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이 걸렸다. 꼼꼼히 살펴보니 그리 긴 시간은 아닐 수도 있겠다. 부록까지 총 1,746쪽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을 본 소감이다. 사전이 맞나 싶은 산뜻한 표지와 장정, 가독성을 높인 큰 활자는 사전을 읽지 않는 세대에게까지 이목을 끈다. 사전을 만든 이는 국어학자 남영신. 그는 1987년에 첫 사전을 만든 후, 국어문화운동본부 대표로 활동하며 평생 ‘우리말 바로쓰기 운동’에 힘쓰고 있다.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은 틀린 낱말로 찾아도 바른 낱말이 나오는 사전이다. 습관적으로 잘못 쓰는 말도 올림말로 올려, 바른 올림말과 비교하고 왜 틀렸는지를 설명해준다. ‘들르다’와 ‘들리다’, ‘부스스’와 ‘부시시’, ‘덮이다’와 ‘덮히다’, ‘치르다’와 치루다’ 등 일상 생활에서 자주 헷갈리는 낱말들의 정확한 활용법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 복합어, 관용 표현 등 한 낱말의 다양한 쓰임새를 두루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부록에 ‘용언 활용표’를 붙여 용언의 활용 유형을 쉽게 익힐 수 있다. 글 쓰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부터 맞춤법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싶은 독자들까지, 두고두고 봐도 좋을 사전이다.
외계어보다 욕설이 더 큰 언어 파괴
벌써 2쇄를 찍는다고요. 반응이 좋습니다.
사전이 나왔을 때 만족했어요. 깔끔하잖아요. 편집을 기막히게 잘했어요. 보기가 참 편해요. 조금 넣어야 할 걸 못 넣어서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아주 좋아요.
사전을 써보자는 제안을 받으셨을 때, 바로 수락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윤구병 보리출판사 대표가 먼저 제안했어요. 저야 원래부터 해왔던 작업이니까, 어떤 어휘를 담아야 할지 알고 있었고요. 그동안 사전들이 갖고 있었던 불편함을 조금 보완하면 좋겠다, 생각했죠. 요즘 사전 보는 사람들이 없잖아요.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하면 다 나오니까요. 이런 추세를 알면서도 종이사전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들으니, 무척 반가웠죠.
‘과연 일반 독자들이 사전을 살까?’ 하는 우려는 없었나요?
읽히리라고 믿었어요. 제 느낌이 있으니까요.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는 실용성이 있는 사전이에요. 일상 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어휘의 다양한 쓰임새를 두루 살펴봤어요. 조사와 어미를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사와 어미 관련 정보를 충실히 실었고, 낱말 간의 의미 차이와 용법 차이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했습니다. 2005년에 ‘국어기본법’이 제정되는 등 국어 생활의 기반이 단단해졌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이 우리말을 어법에 맞게 사용하는 걸 어려워해요. 비문법적인 문장, 낱말의 쓰임새에 맞지 않는 표현, 외국어 직역투 어법이 넘쳐나고요. 혼탁한 국어를 바로잡기 위한 마지막 무기로 만든 셈이에요.
아무래도 사전은 글 쓰는 사람,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수요가 많을 텐데요.
글을 쓰다 보면 어떤 어휘가 막히는 순간이 있잖아요. 선택한 단어가 어떤 용례로 쓰이는지 확신이 안 설 때도 있고요. 그럴 때 도움이 될 만한 사전이에요. 어려운 단어보다는 쉬운 단어, 기초 어휘에 중심을 두고 사전을 만들었어요. 기초 어휘를 다양하게 사용하는데 엇나가지 않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뒀죠.
‘드디어’, ‘마침내’ 같은 단어도 쓰임새가 다르더군요.
‘드디어’는 일이 진행되는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을 제시할 때 사용합니다. 대체로 그 결과가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그렇게 될 경우가 대부분이죠. 마땅히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는 경우에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마침내’는 ‘드디어’처럼 일이 진행되는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을 제시할 때 사용하는데, 진행 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음을 암시해요. 우여곡절이 있은 뒤에 그 결과에 이르렀다면 ‘마침내’가 ‘드디어’보다 더 알맞죠.
‘아는 체’와 ‘알은체’ 용법도 잘 몰랐던 내용입니다.
두 낱말은 동사 ‘알다’에 의존 명사인 ‘체’와 ‘척’이 붙은 형태입니다. 문법적으로 이런 경우는 ‘아는 체’, ‘아는 척’으로 쓰는 게 옳아요. ‘알다’의 관형사형은 ‘아는’이지 ‘알은’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아는 체’, ‘아는 척’은 ‘지식이나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을 뜻해요. 그런데 사람이나 사물에 관심을 보이는 의미로 쓸 때는 ‘알은체’, ‘알은척’이라고 해요. 이는 독립한 낱말로 보고 있어요.
조사와 어미를 중요하게 다룬 것도 사전의 특징입니다.
국어에서는 조사와 어미를 바르게 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조사 ‘가’와 ‘는’은 사용법이 상당히 다른데, 흔히 아무렇게나 사용해요. 어미 ‘-어’와 ‘-어서’가 같지 않고, ‘-고’와 ‘-며’가 같지 않아요. ‘-고’는 앞선 행동이 끝나고 그 상태에 있을 때 다른 동작이 일어나는 경우에 씁니다. ‘-며’는 앞선 행동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동작을 시작할 때, 즉 함께 진행될 때 사용해요.
평소 문자나 이메일을 주고 받을 때, 비문이 너무 심하면 지적해주시나요?
물어오면 대답해주지만 먼저는 아니죠. 대개 틀릴 만하다고 생각해요.
글 쓰는 일을 업으로 한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기대감이 큽니다. 그런데 이 정도 맞춤법은 알 것 같은데, 모르는 경우도 많아요.
언어에 민감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언어 생활을 어떻게 했는지가 중요하죠. 부모의 언어 생활, 학교에서 배운 언어도 그렇고요. 언어적 감각이 없어서일 거예요. 또 한 가지는 사회적인 문제죠. 우리가 글자로 보는 대부분의 것은 공공 표지물입니다. 일반인들이 자기가 쓴 글을 붙여 놓는 경우는 없으니까요. 공공 표지물이 틀린 경우는 강력하게 이야기해요. 정부 문서나 지하철 표지물도 바로 써야죠.
최근 손석희 JTBC 앵커가 뉴스 클로징으로 “감사합니다”가 아닌 “고맙습니다”를 사용하는 습관이 네티즌들에게 화제가 됐는데요. “고맙습니다”가 더 바람직한 표현이라고 볼 수 있나요?
‘감사하다’는 기본 용언이 동사고, ‘고맙다’는 형용사예요. ‘감사하다’라는 동사를 ‘고맙다’라는 형용사로 쓰기도 하죠. 뜻이 확장됐다고 볼 수도 있어요. “감사하다”고 할 때, “고맙다”고 해도 문제가 없고 거꾸로도 마찬가지예요. 일부 사람들이 ‘감사하다’는 한자어니까 우리말인 ‘고맙다’로 쓰자고 하는데, 그 뜻을 존중해줄 필요가 있어요. 하지만 ‘감사하다’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에요. 이건 이해할 필요가 있죠.
우리말 이야기를 하면 신조어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결국 생명력의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오래 살아남는 신조어도 있지만, 한 두 해 짧게 쓰이고 사라지는 신조어도 많습니다.
신조어는 언어 발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현상이에요. 신조어와 관련해서는 민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신조어를 아는 세대와 모르는 세대 간에 소통의 문제가 있을 순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신조어를 쓰는 젊은 세대에게 그 말을 쓰지 말라는 건 난센스예요. 새로운 아이는 새롭게 이야기하고 싶은 게 당연한 이치예요. 소통이 안 되는 건 서로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거지, ‘그게 무슨 소리냐?’라면서 남을 탓할 일은 아니에요.
‘쉼포족’의 뜻을 아시나요?
쉼을 포기한 사람 아닌가요?
맞아요. 휴식을 포기한 사람, 휴가를 포기할 정도로 바쁜 직장인을 뜻합니다.
좋잖아요. 새로운 말을 만들어서 소통하는 걸 시비할 필요는 없어요. 언어라는 건 항상 새롭게 만들어져요. 생명력이 있는 단어만 살아남고 금방 사라지는 단어도 많죠. 여러 사람이 젊은 세대들의 인터넷 언어를 규제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묻는데요. 저는 “당신이나 잘하세요”라고 합니다. 젊은 세대는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언어를 만드는 거잖아요. 일종의 그 세대 문화로 이해하는 게 현명해요. 중요한 건 공적인 영역에서의 언어 생활입니다. 기성 세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욕 좀 줄이라는 말이에요. 외계어 사용보다 욕하는 버릇이 훨씬 큰 언어 파괴입니다.
잘 이해할 수 있는 평이한 문장이 가장 좋다
1987년에 『우리말 분류 사전』을 처음으로 만드셨으니, 사전을 만드신 지는 꼬박 30년이 되셨습니다.
그 때는 아마추어 수준이었죠. 처음 프린터가 생겼을 때였으니까요. 당시에는 레이저 프린터가 아니라서 감광지를 사용했어요. 인쇄 수준이 한참 떨어졌죠. 30년을 지나 보니, 인쇄 기술이 엄청 발달했어요.
국어문장사를 육성하고 계시죠? 대개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분들인가요?
거의 그렇죠. 공부한 후 편집자나 교정교열자를 하는 경우도 많고요. 출판사 대표로 계신 분도 있어요.
글을 고칠 때 유의할 점이 있다면요? 어떤 것을 강조하시나요?
교정교열자는 국어를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에요. 우리의 역할은 필자가 쓴 글을 다른 독자가 빨리 읽을 수 있도록 문장을 잘 고쳐주는 거죠. 필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잘 드러내게 도와주는 사람이 교정교열자예요. ‘내가 몰랐던 걸 당신 때문에 알았다’는 건 부차적인 문제입니다. 그래서 아는 체 하지 마라, 뭘 가르치려고 하지 말라고 해요. 우리는 글을 고칠 때, 원 문장과 비교할 수 있도록 괄호를 사용해요. 괄호 안에는 우리가 고친 문장을 쓰고요. 두 문장을 비교해서 보라는 거죠. 우리가 고친 걸 써도 되고 안 써도 되는 거예요. 알아서 판단하라는 겁니다.
요즘 혼자 책을 만드는 사람이 많습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아무래도 공부를 깊게 하면 좋죠. 국어와 관련된 책은 많아요. 교정교열까지 직접 한다면 그에 관한 책도 읽으면 좋아요. 좋은 글은 문맥이 살아있어요. 맥락이 잘 파악돼야 하기 때문에 구성이 참 중요해요. 너무 어려운 책을 파고들려고 하기보다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문법책을 봐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기사의 경우, 구어체를 살리려다 보니 비문이 될 때도 있습니다. 어떻게 쓰는 것이 현명할까요?
큰 따옴표를 표기하고 옮기는 건 상관 없어요. 하지만 따옴표를 없애고 풀어 쓰면서, 그 사람이 한 말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면 “하였어요”를 “하였다고 말했다”로 쓰는 사람이 많죠. 원래 말해진 그대로 인용됨을 나타낼 때에는 앞말이 직접 인용되는 말임을 나타내는 격 조사 '라고'를 써야 합니다. 인터뷰 기사에서 일반적인 가벼운 구어체를 쓰는 건, 오히려 더 좋아요.
기사에 ‘(웃음)’이라고 쓰는 게, 일본어 잡지식 표현이라는 의견이 있더라고요. 좋지 않은 표현인가요?
괄호 안의 단어는 문장의 내용이 아니에요. 설명 부분이죠. 문장 성분도 아니기 때문에 무시해도 되지만, 다만 설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괄호를 친절하게 넣어줘도 되고, 안 넣어도 무방해요. ‘하하하’라고 쓰면 ‘(웃음)’을 안 써도 되잖아요? ‘(웃음)’을 쓴다면 독자가 여러 상상을 할 수 있겠고요. 알아서 판단해도 될 문제예요. 우리나라 문화를 보면 일본에서 먼저 시작되어 전해온 게 많아요. 물론 우리나라가 먼저 시작한 것도 많고요. 하지만 근대문화의 많은 부분이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어요. 우리가 안 하던 것, 이용하지 않았던 것들이 일본에서 전해져 왔을 때, 그게 좋다면 써먹으면 돼요. 남들이 다 하는 걸 본받으면서, 일본 거라고 굳이 안 쓸 필요는 없어요. 우리가 어떤 걸 이미 쓰고 있는데 바꾸려고 한다면, 가치 판단을 해야겠지만 무조건 일본에서 넘어왔다고 쓰지 말자는 건, 좋은 태도라고 보기 힘들어요. 그렇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쓸 필요가 있나, 없나’를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비자주적인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자주 듣는 질문이실 텐데요. 좋은 문장은 어떤 문장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쉬워야죠. 아무리 좋은 문장도 어려우면 안 됩니다. 물론, 어려운 사상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개념이 필요해요. 그러다 보면 어려운 낱말이 필요할 수 있고요. 하지만 어구 자체를 어렵게 하면 쓰는 건 좋지 않아요. 영어투나 피동 표현, 우리에게 낯선 어투를 사용할 필요는 없죠. 사람들이 잘 이해할 수 있는 평이한 문장이 가장 좋아요. 사실 이게 가장 어렵죠. 생각을 해야 하니까요.
공무원, 언론인 대상으로 국어 강연도 많이 하시지요? 국어학자로서 언론인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언론인은 매일매일 많은 사람에게 모국어를 던져주는 사람이에요. 언론인이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떤 언어 감각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언어철학이 드러나요. 그런 의미에서 언론인들의 사명감이 크다고 생각해요. 선생, 교수, 공무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언론인들이 상대하는 독자는 절대 다수예요. 공적으로 자기 생각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언론인으로서의 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해요. 모국어를 가장 품위 있게, 정확하게, 쉽게 사용하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합니다.
선생님은 평상시 대화할 때, 쉽게 말하고자 노력하는 부분이 있으시나요?
노력을 한다는 느낌은 못 받아요. 특별히 이 단어를 쉽게 써야지, 하고 바꾸는 경우는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말을 조금 어렵게 한다”라는 말을 들어요. 어느 부분이 어렵게 들렸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제 말에 조금씩 어려운 단어가 섞일 가능성은 있어요. 만약 제가 인식한다면 바꿔 쓰려고 노력하죠. 문제는 대화하다 보면 그런 인식을 잘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하하.
말을 참 잘한다고 평가하는 언론인이나 문장이 참 좋다고 생각하는 작가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손석희 앵커의 말이 좋아요. 쉽게 하고 정확하죠. 이 정도로 말하는 아나운서가 언제 또 나올지, 모르겠는데요. 훌륭한 아나운서예요. 작가는 글쎄요. 사람들로부터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는 질문을 종종 듣지만, 추천해본 일이 거의 없어요. 저 자체가 책을 읽을 때, 문장이 어떻고 그런 생각을 안 하는 거 같아요. 물론 조금 걸리는 작가는 있어요. 문장 표현을 봤을 때, 왜 이렇게 꼬아서 썼을까 생각합니다. 문학성을 가미해서 써야 한다는 원초적인 이유가 있을 텐데요. 만약 제가 그 문장을 쉽게 풀어 쓴다면 “너무 평범하다, 비문학적이다”라는 말을 들을 거예요. 그러나 외국소설을 보면, 언어를 꼬아서 특별한 표현을 하려는 경우가 많진 않은 것 같아요. 평범한 이야기를 하는데 좋은 예를 든다든지, 생각을 좋게 한다든지, 뭔가 특별하게 내용을 취하는 방식을 취하죠. 의도적으로 문장을 비틀고 그런 노력은 안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지만, 그 사람들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죠. 또 많은 독자가 그들의 문장을 좋아하고 베스트셀러가 되니까, 제가 또 할 말은 없어요.
4년간의 큰 작업이 끝났어요. 앞으로 또 다른 사전을 만들 가능성도 있을까요?
이제 사전은 안 만들 거예요. 이 사전에 만족하니까요. 다른 사람이 만들겠죠.
전작 『4주간의 국어여행』, 『글쓰기는 주제다』 등과 이어지는 집필 계획은요?
생각 중이에요. 책이 끝났으니까 좀 놀아야 하잖아요.
일상에서 즐거울 때는 언제인가요?
책 읽는 재미죠. 시간이 좀 나면 산에 가서 바람도 좀 쐬고요.
안색이 좋으세요. 건강하신 느낌이 들어요.
아, 머리가 좀 비어있어서 그런 가봐요. 하하.
사전을 만드신 분이 머리가 비어있다고 하시니까, 생소한데요. 끝으로 책을 좋아하거나, 글을 잘 쓰고 싶은 독자들에게 자유롭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요.
글 쓰는 것도 일종의 표현 욕구잖아요.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을 자주 보는데, 본인들이 글을 못 쓴다고 생각해요. 그건 아마 안 써봐서 일 거예요. 글쓰기와 친한 생활을 했으면 크게 어려움이 없을 텐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볼까를 고민하면서 두려워해요. 제가 서울시나 <경향신문>에서 글쓰기를 오랫동안 가르치고 있는데요. 수강생들을 보면, 글을 쓰려고 하지 않고 배우려고만 해요. 뭐든지 그렇지만, 스케이트를 배워서 타나요? 타면서 배우죠. 글을 쓰고 싶다면 우선 써야 해요. 쓰다 보면 이력이 생겨요. 뭐가 부족한 지를 저절로 파악하게 돼요. 일단 뭔가를 쓰고 싶다면 깊이 생각해보고, 관련된 자료를 모아 한 번 써보세요. 그 다음은 원한다면 글쓰기 강좌를 들어도 좋고요. 그러다 보면 하나씩 하나씩 해결되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처음부터 글쓰기를 시험 보듯 준비하면 절대 안 돼요.
어느 작가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비밀글만 쓰면 글은 늘지 않는다.”
그렇죠. 사람들에게 보여야죠. 바람을 좀 쐴 필요가 있어요. 요즘은 글쓰기 모임이 많잖아요. 혼자 하는 건 쉽지 않으니까 모임을 꾸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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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남영신 편저 | 보리
이 사전은 엮은이 남영신이 평생 ‘우리말 바로쓰기 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엮은 것이다. 사람들이 손쉽게 상황에 알맞은 말을 골라 정확하게 쓸 수 있도록 이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을 만들었다. 엮은이는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학문, 종교 등 모든 부문이 우리 말글을 바르게 사용하는 바탕 위에서 확립되기를 기대한다.
엄지혜
eumji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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