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은 음악이 아니다
1979년부터 2014년까지의 랩송 역사를 담은 『더 랩 : 힙합의시대』, 악어들의 여성 혐오를 다룬 『악어 프로젝트』, 유시민과 만화가 정훈이가 만나 전하는 『표현의 기술』 등 주목할 만한 신간을 소개합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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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AP 더 랩 : 힙합의시대
시어 세라노 글그림/김봉현 역 | 윌북(willbook)

<언프리티 랩스타>와 <쇼미더머니> 등 랩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시리즈로 나오고 랩퍼들이 각종 행사와 TV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지만 사람들에게 랩과 힙합은 잘난 체와 돈자랑, 건들거리는 태도와 욕설로 채워진 상스러운 음악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그러나 힙합은 음악 스타일뿐만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문화현상에 가깝다. 이 책은 1979년부터 2014년까지 그 해 가장 중요한 랩송 한 곡을 뽑아 해당 아티스트들의 배경과 노래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유쾌한 칼럼과 일러스트로 소개한 비주얼 아트북이다. 현재 힙합 씬의 주요 아티스트들 간의 불화와 논쟁 등 힙합의 게보와 문화를 둘러싼 역사적인 순간들을 유머러스한 어조로 기록했다. 독특한 캐릭터 일러스트와 가사, 짧은 에세이, 인포그래픽이 매 페이지마다 수록되어 강렬한 그래피티 아트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악어 프로젝트
토마 마티외 글그림/맹슬기 역 | 푸른지식

최근 서울 강남에서 남성이 여성을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여성혐오에 대한 논의가 더욱 촉발되었다. 양성 평등 국가로 알려진 프랑스도 여성 혐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프랑스 남성인 작가는 여성들의 경험담을 직접 듣고 이를 충실히 그려냈다. 공공장소 성추행, 직장 성희롱, 데이트 폭력 등 다양한 성폭력 상황을 50여개의 에피소드에 그려냈고, 여기에 실제 상황에서 오가는 노골적인 언행과 욕설까지 그대로 담아 생생함을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 남성을 모두 녹색의 악어로 표현한 점이 두드러진다. 이 책은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과 그 여성을 대상화하는 포식자인 남성, 즉 '악어'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실험적인 표현 방식을 통해 남성과 여성 모두 진정으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존할 방법을 모색한다.

 

 

표현의 기술
유시민 저/정훈이 그림 | 생각의길

정치예능 프로그램인 JTBC 〈썰전〉에서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저자가 이번에는 독자들에게 표현의 기밀을 전하는 책으로 돌아왔다. 어떤 형식으로든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려면 그에 필요한 기술을 익혀야 한다.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표혀하고 그것을 상대가 공감하게 만드는 일은 쉬워 보이지만 정교한 기술을 요한다. 평소 많은 독자가 온, 오프라인을 통해 문의한 글쓰기와 말하기, 토론하기, 안티 대응 등 표현을 잘 할 수 있는 모든 궁금증에 대해 작가만의 '표현의 기술'을 아낌없이 전수한다. <씨네 21〉에서 20여 년간 만화를 연재한 '그림쟁이 정훈이'가 함께 각자의 자리에서 대표 작가로 인정받은 표현 내용, 방식, 기술을 콜라보해 보여준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줄리언 반스 저/최세희 역 | 다산책방

소멸에 대한 생각으로 '온몸이 마비되는 공포'에 사로잡히는 소년이 등장하는 첫 소설 『메트로랜드』(1980)부터 죽음은 작가의 의식을 사로잡았다. 이후 노년을 주제로 한 단편집 『레몬테이블』(2004), 자살과 기억의 문제를 소재로 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2011), 사별과 살아남은 삶의 슬픔을 다룬 에세이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2011) 등으로 죽음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큰 강령이 되었다. 2008년 발표한 이 에세이는 죽음에 대한 사유의 지평을 작가뿐만 아니라 그 개인과 주변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영국 문학의 제왕으로 불리며 맨부커상, 메디치상, 구텐베르크상 등 명망 있는 상을 줄줄이 받아온 작가로서, 인간으로서 처음으로 고백한 죽음에 대한 솔직한 에세이다. 인간의 영원한 숙제인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아편전쟁
이원태,김탁환 공저 | 민음사

청나라가 아편으로 몰락해 가고 있을 때, 조선은 제국주의 열강들의 먹잇감이 되었어도 아편의 바람을 피해갔다. 작가들의 상상력은 동서양의 아편전쟁 틈바구니에 있던 조선에 일어났을 법한 스토리를 상상하는 데서 시작됐다. 새로운 문물이 들어와 옛것과 부딪치고 동양인과 서양인이 한데 모여 서로 다른 문화를 공유하며 살아갔던 전무후무한 시절. 아편에 중독되어 스스로를 좀먹는 자들과 그들의 중독을 이용해 부를 증식해 가던 또 다른 무리, 그리고 그 무리를 없애기 위해 사활을 건 사람들의 먹고 먹히는 이야기.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 『조선 마술사』 등 기존의 무블 시리즈는 모두 영화로 제작되었거나 제작될 예정이다. 전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문학성과 영화적 기획력이 돋보이는 인간 활극이다.

 

 

한국의 자수성가 부자들
윤선희 저 | 한스미디어

2015년, 대기업 경영정보 분석회사 재벌닷컴(chaebul.com)은 주식과 배당ㆍ보수, 부동산 등 보유 자산가치를 평가해 '대한민국 부호 400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이 책은 통계를 분석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부의 대물림이 당연시되고 부의 양극화가 사회문제가 되는 지금에도 '맨손으로 부자되는 것'은 가능할까? 조사 결과 '대한민국 부호 400명' 중 빈손으로 태어나 오로지 자신만의 힘으로 거부가 된 이들이 148명에 달했는데 이들은 건설업, 제조업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 거부의 자리에 올라섰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살펴봄으로써 평범한 일반인들이 어떻게 하면 부자의 길을 갈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더불어, 자수성가 부자들의 열정과 도전정신 그리고 긍정적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다.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이헌 저 | 로지

패션, 헤어스타일, 피부 관리…. 꾸밈과 멋 내기는 더 이상 여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초식남', '그루밍족'이라는 용어가 친숙해졌을 만큼 많은 남자들이 패션과 뷰티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데에 적극적이다. 시대가 바뀌고 남자들의 롤모델이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아직은 먼나라 이야기인 사람들이 있다. 바로 대한민국 '아저씨들'. 저자는 누구보다 해박한 패션 지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평균 아저씨들도 부담 없이 소화할 수 있는 패션 팁을 소개한다. 이 책은 아저씨 독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킨 기존 조선일보 연재 칼럼에 좀더 살을 붙이고 스타일리시한 사진을 더해 펴낸 것이다. 아저씨를 오빠로 바꾸는 디테일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지 친절하게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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