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프닝
잎을 버린 나무들은 나무의 본질을 잘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마치 세상을 이루고 있는 골조 같달까요.
화장도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죠?
우리가 잘 때 뇌가 하는 일은 낮동안 입력된 수많은 것들을 삭제하는 것.
잘 기억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전화번호부에서 지우고 남는 번호들이야말로
인생을 함께 할 사람들일 거예요.
예술은 쓸데없는 것을 버리는 것이라고 한 건 피카소였던가요.
작가는 잘 쓰는 사람이기보다 잘 지우는 사람입니다.
생생한 단락 하나를 쓰기 위해
소설가 필립 로스는 종종 100쪽 이상을 쓰기도 했다죠.
때로 6개월 동안 거의 매일 써서는 한 단락, 한 문장,
경우에 따라선 한 구절을 남기고 다 버린다고 합니다.
그가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는 방식이라고 하는데요.
한 해를 보내고 또 새해라는 작품을 잘 써보기 위해
우리가 힌트로 삼을 대목입니다.
어린왕자에게 여우가 말하죠, “의례가 필요해”
“의례가 뭔데?”
“어떤 시간을 다른 시간과 다르게 하고, 어떤 날을 다른 날과 다르게 하는 것”
12월, 우리에게도 의례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입니다.
2015년 한해도 책 이야기로 꽉 채운 빨간책방. 이제 쌓인 책을 천천히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정리’를 주제로한 이번 방송에서는 ‘적, 흑, 신’ 세 임자가 총출동하여 정리법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잡동사니의 역습』
집도, 옷장도, 책장도. 그리고 나의 한 해도 차곡차곡 정리해 줄 정리의 책들
1) 책 소개
아무리 정리해도 1주일 후에는 방이 원래대로 뒤죽박죽… 정리 리바운드로 골치 아픈 경험이 있는가? 곤마리 식의 ‘정리 수납법’은 정리 리바운드(정리 후 다시 지저분해져서 정리를 매번 계속해야 하는 상황)로 계속 고민하던 저자가 15세부터 연구하던 정리 정돈 방법의 정수로서, ‘한 번 정리하면 두 번 다시 어지르지 않는 정리법’을 말한다. 이 책은 단순한 공간 정리법이나 수납법을 다루고 있지 않다. 정리 정돈 기술의 차원을 넘어 ‘설렘’이라는 감정을 기반으로 물건과 나 사이의 관계를 설정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저자가 말하는 정리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필요 없는 물건을 과감하게 버리는 것과 적절한 위치에 물건을 배치하는 것이다. 정리의 비결은 정리 습관을 조금씩 익히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정리하는 것으로 극적으로 의식의 변화를 일으키는 데 있다. ‘설렘’을 기준으로 남길 물건을 선택하고 한 번에, 짧은 기간에, 완벽하게 정리하라. 당신이 평생 해야 하는 것은 ‘버릴지 남길지의 판단’과 ‘남긴 물건을 소중히 사용하는 것’이다.
2) 저자 : 곤도 마리에
일본 최고의 정리 컨설턴트로, NHK <오하요우 일본>, TBS <왕자의 브런치> 등의 방송 매체를 통해 정리 정돈법을 전파하여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저자는 유치원을 다닐 무렵부터 ‘정리’에 푹 빠져 지낸 자타공인 ‘정리 마니아’다. 어린 시절부터 여성 잡지에 나오는 정리 정돈법을 직접 실행하면서 잘못 알고 있던 정리 상식들을 깨닫고, 자신만의 정리법을 찾는 데 성공했다. 그녀는 주변을 정리하면서 자신이 직접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어 일의 효율성이 올라가고, 자신감도 높아졌다고 말한다. 더불어 수많은 고객들의 정리 컨설팅을 해주면서 ‘정리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자신하게 되었다. 자신의 경험을 정리한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과 『버리면서 채우는 정리의 기적』이 일본에서 170만 부 넘게 팔리면서 명실공히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하였다. 현재는 도서와 홈페이지, ‘소녀의 정리 수납 레슨’ ‘사장의 정리 수납 레슨’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정리의 중요성을 전하고 있다.
1) 책 소개
집 안에 발 딛을 틈도 없이 물건을 들여놓는 바람에 결혼 생활이 파탄난 사람이 있다면? 고양이 200마리를 모아서 키우는 여자가 있다면? 온갖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와 가족들을 붕괴와 화재의 위험으로 내모는 남자가 있다면?
편안한 안식처여야 할 집이 잡동사니로 인해 우리를 옭아매는 괴물이 되어버리는 기상천외한 일은 영화 속의 이야기도 아니고 미국에 국한된 사례도 아니다. 미국에서는 저장 강박자들의 모습과 해결 과정을 공개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그러한 전 세계적 현상을 반영한 『잡동사니의 역습』은 강박-충동 장애 심리 전문가이자 교수인 랜디 O. 프로스트와 게일 스테키티가 물건을 모으기만 하고 버리지 못하는 저장 강박 증상자들의 만남과 상담을 통해 증상을 관찰하고,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객관적으로 풀어낸 ‘저장 강박’ 종합 보고서이다. 하지만 어려운 심리학 용어로 쓰인 이론서가 아니다. 저장 강박자들이 직면한 끔찍한 저장 상황과 심리적 단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가는, 사례 중심의 에세이 형식을 취하고 있어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일반 사람들은 자신이 저장 강박자가 아니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책 속 저장 강박자들이 물건에 보이는 욕망과 애착은 우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각 장의 여러 사례 연구 및 치료 과정을 살피다 보면 그들의 트라우마와 병증에 대해 공감하게 되고, 소유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자기 안의 저장 강박증을 진단하게 될 것이다.
2) 저자 : 게일 스테키티
보스턴 대학교 사회 복지 대학원의 교수이자 학장으로, 저장 강박을 포함한 강박-충동 스펙트럼 장애 치료의 국제적 전문가다. 프로스트 교수와 함께 지난 20년 동안 저장 강박 문제를 연구하여 저술 활동을 했다. 공저한 책으로는 『Compulsive hoarding and acquiring(저장 강박과 획득)』『Buried in treasures: Help for compulsive hoarding(쓰레기 보물: 저장 강박 치료 가이드)』『Age of onset of compulsive hoarding(노년의 저장 강박 증상)』 등이 있으며, 그중에서 『잡동사니의 역습』은 두 사람이 공동으로 연구해온 프로젝트의 시작점이자 대표작이다.
2) 저자 : 랜디 O.프로스트
스미스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강박-충동 장애, 저장 강박, 병리적 완벽주의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140개가 넘는 학술 논문을 발표했으며, 그의 연구는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BBC 뉴스 등에도 소개되었다. 현재 국제 저장 강박 재단의 과학 자문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저장 강박 관련 강연도 하고 있다.
◆ 153-154회 <책, 임자를 만나다> 도서
다음 <빨간책방> 153-154회 방송에서는 연말특집 방송 ‘2015 빨책 어워드’와 신년특집'과 '2016 빨책, 새로운 시작'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한 해를 여는 빨간책방의 특집 방송, 많은 기대 바랍니다.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susunhoy
2016.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