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기본 단위, 세포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세포는 살아가는 것 못지않게 죽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껏 지구에 나타난 모든 세포가 계속 살아 있다고 상상해보자.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7.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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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처음에는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한다. 이 시기 세포의 크기는 거의 비슷하며, 약 24시간 동안 머물러 있다가 둘로 갈라진다. 이것이 인간처럼 복잡한 다세포 유기체가 발생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다. 인간이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은 놀랍고도 매혹적이다. 생명의 기본 단위 하나가 다음에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스스로 알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세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면 먼저 다음 사실을 생각해보자. 오늘날 지구에 사는 생명체 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종 수만 해도 870만 개로 추정되며 이들 종 대부분은 개체 수가 100만, 100억, 1조는 된다), 하나도 빠짐없이 하나 이상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그다음으로, 자연 세계에 존재하는 놀랄 만큼 다양한 물질과 여러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자. 반딧불이의 반짝임, 햇빛을 향해 굽어 자라는 식물, 암세포, 100미터 달리기, 나무, 눈물이나 콧물, 코끼리 똥, 흰긴수염고래 뼈대, 체취, 음식의 냄새를 맡은 기억, 짖는원숭이의 울부짖음, 매의 부리, 뱀의 독…. 이 모든 것이 세포의 활동으로 나타난 결과다.

 

세포는 생명 그 자체


생명체가 무엇인지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생물학자는 생명체라면 다음과 같은 조건들을 충족시켜야만 한다고 여긴다. 복합 분자를 형성하고, 내부 체계를 꾸리고자 에너지를 사용할 것, 그리고 주변 환경에 반응하고 번식하는 능력이 있을 것. 예컨대 진달래속 식물은 이런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기 때문에 생명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는 이 식물이 생명체의 집짓기 블록인 세포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세포는 생명 그 자체이며, 따라서 때로는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을 만큼 작은 세포의 조직과 행동, 구조를 이해하는 일은 생명 그 자체를 이해하는 일이다. 1장에서는 지금까지 이를 탐구해온 역사, 그리고 그 탐구를 북돋웠던 도구와 기술을 알아볼 예정이다.

 

간단히 말해, 세포는 분자들의 혼합물이며, 조그만 봉지 안에 화학물질을 섞어놓은 칵테일이다. 보통 그 크기도 몹시 작다. 하지만 세포에는 정말 복잡한 놀라움이 들어 있다. 2장에서는 이러한 세포 내부를 들여다보고 그 특징과 함께 세포의 유형을 알아볼 것이다.

 

세포는 숨 가쁘게 움직이는 분자 수준의 도시다. 몇몇 분자는 자신을 복제하고, 몇몇은 다른 분자를 만들어내며, 몇몇은 다른 분자를 따라서 죽 움직이면서 그 안에 암호로 적힌 정보를 빠르게 읽는다. 또 몇몇은 다른 분자들을 꼭 붙잡고 다음번에 가야 할 장소로 옮긴다. 몇몇은 분자를 일종의 뼈대로 삼거나 옮겨온 다른 분자들을 따라 스스로를 짜 맞춘다. 이 활동은 매 순간 지구의 살아 있는 모든 세포에서 활발하게 펼쳐진다. 이렇게 분자가 추는 춤의 중요한 결과가 바로 세포의 증식을 통한 성장번식이다. 이것은 3장의 주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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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세포의 크기 - 타조 알도 하나의 세포


대부분의 세포 하나하나는 너무 작아서 크게 확대하지 않으면 보기 어렵다. 하지만 세포 중에 꽤 큰 것도 있다. 예컨대 새알은 그 자체가 하나의 세포다. 조류의 알 중에서 가장 큰 타조 알은 세포 중에서도 가장 크다(알껍데기는 세포에서 만들어지지만 세포의 일부는 아니다). 평생 하나의 세포로 남아 있는 종이 많지만, 타조는 그렇지 않다. 구슬처럼 생긴 녹조류 발로니아 벤트리코사(Valonia ventricosa)는 단세포생물 중에서도 크기가 꽤 커서 지름이 최대 5센티미터까지 자란다. 이런 단세포생물의 다양성과 중요성은 4장에서 다룰 예정이다.

 

한편 우리가 흔히 보는 생명체는 수천, 수백만, 수억, 수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다세포생물은 대부분 식물, 균류, 동물로, 이들의 세포는 하나의 세포에서 시작해 반복된 세포분열을 거쳐 생겨난다. 인간 역시 하나의 수정란에서 비롯되었다. 이 세포 하나가 여러 조직을 이루는 다양한 유형으로 분화해, 마침내 복잡하게 전문화된 여러 기관을 이룬다(싹이 생겨 떨어져 나오는 출아법을 통해 새로운 개체가 생기는 생물도 있지만 일부에 불과하다). 다세포생물의 세포는 각각을 하나로 묶고 세포끼리 소통하게 해주는 성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5장에서는 튼튼하고 제대로 작동하는 몸을 만들기 위해 이루어지는 여러 작용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세포의 죽음은 중요하다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세포는 살아가는 것 못지않게 죽는 것도 중요하다. 지금껏 지구에 나타난 모든 세포가 계속 살아 있다고 상상해보자. 자연은 끊임없이 싸우는 전쟁터로, 그 안에서 세포는 우위를 정하려고 때로는 그저 생존하고자 서로 싸운다. 영역이나 자원을 얻으려는 경쟁은 진화를 이끄는 힘인데, 여기에는 죽음이 따르기 마련이다. 6장에서는 세포가 어떻게 경쟁하고 죽어 나가는지 살필 예정이다. 세포가 자멸하는 일의 중요성이라든지 이런 자멸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 생기는 문제점을 다룬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인체에서 가장 흥미롭고 필수적인 세포들을 살핀다. 이렇게 우리는 오래전 우리 자신의 기원이었던 하나의 세포로 거슬러 올라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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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