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훈(34세)
프리랜서
책을 만들다가 지금은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는 중이죠. 가장 좋아하는 분야는 세계문학이에요. 일본 소설가 다자이 오사무를 무척 좋아해요.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하진 않았어요. 즐겨 읽게 된 건 대학교에 들어가고서부터죠. 집은 경기도, 학교는 서울이라 통학 시간이 길었어요.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책만큼 좋은 친구가 없었죠. 그 때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전이었거든요. 우연히 스탕달의 『적과 흑』을 읽게 됐는데 그야말로 흠뻑 빠져들었어요. 덕분에 책에 취미를 붙이게 됐죠.
소장 욕구가 좀 많아요. 책을 사는 돈은 안 아끼는 편이에요. 중고책보다는 새 책을 주로 사는데구매는 거의 인터넷서점에서 해요. 직접 책을 보고 사는 것도 좋지만 출판사 서평을 읽으면서 사는 재미도 있어요. 너무 화려한 수식어를 볼 때면 ‘이건 좀 뻥이다’라고 생각하기도 하죠. 책을 많이 사다 보면 할인율과 적립금을 무시할 수 없어요. 은근히 무거운 책이 많잖아요. 집에서 받아보는 게 아무래도 편하더라고요. <월간 채널예스>나 다양한 사은품을 받는 재미도 있고요.
몇 달 전에 정세랑 작가님의 장편 소설 『피프티 피플』을 읽었어요. 50명의 인물 이야기를 담은 소설인데요. 각 장이 짧게 나눠져 있어서 긴 독서를 어려워하는 젊은 독자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주목하고 있는 젊은 작가 중 한 분이신데, 상상력이나 문장이 마음에 들어요. 아, 테드 창의 『당신 인생의 이야기』도 무척 재밌게 읽었어요. 영화 <컨택트>를 본 다음에 봤는데 내용이 너무 좋은 거예요. SF소설은 많이 안 읽는 편이라 기대가 없었는데 정말 좋았어요.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도 새삼 다시 읽었는데, 정말 기념비적으로 잘 쓴 작품이라는 걸 실감했어요.
책 추천이요? 그건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제 주변에도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사람이 많죠. 그래도 간혹 추천을 부탁 받으면 열심히 골라줘요. 아무래도 너무 어렵지 않은 짧은 책을 추천하죠. 요즘은 표지가 예쁜 책이 많잖아요. “콘텐츠가 중요하지, 디자인이 뭐가 중요하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도 처음 만났을 때 풍기는 이미지가 중요하잖아요. 책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게 표지,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콘텐츠라도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니까요. 여러 번역서가 나온 책을 고를 때는 디자인이 예쁜 책을 골라요.
3월은 작심삼일을 또 한 번 하는 달이잖아요. (웃음) 특별한 독서 계획은 없지만 뜻밖에 좋은 책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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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프티 피플정세랑 저 | 창비
2016년 1월~5월 창비 블로그 연재 당시 50명의 주인공으로 화제를 모았던 정세랑 장편소설 『피프티 피플』이 단행본으로 묶였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또는 단단하게 연결된 병원 안팎 사람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면서도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엄지혜
eumji01@naver.com
iuiu22
2017.03.08
동글
2017.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