성이 만나서 재미있는 페이지를 만들었다.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 있는 아이가 있다면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엄마에 대한 아이의 애착을 기발하게 표현하면서 서서히 엄마 품에서 떠나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되는 심리적 성장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어, 아이와 함께 상상놀이를 즐기면서 엄마로부터의 심리적인 독립을 자연스럽게 준비해볼 수 있게 하는 고마운 그림책이 될 것이다. 물론, 나처럼 그저 귀여운 아이의 모습에 엄마미소를 지으면서 가볍게 플랩을 뒤집어도 좋다. ‘어머, 애기가 치마 속에 있는데 뽀뽀는 나중에 하세요, 부모님들!’ 하고 외치면서.
http://ch.yes24.com/Article/View/3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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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리(유아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