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만 사랑 같지 않다는 느낌
너도 나처럼, 남자 겉을 보지 말고 진짜 속을 보면, 그래서 정말 너를 뼛속까지 깊이 사랑해 줄 남자를 찾으면 꼭 행복하게 될 거야.
글ㆍ사진 이나미
2015.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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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사과의 말
_ 김이듬

 

만지지 않았소
그저 당신을 바라보았을 뿐이오
마주 볼 수밖에 없는 위치에 놓여 있었소
난 당신의 씨나 뿌리엔 관심 없었고 어디서 왔는지도 알고 싶지 않았소
말을 걸고 싶지도 않았소
우리가 태양과 천둥, 숲 사이로 불던 바람, 무지개나 이슬 얘기를 나눌 처지는 아니잖소

 

우리 사이엔 적당한 냉기가 유지되었소
문이 열리고 불현듯 주위가 환해지면 임종의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오

 

……

 

당신은 시들었고 죽어가지만
내가 일부러 고통을 주려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난 죄책감을 느끼지 않소
내 생리가 그러하오
난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의 생기를 잃게 하오
내가 숨 쉴 때마다 당신은 무르익었고 급히 노화되었고 마침내 썩어버렸지만

 

지금도 내 몸에서 흘러나오는 호르몬을 억제할 수가 없소
나는 자살할 수 있는 식물이 아니오
당신한테 다가갈 수도 떠날 수도 없었소
단지 관심을 끌고 싶었소

 

 

실패한 사랑 때문에 힘든 동생이

 

“언니. 왜 난 겨우 이런 사람밖에 못 될까. 그 남자는 내게 관심도 없는데 왜 나만 그 사람을 혼자 좋아하다가, 겨우 용기를 내서 사귀어 보자고 해도 보기 좋게 거절이나 당할까. 내가 못 생겨서? 내가 키가 작아서? 왜 남자들은 모두 예쁜 여자들만 좋다고 하지? 걔네들 성격이 얼마나 나쁜지, 얼마나 이기적인지, 얼마나 거만한지. 왜 모르지?


난, 정말 그 아이한테 잘 해 줄 수 있는데. 그래서 진짜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데. 왜 그 아인 날 몰라보는 거지? 왜 그렇게 바보 같은 거지?


언니. 사실 난 이번 사랑이 첫사랑이나 다름없었어. 어렸을 때야 그냥 다 장난이었고. 어쩌면 용기가 없었는지도 몰라. 거절당할까 봐 두려웠을 수도 있고. 또 사랑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었거든. 진심으로 누군가에게 깊이 끌렸던 건 이번이 처음이었고.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남부럽지 않게 연애도 하고 싶었고. 어쩌면 그 아이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래서 용기를 내서 고백한 거야. 정말 놓치면 안 될 것 같아서.


그런데 그 남자, 단번에 거절하더라, 매몰차게도. 언니, 정말 이런 게 겨우 첫사랑이라면, 사람들이 왜 첫사랑이 예쁘니, 추억이니, 아련하니, 하고 예쁘게 말할까. 난 언제쯤 언니처럼 내 가족을 이뤄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이러다 그냥 결혼 한 번 못하고 혼자 늙어갈까. 언니, 난 정말 무서워. 남자들에게 거절당하면서 외로운 여자로 그냥 늙어갈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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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o 김윤희

 

 

사랑과 행복은 별개임을 알려주고 싶은 언니가

 

“사랑하는 내 동생아. 무서워하지 마. 그리고 너무 슬퍼하지도 마. 세상은 넓고 남자는 많다고 언니가 말해도 지금 네 귀엔 들어오지도 않고 믿기지도 않겠지만, 정말 그래. 지금 네 눈에는 그 남자만 보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사랑의 마음도 조금씩 잊힐 거야. 네가 아무리 잊지 않으려 해도 시간이 지나면 차츰 세세한 작은 것부터 네 머리를 떠나가고, 그래서 결국 힘든 기억들까지 더 이상 힘들지 않게 돼. 


네가 지금 겪는 건 어쩌면 거의 모든 젊은이들이 한 번씩은 다 거쳐 가는 거야. 언니도 그랬고. 네 엄마도, 네 아빠도, 어쩌면 네 할머니나 할아버지도 그랬을지 몰라.


네 말대로 첫사랑이란 달콤하고 아름다운 게 아닌 것 같다. 그건 영화에서나 있는 일이지. 많은 이들의 첫사랑은 그냥 부끄러움일 뿐이고 당황할 일만 많은 사건의 연속일지 모른단다. 사랑이 잘 익은 상태로 오고 갈 수가 없으니까. 또 처음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비칠지 몰라 전전긍긍하게 되기 시작하니까. 상대방에게 거절당했건, 다른 사람들에게 조롱을 당했건, 결국 조금 시늉만 하다 깨졌건, 아니면 내가 먼저 실망했건, 산산조각 나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사랑의 여정이 얼마나 험난한지 깨달아야 하는 숙제뿐이야. 그렇게 해서 이젠 너도 괴로운 어른의 시간으로 들어서게 된 거지.


그런데 네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그 남자 때문에 네 외모를 탓하지는 않길 바라. 여자가 예쁜 것만 따지는 남자는 결국 결혼해서 네가 늙고 병들면 더 젊고 예쁘고 건강한 여자를 찾아갈 사람이니까. 네가 얼마나 멋진 사람인 줄 모르고 너를 거절했다면, 그 남자에게 비극인 거지, 결코 네게 비극은 아니란다. 너를 알아봐주는 진짜 남자를 만나서 네 사랑을 키우면 되니까.


언니는 사실 그 남자가 너를 왜 거절했는지는 궁금하지가 않다. 네가 얼마나 멋진지도 모르는 그 바보 같은 남자 때문에 쓸데없는 일을 추측하고 분석하면서 시간 낭비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 한데 왜 하필이면 네가 그 남자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좀 궁금하단다. 혹시 넌 그 아이가 키도 크고 잘생기고 인기가 있어서 좋아했던 건 아니었는지, 또 그 친구가 주변 아이들에 비해 뭔가 잘난 것 같아서였던 건 아니었는지, 걔가 갖고 있는 뭔가 있어 보였기 때문인 건 아니었는지, 언니는 그런 게 궁금하구나.


그리고 네가 혹시라도 그런 조건들 때문에 멋져 보이는 남자와 드라마 같은 로맨스에 빠지면 앞으로도 영원히 행복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면, 정말 걱정이 된다. 과연 쓸데없이 허황되기만 한 겉모습만 그럴듯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남자가 결혼해서 널 행복하게 해주고 그 후로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어쩜 그런 남자들은 사랑하는 아내는 그냥 소홀히 하고 자기를 좋다고 하는 새로운 여자들에게 금방 마음이 뺏기는, 자기 생각밖에 할 수 없는 남자일 수도 있지 않을까…….


넌 내가 결혼하기 전에 형부가 못 생기고 키도 작아서 싫다고 했었지. 창피하다고. 언닌 사실 네가 그렇게 말할 때 많이 속상했단다. 아무리 철모르는 나이라지만, 어떻게 그렇게 말을 함부로 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고. 그래도 내가 선택한 남자인데 그렇게 말한다는 건 언니인 나를 무시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어. 다신 널 보지 않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으니까. 엄마, 아버지도 네 형부의 조건이 시원찮다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던 차에 너까지 거드니까 정말 언니는 외로웠었단다. 과연 결혼을 해야 하는지 의심도 들었고. 그런데 어떠니. 지금 언니 그런대로 잘 살고 있잖니. 뭐 호화스럽게 살고 으스대며 살지는 못해도, 형부가 언니를 존중해 주고, 나도 형부를 아껴주면서…… 조그만 집도 하나 마련했고. 아이도 하나 낳아 소박하게 키우고 있고. 그럼 된 거 아니니.


나도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 그다지 관심이 없었어. 네가 지적하는 건 나도 인정하는 사실이니까 더 마음이 아팠었지. 그런데 사귀고 보니까, 참 좋은 사람이더라. 따뜻하고, 성실하고, 다른 데 한눈 안 팔고. 결혼하고 나니, 오로지 나하고 아이 챙기는 것에만 인생의 목표를 두고. 비록 정말 능력이 출중한 사람도 멋진 미남도 아니지만, 난 그 사람한테 만족해.


미안하구나. 그러지 않아도 속상한 너에게 내 자랑 하는 것 같아서. 하지만 난 네 피붙이니까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거야. 너도 나처럼, 남자 겉을 보지 말고 진짜 속을 보면, 그래서 정말 너를 뼛속까지 깊이 사랑해 줄 남자를 찾으면 꼭 행복하게 될 거야. 이 세상에는 참 좋은 원석 같은 남자들이 많단다. 다만, 여자들이 그 원석을 잘 갈고 닦는 수고로움을 귀찮아할 뿐이지.”

 

이나미’s comment - 그렇게 괴로운 어른의 시간은 시작된다

 

첫사랑이나 짝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많은 이들의 첫사랑, 혹은 짝사랑은 부끄러움이란 감정과 짝을 이룬다. 처음으로 자신에게 숨겨진 육체성을 깨닫는 순간은 당황스러움, 혼란, 자의식 등 복잡한 감정이 혼합되어 있다. 상대방에게 거절당했건, 다른 사람들에게 조롱을 당했건, 한동안 사랑했지만 결국 깨졌건, 끝으로 향하는 길은 다양하지만, 결국 사랑의 여정이 얼마나 험난한지 깨닫게 되는 결연한 순간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렇게 괴로운 어른의 시간은 시작된다.


죽을 때까지 지속되는 소울메이트에 대한 신화 만큼이나 짝사랑과 첫사랑에 대한 신화적 추억들은 넘쳐나지만, 현실은 그렇게 화려하거나 아름답지 않다. 게다가 극도로 경쟁적인 사회 속에서 젊은이들은 아름다운 낭만과 진정한 사랑에 대한 기대를 점점 접고 있다. 살기가 팍팍하다는 이유를 대긴 하지만, 사람에 대한 신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사는 것이 더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물론 만나는 순간 한눈에 사랑에 빠질 수 있고, 그 사랑이 영원했으면 하고 기대하는 낭만주의자들이 그래도 있을 수 있다. 그런 상상은 비현실적인 것이니 버리라고 말해 그들의 아름다운 감성을 훼손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실제로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순간, 상대방에게서 운명적인 광휘를 보았다”고 말하는 이들을 드물지만 확실히 만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런 운명적 만남은 실생활보다는 소설이나 영화에 더 많이 등장하고, 비극으로 끝날 수도 있다. 운명은 우리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에서 비극적이고, 그 운명에 끌려 다니면서도 그런 인생을 수용하고 긍정해야 버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도적으로라도 희극적이어야 한다.


사랑과 결혼은 아름답게 포장된 드라마가 아니라 때론 누차하고 때론 지루한 현실이다. 겉만 보고 좋은 상대를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은 거의 신의 영역이다. 인간은 무수한 시행착오를 통해 나와 상대방을 파악하게 되어 있다. 사실 신화나 중세 시대의 소설에서도 사실 그런 예측이 단번에 맞아 떨어지진 않는다. 서양 로맨스의 원형적 이야기라고 하는 ‘트리스탄과 이졸데’도 그렇다. 두 주인공이 맨 처음 만나는 그 순간엔 서로가 운명의 사랑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다. 당연히 첫눈에 반하지도 않는다. 이들이 사랑에 빠지게 만든 것은 상대방의 아름다운 외모가 아니라, ‘사랑의 묘약’을 우연히 잘못 마셨기 때문이었을 뿐이다.


어떤 종류의 사랑이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면 우리의 무의식이 의식의 나를 잡아먹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누군가에게 매혹당했다면 무의식의 깊은 심연에 빠져서 허우적거린다는 뜻이다. 무의식이란 무엇인가? 의식이 알아챌 수 없는 광활한 공간이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자기가 알지 못하는 무의식을 모두 제어하고 정리할 수가 없다. 무의식이란, 문자 그대로 우리의 이성이 닿지 못하는 공간이다. 수억 개의 뉴런 중에서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는 뉴런은 지극히 일부분이다. 무의식이 만드는 사랑이라는 춤 역시 계산하고 계획하고 따지기 좋아하는 이성이 이해하기 힘든 마술이다. 의료 발달로 이성이 광기를 다스릴 수 있다는 착각은 어쩌면 의료재벌이나 제약회사의 농간일 수도 있다. 


무의식의 영역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곧잘 그런 마술적인 사랑의 원천이 멋진 외모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보는 것은 오로지 피부뿐이니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다양한 케이스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반하는 대상은 컴퓨터가 합성해 놓은 듯한 완벽한 성형미인이나 조각미남들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 부드러운 제스처, 상대방에 대한 진실한 배려와 관심 등이 연애하고 싶은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외모의 이성을 만난 적이 없다고 하는 사람은, 실제로 자신의 구미에 딱 맞는 잘생긴 외모의 상대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무의식을 열고, 상대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랑한다고 해서 꼭 상대방의 주변에 있는 광휘Halo가 보이고, 그 사람 속의 빛을 사랑해야 한다고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광휘는 예수님이나 부처님에게 속한 신성한 무엇이다. 잠깐 그런 순간이 있었다면 당신의 눈에 병이 난 것일 뿐이다. 진짜 사랑은 벽에 똥칠을 할 때까지 견뎌야 하는 것이다. 사랑의 앞만 보고 뒤는 보기 싫고 아름다운 외모가 절대적인 사랑의 조건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차라리 결혼생활보다는 완벽한 연예인들의 팬클럽 회원 생활을 권하고 싶다. 팬클럽 회원이 되면, 그들과 내적인 교류나 서로에 대한 책임감이나 고통을 나누는 일 없이도 얼마든지 상대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다.


진화론을 신앙으로 생각하는 이들은 외적으로 우월한 유전자는 이성을 영리하게 유혹할 힘을 갖고, 우리는 그런 유전자에 끌려 다닌다고 주장한다. 내적으로도 튼실하고 보기도 좋은 유전자가 짝을 쉽게 만나야 인류는 좀 더 생존가능성이 높은 유전자를 더 많이 퍼뜨릴 수 있다는 논리다. 인간을 짐승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간주한다면 그 논리는 맞다. 하지만 일생을 함께할 수 있는 배우자로서 좋은 심성과 지속적인 사랑의 능력을 알아보는 눈은 짐승의 영역을 뛰어 넘는 영성적 영역에 있다. 예컨대 약육강식에서도 살아남을 줄 아는 강한 종마나 영악한 씨받이로서 타고난 유전자는 상대에게 냉혹할 가능성이 높다. 짐승의 세계에서는 우월한 유전자가 열등한 유전자를 잔인하게 대하지만, 인간의 역사에서는 참으로 우월한 유전자는 엄청나게 열등한 유전자도 깊이 사랑한다.


조금만 유혹해도 넘어올 젊고 더 생식력이 좋은 또 다른 상대가 바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음에도 자신의 배우자에게 헌신하는 이들은 대개 자기 통제와 윤리적 힘을 가진 사람들이다. 늙어가는 조강지처를 버리고 트로피 와이프를 얻는 유명인사들, 늙고 병든 남편을 버리고 젊은 남자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외모와 돈과 시간을 갖춘 여성들의 유전자는 단기적으로는 우월하다고도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자면 진정한 사랑의 승자는 계산하지 않는 바보들이다. 


롤랑 바르트는 『사랑의 단상에서 사랑의 대상은 예측할 수도 없고, 분류될 수도 없는 무엇이라고 말했다. 한참 사랑에 빠져 있을 때 창조성이 샘솟는 것은 바로 그 상대와 무언가를  끊임없이 새롭게 경험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경험 중에 젊은이들의 미래에 가장 값진 비료가 되는 것은 바로 사랑의 실패다. 사랑에 실패해 본 경험만이, 새로운 사랑이 주는 불안과 분노와 좌절감을 견디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 서운함, 분노에 눈물 흘려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사실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아직 모르는 것일지 모른다. 감정을 관장하는 뇌, 즉 변연계와 기저핵 시상하부의 성숙은 어쩌면 사랑이 주는 기쁨과 슬픔, 황홀함과 외로움, 고양감과 좌절감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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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나의 상처이며 자존심이나미 저 | 예담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간이 완벽한 존재가 아니듯이, 가정이란 공동체 역시 흠 없는 천국이 될 수 없다.” 또한 가족끼리 섣불리 ‘원래 저래’, ‘이런 뜻이겠지’, 또는 ‘나만 힘드네’라고 단정 짓지 말고 한번쯤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여유를 가지길 권한다. “각자가 모두 나의 경험은 정말로 고통스럽고, 특별하고, 나를 괴롭힌 가족들은 세상에 없는 별난 괴물들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비밀스럽게 닫혀 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 보면, 모두 비슷하게 크고 작은 상처의 기억들을 안고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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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미

이나미 심리분석 연구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 교수
한국 융연구원 지도분석가 및 교육분석가
저서 : 『다음 인간』, 『슬픔이 멈추는 시간』, 『한국사회와 그 적들』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