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클레어의 뜻은 너무 맛있어서 번개처럼 먹어버리기 때문에 프랑스어로 번개인 에클레르(?clair)다. 우리나라말로 번역하자면 번개과자이니 왠지 좀 웃겨서 그대로 번역 없이 그대로 불리는 에클레어는 사실 메인이 되어 보지 못한 단과자이다. 마카롱이나 초콜렛은 전문점이 존재하지만 에클레어는 케이크도 아니고 조각케이크 사이에서 쇼윈도 한 켠에 놓여 있었다. 그런 에클레어의 진가를 발견한 사람들이 에클레어를 주인공으로 한 매장을 열었다.
경리단길에서 한 칸 옆으로 ‘장진우 골목’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회나무로 13가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오른편에 하얀 외관에 투명한 유리, 그리고 분홍빛이 도는 깔끔한 LED글자가 눈에 띈다. 하얀 도화지 같은 실내에 들어서서 알록달록한 에클레어가 그림책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진열되어 있었다.
전통방식대로 만드는 에클레어는 길게 구운 슈의 울퉁불퉁한 표면 위에 초콜렛이나 바닐라, 커피 퐁당을 입히는 것이라 모양이 들쑥날쑥하고 예쁘기 힘들다. 아무리 예쁘게 발라도 거친 느낌이 살아있다고 할까. 하지만 요즘에는 에클레어를 굽고 나서 윗면에 에클레어 모양대로 초콜릿이나 퐁당을 잘라 얹기 때문에 모양이 균일하게 그림으로 그리듯 예뻤다. 게다가 기본이 되는 슈나 크림은 전통적인 레시피로 맛 또한 안정적이다.
고르고 골라온 다섯 개의 에클레어는 헤이즐넛 프랄린 크림에 바삭한 크랙이 고소한 것부터, 진한 초코맛 크림에 눈사람그림부터 패션푸르츠와 라즈베리, 마카롱, 오렌지와 피스타치오가 근사하게 어우러지는 것까지 정말 번개같이 사라졌다. 이런 완성도는 프랑스 요리학교인 에콜 르노또르에서 수학하고 여러 대회에 수상한 윤은영 쉐프의 경력을 보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 같다.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세계 음식 재료 1001』에도 와있는 에클레어를 이왕이면 제대로 만든 전문점에서 맛보는 것이 어떨까. 참 그리고 마카롱 또한 쫀득하고 도톰한 맛이 전문점 못지않게 훌륭하니 함께 맛보길 추천한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동 247-9 | 02.337.8090
김지원 (선임 기자)
달걀을 깨지 않으면 오믈렛을 만들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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